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영세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추진 ↔ 카드업계 강력 반발

민주노동당, 지역 영세사업자와 함께 인하운동




재정경제부가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내리겠다고 한 데 대해 카드업계가 내릴 여력이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카드 수수료율이 새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4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07년 경제운용 방향’에는 서민경제 안정화의 일환으로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해 서민·영세사업자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를 개선토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중립적인 기관을 통해 가맹점 수수료에 대한 원가분석 표준안을 마련하고, 표준안을 통해 도출된 원가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카드업계가 가맹점 수수료율 결정 체계를 자발적으로 개선토록 하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현재 신용카드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매출액의 1.5~4.5% 수준이며, 이중 영세가맹점의 수수료율은 3.6%로서 평균 가맹점 수수료율 2.37%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영세가맹점들은 카드사가 사상 최대의 매출·순익을 올리고 있다며 카드사들이 수수료율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신용카드 신용판매 매출액은 220조원을 돌파, 지난 2003년보다 27%나 성장하는 등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순익의 경우 상장사인 LG카드가 ‘순익 1조 클럽’에 들었고 업계 전체가 매분기 5000억원 전후를 올려 연간 총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최근 모든 국내 카드사들이 1년 6개월 연속 흑자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또한 해외에 비해 수수료율이 높다는 점도 인하 추진의 근거다. 정부는 신용카드 가맹점들이 매출액 기준으로 1.5~4.5%, 평균 2.37%를 카드사에 수수료로 내고 있고, 이는 미국 2.10%·유럽연합(EU) 1.19%·호주 0.92% 등에 비해 높다고 지적했다.

영세가맹점들은 또 카드사가 협상력이 큰 대형가맹점에 대해서는 수수료율을 낮게 해주고 영세가맹점은 높게 책정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가맹점 수수료율 평균은 ▲미용실 4.0% ▲세탁소·옷가게·목욕탕 3.6% ▲인터넷쇼핑 3.4% ▲제과점 3.1% ▲병원·약국 2.6% ▲슈퍼마켓 2.1% ▲골프장 1.5% 등이다. 대형가맹점일수록 수수료율이 낮은 것이다.

이에 대해 부평중앙지하상가 김영훈(44) 상인대표는 “카드사가 영세한 소매업자들에게 일방적으로 3.6%의 높은 수수료율을 매기고 있는데 비해 힘 있는 대형할인점은 2%도 안 매긴다”며 “하루속히 수수료율 인하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부평문화의거리 발전추진위원회 김문곤(50) 회장은 “월 500만원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영세가맹점의 경우 각종 비용을 빼면 순익은 많아야 15~20%인 75만~100만원인 셈인데, 여기서 수수료 1%만이라도 인하하면 5만원을 돌려받아 5~7%의 추가 순익이 발생한다”며 “이는 결코 작은 금액 아니고 지역경제를 살리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용카드사 연합체인 여신금융협회는 우리나라 카드 수수료율이 실질적으론 높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으며, 인하할 수 있는 여력 또한 많지 않다는 입장이다. 
미국·EU의 카드 수수료율이 우리나라보다 낮지만 이는 10%대의 리볼빙카드 이자 수익 등이 고려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부평의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이 높은 것은 대손비용이 높고 (관리)비용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영세가맹점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에 맞서 카드사의 버티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정부 발표에 앞서 지난달 민주노동당이 시작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운동’이 어떻게 전개될지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부평구위원회 박병규(32) 민원상담실장은 “카드 수수료율 상한제 도입, 체크 카드 수수료율 인하 등 관련법 개정을 위해 입법 청원운동 등을 폭넓게 진행할 예정”이라며, “부평에서부터 영세사업자와 함께 수수료율 인하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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