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척추 측만증
[의학칼럼] 척추 측만증
  • 인천투데이
  • 승인 2016.03.1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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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규정 인하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정상인의 척추는 정면에서 보았을 때 일자로 곧게 서있는데 반해 척추 측만증이 있으면 척추가 S자 형태로 휘게 된다. 척추 뼈에 선천적인 기형이 있어서 휘는 경우도 있지만, 별다른 원인 없이 척추가 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측만증을 특발성 측만증이라고 한다.

특발성 측만증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자세가 나빠서 척추가 휠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뼈에 이상이 없는 비구조성 측만증으로 자세를 바로잡으면 교정되기에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그래서 우리 애들이 자세가 나빠서, 혹은 가방을 한 쪽으로만 들고 다녀서 측만증이 생겼다고 하는 부모의 말은 틀린 얘기이다.

특발성 측만증은 사춘기 여학생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10세 전후에 시작해서 성장이 끝나는 시기인 고등학교 1ㆍ2학년까지 조금씩 진행한다.

측만증은 초기에는 통증이나 호흡 곤란 같은 증상이 없으므로, 발견이 쉽지 않다. 학교 신체검사를 하다가, 부모와 함께 목욕탕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된다. 따라서 부모가 항상 주의 깊게 관찰해야하는데, 한 쪽 어깨가 기울어져있던지, 가슴 크기가 반대편과 다르다면 의심해야한다.

가정에서 자가 진단하는 방법은 두 손을 쭉 편 상태에서 등을 90도 정도 구부리게 한 다음 부모가 뒤에서 등을 관찰한다. 양쪽을 비교해서 한 쪽 등이나 허리가 다른 쪽에 비해 더 많이 튀어나와 보인다면 척추 측만증일 가능성이 높다.

청소년기 특발성 측만증의 경우, 측만의 각도에 따라 단순 관찰, 운동치료, 보조기 치료, 수술치료 등으로 치료 방법이 나뉜다. 20도 이하의 척추 만곡은 4~6개월 간격으로 방사선 촬영을 해 만곡이 진행하는지 확인한다. 만일 진행한다면 보조기 치료를 시작한다. 25~40도 휘어진 경우는 보조기를 착용한다. 보조기는 성장이 끝날 때까지 대개 여자는 15~16세, 남자는 16~17세까지 착용한다. 보조기는 가급적 장시간 착용을 권장하며, 적어도 16시간 이상 차는 게 좋다.

방학이 되면 척추 측만증 진단 또는 치료 받는 학생들로 척추센터 외래가 바빠진다. 올해 중3인 A양은 2년 전부터 척추 측만증으로 보조기 치료를 받고 있는데, 오늘 방사선 촬영을 해보니 이전보다 훨씬 더 나빠졌다. 요즘 들어 날씨가 더워지면서 보조기 차는 게 힘들어서 별로 차지 않고 지낸 게 마음에 걸린다.

이렇게 보조기를 차고 있는데도 10명 중 3명은 측만증이 더 악화된다. 보조기를 차고 있는 동안에는 호전된 것처럼 보이지만 보조기를 풀면 대부분 원래 각도로 돌아간다. 그래서 보조기 치료의 목적은 만곡을 교정하는 효과보다는 측만증이 나빠지는 것을 방지하는 데 있다고 하겠다.

보조기 치료로도 측만증의 악화를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어서 운동치료를 병행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운동치료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단순 관찰과 보조기 치료를 시행하는 정도의 심하지 않은 측만증 환자에게 표준 치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운동치료의 종류로는 8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슈로스(Schroth) 운동이 대표적이며, 도보(Dobo)방법, Side shift 운동 등이 있다.

척추 측만증에서 운동치료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이 있다. 교정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 있으나, 척추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근력을 강화하는 효과는 있다고 봐야한다. 유럽에서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 보조기 치료와 운동치료를 병행하는 경우 척추 측만증을 호전시킬 수 있다는 결과가 발표됐고, 운동치료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미국에서도 최근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면서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슈로스(Schroth) 운동을 필두로 해 여러 가지 운동 방법이 소개되고 있으나 운동치료를 시행하는 치료사들의 질적 수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척추 측만증의 경과와 측만 각도의 진행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척추 측만증 전문 의사, 근골격계의 기능에 대해서 전문가인 재활의학 의사, 그리고 운동치료에 숙련된 운동치료사가 함께 협력해야 최적의 운동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운동치료를 처음 시작하는 경우, 측만의 평가와 운동 자세 숙달을 위해 일정 기간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하므로 방학 기간을 이용해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척추가 40도 이상 휘어진 경우는 교정 수술을 고려해야한다. 만곡이 크지 않을 때는 뼈 성장이 완료되면 더 이상 진행하지 않지만, 각도가 45도 이상일 때는 성인이 돼서도 매해 1도씩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척추 만곡이 점점 더 진행해 90도 이상이 되면 폐활량 감소로 인한 호흡 곤란과 심장 장애로 인해 조기 사망의 가능성이 정상인보다 두 배 이상 높으므로 측만증이 더 악화되기 전에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척추 측만증이 심해지기 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 발견은 부모나 주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척추를 관찰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척추 측만증은 부모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질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