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부평과 계양지역이 시끌버끌하다. 국방부의 예비군훈련장 재편 계획이 알려지면서부터다. 국방부의 예비군훈련장 재편의 골자는 지역별 ‘대대’급 예비군훈련장 208개를 ‘여단’급 예비군훈련대 44개로 통합해 권역별로 운영하는 것이다. 통합훈련장 위치는 기존 훈련장 부지 활용을 전제로 교통여건과 예비군 자원 규모 등을 고려해 선정한다.

국방부는 2019년까지 인천예비군훈련대 시설공사를 마치는 동시에 인천예비군훈련대를 창설, 2020년 3월부터 인천예비군훈련대에서 예비군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인천예비군훈련대로 이전ㆍ통합되는 기존 예비군훈련장은 인천의 계양ㆍ공촌ㆍ신공촌ㆍ주안 훈련장과 경기의 김포ㆍ부천 훈련장 등, 모두 여섯 곳이라고 했다. 그리고 인천예비군훈련대가 들어설 곳은 부평구 산곡동 군부대 부지라고 했다.

이로 인해 부평과 계양지역 등의 희비가 서로 엇갈리게 됐다. 계양에선 1983년에 문을 연 계양예비군훈련장 이전으로 소음피해 민원이 사라지고, 인근 경인여대 학생들의 교육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이와 반대로 부평에선 부평구를 비롯해 국회의원·지방의원 등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는 ‘님비현상’의 하나이나, 막무가내로 ‘우리 집 앞마당에는 안 된다’는 떼쓰기는 결코 아니다. 부평은 계양보다 시가화가 더 빨리, 더 많이 진행됐다. 인구가 계양보다 20만명이나 많지만, 녹지나 유휴지 등은 매우 부족하다.

특히 산곡동은 한국전쟁 이후 미군기지와 한국군 부대가 주둔해, 민원이 지속된 곳이다. 산곡동 군부대 주변에는 아파트단지와 여자고등학교를 비롯한 초ㆍ중ㆍ고교가 밀집해있다. 사격훈련으로 인한 소음, 총ㆍ화기 안전사고, 교통체증 등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부평구 관내 미군기지와 보급창 부대의 이전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경기도 김포와 부천지역 예비군까지 통합해 부평에서 운영한다는 것을 부평구민이 받아들일 수는 없다.

아울러 현재 거론되는 통합훈련장 부지는 부평구 산곡동과 서구 가좌동을 연결하는 장고개길 공사와 연결돼있고, 서구 가좌동 아파트단지와 인접해있어 서구에서도 민원이 발생할 것이 뻔하다.

국방부가 지역 특성과 여론 등을 얼마나 분석하고 수립한 계획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방부는 이러한 계획을 수립하면서 부평구와 어떠한 협의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안이 인천에서 부평과 계양의 다툼이 될까, 걱정이다. 그렇게 될 경우, 책임은 국방부에 있다. 국방부는 통합훈련장으로 적합한 부지를 다시 찾아 추진계획을 재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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