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후보자 7명 응모…‘박근혜 정부 탄생 공신’도 지원

 
분쟁사학에서 시립대학을 거쳐 2013년 국립대학법인으로 출범한 인천대학교가 차기 총장 선출에 돌입했다.

인천대는 시립대학에서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한 후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정부는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할 때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이유로 국비를 5년 후부터 지원하겠다고 하고, 인천시는 재정난을 이유로 약속한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수업 공간이 부족해 고통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2대 총장을 선출한다. 2대 총장으로 유력했던 최성을 현 총장이 올해 초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2대 총장으로 누가 뽑힐지에 학내 구성원뿐 아니라 지역 교육계와 시민사회의 관심이 모아졌다.

인천대는 지난 29일 총장 후보자 공모 마감 결과를 발표했다. 인천대 재직교수 6명과 외부 교수 출신 1명 등, 모두 7명이 지원했다.

인천대 재직교수 중에 김영관(62ㆍ신소재공학), 이호철(58ㆍ정치외교학), 이찬식(59ㆍ도시건축학), 박인호(61ㆍ물리학), 최병길(54ㆍ건설환경공학), 성미영(57ㆍ컴퓨터공학) 교수가 지원했다. 하마평에 올랐던 최계훈 한국수자원공사 사장과 이갑영 교수 등은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 인사로는 유일하게 조동성(67) 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지원했다.

총장추천위원회 산하 총장후보초빙위원회는 이 공모와는 별도로 외부 인사를 초빙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문호를 개방하고 4월 5일까지 초빙 인사 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총장추천위원회는 4월 8일에 예비후보 대상자 5명을 선정한 뒤, 4월 19일 예비후보자 합동연설회, 4월 27일 정책토론회와 정책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서 5월 10일 이내에 후보자 3명을 법인 이사회에 추천한다. 이사회는 3명 중 1명을 총장으로 선임하고, 교육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과정을 거친다.

외부 인사는 ‘박근혜 정부 탄생 공신’

이번 총장 공모에 유일하게 외부에서 지원한 조동성 전 교수는 ‘박근혜 정부 탄생 공신’ 중 한 명이다. 이 때문에 유력한 차기 총장으로 거론된다.

조 전 교수는 2011년 12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했다. 당시 김종인 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이상돈 현 중앙대 명예교수(20대 총선 국민의당 비례대표 후보 4번) 등이 비대위원으로 함께했다.

일부 비대위원들이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과 소통 부족 등에 실망해 정부여당과 멀어진 것과 다르게, 조 전 교수는 정부여당과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교수는 이밖에도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산업정책연구원(IPS) 명예이사장, 한국오페라단 이사, 핀란드 명예총영사, 코리아오토포럼 회장, 국제백신연구소 후원회장, 안중근의사기념관 관장, K-리그 이사, 학술단체총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중국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조 전 교수를 인천대 일부 교수가 영입하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대의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선 현 정부와 친분이 있는 총장이 필요하다는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부 인맥, 악순환만 반복”

그러나 인천대 일부 교수는 이러한 인식과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익명 처리를 요구한 공과대학 소속 한 교수는 <인천투데이>과 한 전화통화에서 “재정문제엔 명쾌한 답이 없다. 대학의 힘이란 각 분야에 영향력을 미치는 교수들의 집합적 힘이다. 거기서 당위성과 명분을 찾아야 항구적 안정을 얻을 수 있다”고 한 뒤, “외부 인맥으로 문제를 풀면, 악순환만 반복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교수는 “인천대의 성장과정을 감안한다면, 현재 인천대 문제는 학내 구성원과 지역사회, 지역정치권의 도움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며 “빌려온 권력은 절대로 오래가지 않고, 여러 문제만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문대학 소속 교수도 “국립대학법인 전환 후 인천대의 가장 큰 문제는 학내 구성원들의 주인의식 결여다.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못했다”며 “재정문제 해결뿐 아니라,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성장시킬 비전이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총장추천위원회 한 위원은 <인천투데이>과 한 전화통화에서 “응모한 여러 교수님의 자질을 보고 공정하게 심사할 계획”이라고 한 뒤 “인천대에서 군림할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고, 인천대를 이끌어갈 리더를 뽑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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