“추천위원 구성과 선임과정 의혹 밝혀야” vs “가능한 정보 모두 공개, 투명성 문제없어”

▲ 지난 4월 26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인천아트플랫폼을 걱정하는 인천지역 작가모임’.
인천문화재단(이하 재단)의 인천아트플랫폼(이하 아트플랫폼) 관장 선임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아트플랫폼을 걱정하는 인천지역 작가모임(이하 인천작가모임)’은 지난 4월 26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 열고 ‘아트플랫폼 관장 선임과정에 여러 의혹이 있다’며 인천시와 재단에 해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유정복 시장과 김윤식 재단 대표이사, 당사자인 최병국 아트플랫폼 관장은 ‘아트플랫폼 관장 선임과정의 의혹을 시민 앞에 해명하라”며 “아울러 재단의 실질적 독립성과 문화자치를 위한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인천작가모임은 지난 3월 2일 “재단은 이번 아트플랫폼 관장 선임을 취소하고 지역사회와 작가들이 인정하고 수긍할 수 있는 관장 재선임 절차를 밟아라”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최병국 관장이 첫 출근하는 3월 2일, 최 관장과 김윤식 대표이사를 만나 성명서를 전달하려했으나, 만나지 못했다.

이들은 당시 ‘관장 추천위원회를 어떻게 구성했고, 추천위가 어떤 기준으로 지원자들을 평가해 최종 후보자를 결정했는지’에 대해 성실하게 답변할 것을 요구했으며, 그러지 않을 경우 정보공개를 청구해서라도 확인하겠다고 했다.

그 후 인천작가모임은 재단으로부터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 결국 정보공개를 청구해 관장 추천이나 선임과 관련한 자료 일부를 받았다. 이들은 또한 최 관장이 2014년 지방선거 때 ‘인천문화예술인 419명의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 지지 선언문’ 발표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경력을 확인했다.

인천작가모임은 크게 두 가지를 문제제기했는데, 관장 추천위원 구성의 공정성 결여와 관장 선임과정의 부실이다.

아트플랫폼 관장 추천위는 강하진(미술작가), 김상원(인하대 교수), 김재익(인천시 문화예술과장), 김정희(경인교대 미술교육학과 교수), 정현(조각가, 홍익대학교 조소과 부교수)씨 등 5명으로 구성됐다.

▲ 인천아트플랫폼 관장 추천위원회의 면점심사 점수표. 3번 후보의 점수가 압도적인데도 1번인 최병국 관장이 선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두고 인천작가모임은 “낙하산 (인사) 의혹이 없으려면, 추천위원 구성에 인천시장과 인연이나 관계가 없는 분이어야 한다. 그런데 인천시 문화예술과장과 현 인천시장 문화특보인 김상원 교수가 참여했다. 정현 교수는 재단 주관 행사의 초대작가였다”며 추천위의 공정성을 문제제기했다.

관장 선임과정과 관련해선 “재단이 공개한 회의록에서 관장 응모 자격기준을 변경해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지레 걱정해 과잉해석의 여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이 발견됐다”고 했다.

가령, 응모 자격기준에 ‘경력 12년’ 조항을 없애거나 ‘문화예술 관련 공공기관 등에서 행정 또는 운영 경험이 있는 분’ 조항에서 ‘공공’을 삭제해 자격기준을 완화했다는 것이다.

인천작가모임이 더 강하게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서류를 제출한 7명 중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해 면접심사를 치른 4명의 성적표다. 면접심사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이 아닌, 최 관장이 선임된 것이다.

이들은 선임과정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것을 요구하며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재단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조항 중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ㆍ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인천작가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는 “인천 문화예술 분야 공공기관 대표 선임은 낙하산 인사나 정치적 논리가 작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술은 자유성과 독자성이 중요하다. 문화예술 주체들의 요구와 의견을 담아낼 대변자가 필요한데, 투명하지 못한 인사가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게 문제”라며 “이번 인사 과정을 투명하게 드러내야 향후 인사도 공명정대하게 진행될 수 있다. 끝까지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재단 관계자는 인천작가모임이 제기한 추천위원의 공정성 문제에 대해 “시 문화예술과장은 당연직으로 지금까지 관례적으로 참여해왔으며, 나머지 위원들은 지역 문화예술계 전문가들로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한 사람들”이라고 한 뒤 “이들이 시에 종속된 사람들이라면 오히려 최 관장을 1등으로 점수를 줬을 것이다. 소신 있게 위원회 활동을 한 것의 방증”이라고 답했다.

복수 추천 중 점수가 더 낮은 후보자가 선임된 것에 대해서는 “지난 1ㆍ2대 관장이 지역이 아닌 중앙에서 활동해 중앙의 콘텐츠와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지역에 안착한 사람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다. 이번 관장은 지역에서 활동한 경험이 많아 지역을 활성화하는 게 중요하다 판단했다”고 말한 뒤 “인천작가모임이 요구한 정보공개는 할 수 있는 건 모두 했다. 투명성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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