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배준영ㆍ무소속 안상수 분열에, 조직까지 분열
여권 강화옹진 결집, 야권 중구동구 결집 ‘관건’

▲ 20대 총선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자들. 왼쪽부터 새누리당 배준영, 국민의당 김회창, 정의당 조택상, 무소속 안상수.

여당이 우세할 것이라고 점쳐졌던 인천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국회의원선거가 여권이 분열하고 야권단일후보가 등장하면서 박빙의 승부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권이 분열 속에도 여전히 우세를 점하고 있지만, 야권단일후보가 야권 지지층을 결집하면 해볼 만하다.

이 선거구의 후보는 모두 4명이다. 이중 여권 후보는 새누리당 배준영 후보와 무소속 안상수 후보이고, 야권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과 정의당의 단일후보인 정의당 조택상 후보와 국민의당 김회창 후보다.

당초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후보의 당선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된 안상수 국회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안 후보는 인천시장을 두 번 역임한 데다 재선 국회의원으로 인지도가 높다.

게다가 새누리당 후보 경선에서 낙선한 김진영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과 이환섭 전 중부경찰서장ㆍ권영오 전 인천시교육위원장ㆍ정택진 전 경기도 대변인ㆍ박승숙 전 중구청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것도 여권 내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야권의 경우 민선5기 동구청장을 지낸 정의당 조택상 후보가 더민주당 김찬진 예비후보를 후보단일화 경선에서 이기고 ‘야권단일후보’로 출마했고, 국민의당에선 한국지방정부연구원 원장과 전남 나주시의회 입법고문을 맡고 있는 김회창 후보가 출마했다.

이 선거구 유권자는 약 23만 2500명이다. 중구가 9만 2700여명으로 가장 많고, 동구 6만 1980여명, 강화군 5만 9660여명, 옹진군 1만 8140여명이다.

중구와 동구는 야권이 다소 열세지만, 2010년 지방선거 때 시장과 동구청장 선거에서 야권단일후보가 이겼고, 2012년 총선에선 득표율 1~2%포인트 차로 여야가 박빙의 승부를 겨뤘던 곳이다. 강화군과 옹진군은 여권이 우세한 지역이다.

상대적으로 투표자 수가 많은 중구와 동구의 2010년 이후 치러진 선거(2010년 지방선거, 2012년 총선과 대선, 2014년 지방선거) 투표율을 보면, 대선을 제외하고 모두 60%를 넘지 못했다. 반면, 투표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강화군(총선은 부재자 제외)과 옹진군의 투표율은 같은 선거에서 모두 60%를 넘겼다.(표 참고)

 표1. 중구ㆍ동구ㆍ강화ㆍ옹진 역대 선거 투표율(%)
  2008 18대 총선 2010 지방선거 2012 19대 총선 2012 18대 대선 2014 지방선거
중구 41.8 51.6 49.3 70.7 54.1
동구 46.7 56.4 54.4 74.6 59.2
강화군 54.3 65.5 62.3 74.6 66.5
옹진군 62.9 72.4 65.3 74.5 75.0

2008년 18대 총선과 2012년 19대 총선에서 중구 투표율은 41.8%와 49.3%를 각각 기록했고, 동구는 46.7%와 54.4%를 기록했다. 반면 강화군은 54.3%와 62.3%를 기록했고, 옹진군은 62.9%와 65.3%를 기록했다.

이번 총선에서 여권 후보의 경우 투표율이 높으면서 상대적으로 여당세가 강한 강화군과 옹진군에서 여권 지지층의 표를 더 많이 얻는 후보가 당선에 유리하다. 야권 후보의 경우 중구와 동구에서 투표율을 올리면서 야권 지지층을 결집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새누리당 후보 경선에서 낙선한 김진영 전 인천시정무부시장(사진 가운데)과 이환섭 전 중부경찰서장ㆍ권영오 전 인천시교육위원장ㆍ박승숙 전 중구청장(사진 오른쪽)이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안상수(사진 왼쪽)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혀, 여권 내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새누리, 후보만 분열한 게 아니라 조직도 분열

중구와 동구, 강화군, 옹진군의 단체장은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고, 지방의회 또한 새누리당이 과반을 점하고 있다. 이 때문에 누구든 새누리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이 유력했다.

하지만 안상수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우선 여권이 우세한 강화군에서 여권 조직이 안덕수 전 국회의원 조직과 유천호 전 군수 조직으로 양분돼 있다.

안 전 의원 조직은 2014년 지방선거 때 유천호 전 군수를 누르고 이상복 현 군수를 당선시켰다. 유천호 전 군수의 조직은 2015년 서구강화<을> 재선거 때 안상수 의원을 당선시켰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안덕수 전 의원은 새누리당 배준영 후보를 밀기로 했고, 유천호 전 군수는 무소속 안상수 후보를 미는 형국이다. 이번 선거 결과에 2018년 지방선거 공천이 달려있는 만큼, 두 조직의 팽팽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옹진군의 여권 조직도 갈린다. 조윤길 현 군수는 안상수 인천시장 시절 시 자치행정국장을 지냈다. 백령도에서 안 후보의 옹진군 선거캠프 개소식이 열린 지난 27일, 조 군수도 백령도에 갔다. 군 일정이 있었다고 하기에는 너무 공교롭다. 옹진군 지방의원은 아예 중립을 지키기로 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중구에서도 무소속 안 후보의 세력이 확인된다. 안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은 김홍섭 현 중구청장의 처남인 김기성 전 중구의회 의장이다.

▲ 강화군의 여권 조직은 안덕수(사진 왼쪽) 전 국회의원과 유천호 전 군수가 양분하고 있다. 이상복 현 군수를 당선시킨 안 전 의원의 조직은 이번 총선 때 배준영(사진 오른쪽)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 2014년 지방선거 때 이상복 군수에 패한 유천호 전 군수의 조직은 지난해 안상수 의원을 당선시켰다.<사진출처ㆍ새누리당 배준영 후보 페이스북>

새누리당 배준영 후보는 높은 당 지지율과 여당 텃밭이라는 호재에도 불구, 이처럼 안상수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힘을 잃은 형국이다.

배 후보는 이흥수 동구청장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선거대책위에는 강화에서 지지를 약속한 안덕수 전 의원을 비롯해 노경수(중구1) 인천시의회 의장과 김정헌(중구2)ㆍ유일용(동구2)ㆍ안영수(강화군)ㆍ김경선(옹진군) 시의원이 참여했다.

또한 임관만 중구의회 의장, 김기인 동구의회 의장, 유호룡 강화군의회 의장, 김형도 옹진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기초의원 대다수가 선거대책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지방의원들의 속내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이 지역 분위기다.

게다가 배 후보는 ‘2016년 총선넷 인천유권자위원회’와 ‘4.16연대’가 지목한 낙선 대상자에 올랐다. 배 후보가 세월호 침몰 당시 하역업체인 우련통운의 부회장이었다는 점과 최근 정부가 세월호 침몰에 책임을 물어 우련통운 등에 구상금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은 배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야권, 2010년 이후 중ㆍ동구 약 45%, 강화ㆍ옹진 약 30%
더민주와 정의당 조직적인 공조 시 ‘3파전 기대’

이처럼 여권이 분열하면서 야권은 모처럼 기회를 얻은 형국이다. 2008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야권의 득표율을 감안하면, 야권이 얻은 표를 결집시킬 수 있다면 해볼 만한 선거다.

더민주와 정의당의 단일후보로 출마한 조택상 전 동구청장이 동구에서 최대한의 지지를 끌어내고, 여야가 팽팽한 중구에서 야권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야권이 열세인 강화군과 옹진군에서 야권 지지층이 여권 지지로 이탈하는 것을 막으면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표2. 중구ㆍ동구ㆍ강화ㆍ옹진 역대 선거 여/야 득표율(%)
  2008 18대 총선 2010 인천시장선거 2012 19대 총선 2012 18대 대선 2014 인천시장선거
중구 62.9/36.0 47.1/51.5 50.4/48.5 55.1/44.5 54.2/44.5
동구 56.5/42.2 44.8/53.8 49.9/48.7 55.3/44.3 53.6/44.7
강화군 82.4/17.5 65.1/34.9 55.4/41.2 69.9/29.5 66.2/33.8
옹진군 63.0/35.2 62.0/34.8 63.0/34.3 71.3/27.8 65.7/30.3

2008년 18대 총선부터 2014년 6회 지방선거까지 여야의 득표율(표2 참고)을 보면,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선거구가 여당이 우세한 지역임을 알 수 있다.

중구와 동구에서 여권은 2010년 지방선거를 제외하면 보통 55% 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대로 야권은 2010년 51~53%로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야권은 45% 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강화군과 옹진군의 경우 여권 쏠림 현상이 심하다. 여권은 이 지역에서 65% 안팎의 득표율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2010년 지방선거는 인천시장을 비롯한 8개 구청장 선거에서 야권후보가 모두 당선됐지만, 강화군과 옹진군에서 야권은 득표율 35%에 그쳤다.

하지만 여권이 분열하면서 야권에 유리한 선거지형이 조성됐다. 야권이 비록 높은 투표율에 여권 지지가 강한 강화군과 옹진군에서 열세에 있더라도 30% 안팎의 득표율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45% 안팎의 득표율을 보인 중구와 동구에서 투표율을 올리고 야권의 결집을 끌어내면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 야권단일후보로 출마한 정의당 조택상 후보는 지난 27일 선거캠프 개소식을 진행했다. 이 개소식에 야권단일후보로 남구<을>에 출마한 정의당 김성진 후보와 계양<을> 송영길 후보가 참석해 조 후보를 격려하고 있다.
야권에서 여권 후보들과 경쟁이 가능한 후보는 더민주와 정의당의 단일후보인 정의당 조택상 전 동구청장이다. 조 후보는 야권단일후보 경선에서 더민주당 예비후보를 제칠 정도로 중구와 동구에서 인지도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강화군과 옹진군에선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평을 받는다.

강화군은 18대 총선까지 서구강화<을>에 속했다. 이번 총선에서 서구<을>에 출마한 더민주 신동근 후보가 10년 넘게 정치활동을 해온 곳이다. 강화군의 더민주 조직이 정의당과 유기적인 공조를 이루는 게 조 후보의 우선과제라 할 수 있다.

조 후보에게 옹진군은 강화군보다 사정이 더 어렵다. 2002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옹진군의 야권 최고 득표율은 2002년 대선의 40.4%이고, 그 다음은 2004년 총선의 39.6%다. 이후 27~35%를 기록했다.

옹진군은 백령ㆍ대청ㆍ연평ㆍ영흥ㆍ덕적ㆍ자월ㆍ북도면 등, 면 7개로 이뤄져있다. 모두 섬이다. 정의당이 옹진군에 조직을 갖추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30% 안팎의 득표율을 보여준 야권 지지층을 어떻게 끌어안을지가 과제다.

이런 가운데, 부평<을>에 출마한 홍영표 의원(더민주 인천시당위원장)이 남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상현 의원에 맞서 야권단일후보로 출마한 정의당 김성진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기로 했다.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에서도 더민주와 정의당의 유기적인 공조가 이뤄지면, 새누리당 배준영 후보, 정의당 조택상 후보, 무소속 안상수 후보 간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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