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7석, 새누리당 4석, 무소속 2석

인천이 전국 선거의 바로미터임이 또 다시 입증됐다. 인천에서 이긴 정당은 전국 선거에서도 이겨왔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18대 총선에선 한나라당이 압승했다. 전국 민심이 인천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160석 이상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122석을 얻는 데 그쳤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123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으로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졌다.

더민주는 호남에서 패했지만,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에서 절반 이상의 의석을 차지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오세훈 후보가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정세균 더민주 후보에게 크게 패하는 등,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조국 서울대학교 교수는 “수도권 유권자의 전략적 투표 동참이 야권 분열이라는 구조의 규정력을 돌파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러한 전국 민심이 인천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전국 선거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서구와 남동구에서 야권 후보 세 명이 당선됐다. 재선 의원인 새누리당 이학재 후보만이 서구<갑>에서 더민주 김교흥 후보를 이겼다. 두 후보의 득표율 차는 6.22%포인트다.

▲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인천시당은 전국 광역시도당 유일하게 두 당의 야권연대에 합의했다. <인천투데이 자료사진>

“더민주, 정의당에 빚져…후보단일화 위력 발휘”

인천 전체 선거구 13개 중 7곳에서 야권이 승리했다.

우선 야권 강세지역인 계양<갑>ㆍ<을>, 부평<을>에서 야권이 승리했다. 계양<갑>에서 더민주 유동수 후보는 득표율 43.48%(3만 1080표)로 36.68%(2만 6218표)를 얻는 데 그친 새누리당 오성규 후보를 눌렀다. 계양<을>에선 3선 의원이며 인천시장 출신인 송영길 후보가 득표율 43.29%(3만 5197표)로 새누리당 윤형선(31.26%) 후보를 크게 이겼다.

또한 남동<갑>ㆍ<을>과 서구<을>에서도 더민주 후보가 당선됐다. 남동<갑>에서 박남춘(50.58%) 후보는 ‘낙하산 공천’으로 출마한 새누리당 문대성(33.15%) 후보를 크게 이겼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선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였지만, 개표 결과 득표율은 17.43%포인트 차이가 났다.

남동<을>에선 재선에 도전한 더민주 윤관석 후보가 경기도교육감선거에 출마했던 새누리당 조전혁 후보를 크게 눌렀다. 조 후보는 4만 9850표(41.82%)를 얻은 반면, 윤 후보는 6만 6136표(55.49%)를 얻었다.

서구<을>에선 4전5기 도전 끝에 더민주 신동근 후보가 5선의 황우여 후보를 이겼다. 신 후보는 4만 5841표(45.84%)를 얻어 3만 7909표(37.91%)를 얻는 데 그친 황 후보를 이겼다.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지역구를 변경해 출마한 황 후보에게 지역 유권자들이 회초리를 든 셈이다.

인천에서 더민주가 약진할 수 있었던 힘은 정의당과 후보단일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몇몇 선거구의 득표율 격차는 1%포인트도 되지 않았다.

더민주 인천시당 핵심 관계자는 “더민주가 정의당에 큰 빚을 진 것”이라며 “인천에서 더민주가 약진할 수 있었던 힘은 정의당과 연대였다. 정의당 지지표까지 결집하고, 수도권에 바람이 불어 인천에서 더민주가 약진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 새누리당은 인천에서 4명의 당선자를 당선자를 배출했다. 19대 총선과 비교하면 2명 줄어든 성적이다. 3선에 성공한 홍일표 당선자. <사진 : 홍일표 당선자 페이스북>

안상수ㆍ윤상현 무소속으로 당선

인천에서 24년 만에 무소속 당선자가 탄생했다. 14대 총선에서 조진형 전 의원이 무소속 후보로 당선된 게 사실상 유일했다.

윤상현(남구을) 후보는 ‘취중 막말 파문’으로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압도적 표 차로 당선됐다. 윤 후보는 4만 4784표(48.10%)를 얻어, 2ㆍ3위 후보들을 크게 이겼다. 국민의당 안귀옥 후보 22.19%, 정의당 김성진 후보 19.07%, 새누리당 김정심 후보 10.62%를 각각 기록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 후보는 사실상 새누리당의 협조를 받았다. 당원 3500여명이 윤 후보와 동반 탈당했는데도 새누리당은 대응하지 않았다. 또한 인천지역 예비후보자들 중 경쟁력이 가장 낮다는 평가를 받은 김정심 후보를 공천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인천지역 지원유세 때 남구<을>만 제외했다. 현 정권 실세에 대한 암묵적 지지였던 셈이다.

선거 결과에 대해 윤 후보 쪽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윤상현의 승리가 아니라, 인천 남구 주민의 승리”라며 “남구 발전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상수(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후보도 무소속이란 불리한 여건을 재선 인천시장과 재선 국회의원이란 이점을 살려 돌파했다. 안 후보는 31.87%를 얻어, 30.59%를 득표한 새누리당 배준영 후보를 가까스로 따돌렸다.

그의 당선은 야권 분열로 인한 반사이익도 있었다. 더민주와 정의당 단일후보인 조택상(22.62%) 후보와 국민의당 김회창(14.90%) 후보의 출마로 야권 표는 분산됐다.

안 후보는 강화군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지난해 한강 물을 강화군까지 끌어오는 등의 성과와 함께, 갑작스러운 선거구 조정으로 인해 다른 후보들에 비해 강화군에서 크게 앞설 수 있었다.

여기다 새누리당 핵심 당원들의 도움을 상당히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소속 일부 기초단체장은 안 후보를 비공식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 2016총선넷과 인천유권자위원회는 지난 7일 황우여 후보 선거운동사무소 앞을 방문해 ‘집중 낙선’ 캠페인을 진행했다.<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선거 결과에 대해 안 후보는 <인천투데이>과 한 전화통화에서 “인천시당 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시당 위원장으로 타 지역 지원을 준비하다가 ‘컷오프’란 수모를 당했다”며 “중구동구옹진군에선 인지도는 높아도 선거 준비를 전혀 못해 힘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럼에도 제가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이 권력을 남용한 정당에 따끔하게 회초리를 들었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 국민들은 권력을 남용하는 것에 대해 반발해왔다. 새누리당이나 더민주나 권력 남용에 대해 국민들이 심판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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