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한 명 한 명이 별인 행복학교를 꿈꿉니다”
“학생 한 명 한 명이 별인 행복학교를 꿈꿉니다”
  • 장호영 기자
  • 승인 2016.01.0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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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인천투데이이 주목하는 사람 ①] 장후순 인천영종고등학교 교장

이청연 인천시교육감 취임 후 인천형 혁신학교인 행복배움학교가 준비교를 거쳐 본격적으로 운영된 지 1년이 됐다. 2015년 1월 10개교로 시작해 12월 1일 2016년 행복배움학교 10개교를 추가로 선정했다. 여기에 인천영종고등학교(중구 영종대로 278번길 34)가 포함됐다.

일각에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행복배움학교 운영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에서 입시에 바로 영향을 받는 고교를 선정하는 게 너무 이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기도 했다. 지난 12월 30일, 영종고 교장실에서 장후순(54) 교장을 만나 행복배움학교 준비과정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외면 받던 학교에 지원해 교육의 본질 고민

2013년 입학생 47명을 받아 개교한 영종고가 위치한 영종도에는 공립 특수목적고인 과학고와 국제고, 자율형 사립고인 하늘고, 특성화고인 영종물류고, 자율형 공립고인 공항고가 이미 자리 잡고 있었다. 일반고는 영종고가 유일했다. 게다가 역사도 짧아 기존의 고교와는 경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또한 지리적으로 공항신도시도 아니고 하늘도시도 아닌, 통학하기조차 어려운 허허벌판에 위치해 있었다. 이와 함께 학생 수가 적다 보니 대학 입시를 위한 내신 성적에 불리하다고 판단해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영종고를 외면했다. 이 때문에 교사도 꺼리는 학교가 됐다. 2014년 9월, 영종고 발령을 지원한 장 교장은 학교의 변화를 위한 교육의 본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장 교장은 공주사범대학교를 졸업하고 1988년 부일여중에서 첫 교직생활을 했다. 영종고 교장으로 오기 전까지 인천과학고 교사, 서부교육지원청 장학사, 인천여고 교감, 인천시교육청 교원인사과 장학관을 거쳤다.

장 교장은 “인천과학고에서 교사를 하고 인천여고 교감을 하는 등, 선호도가 높은 학교에서 일하고 교육청과 연구원 등에서 전문직으로 일하다 보니 학원식 교육을 선호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영종고로 지원하면서 그동안 혜택을 많이 받았으니 어려운 곳에서 그 혜택을 돌려줘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영종고를 와서는 학교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교육의 본질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교육의 본질은 학교구성원을 행복하게 하는 것”

▲ 장후순 영종고 교장
장 교장은 고민 끝에 ‘교육의 본질은 학교에 있는 사람이 행복’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학생ㆍ교직원ㆍ학부모가 모두 행복한 학교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교사가 행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다는 판단에서다.

장 교장은 먼저 교수법 전문가와 생활교육(지도) 전문가 등을 초청해 주 1회 연수를 1년 동안 진행했다. 교사가 아는 지식을 전달하는 전달자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스스로 지식을 생성하고 학생 참여와 학생 주도의 수업을 전개할 수 있게 도움을 준 것이다.

교사들이 스스로 교육과정연구·학교업무개선·고전인문연구·학습·진로동아리 등을 만들어 동료 교사나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얻고 자신감을 갖고 생활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장 교장은 “내가 동아리를 만들라고 한 것이 아니라, 교사 몇 명이 의견을 내고 실천에 옮긴 것”이라며 “그 첫 단추가 ‘고슴도치’라는 학습동아리이고, 그 고슴도치가 행복배움학교를 추진하는 시초가 됐다”고 말했다.

수업 개선뿐 아니라, 학생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학교로 만들자는 생각에 기존 ‘교문 지도’를 폐지하고 교사들이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학생들 얼굴에 웃음 번지고, 학부모들도 협조해

장 교장이 처음 부임했을 때만 해도 학생 300명 중 지각하는 학생이 60명이나 됐다. 교내에서 담배를 피우다 발각되는 학생이 이틀에 한 명 꼴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학생들의 표정은 처음과 180도 달라졌고, 결석하거나 지각하는 학생이 점차 줄었다.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도 높아지고 수업 분위기가 좋아졌다.

장 교장은 12월 30일 현재 207일째 금연 중이다. 흡연하는 학생들을 불러 ‘내가 끊을 테니 한번 해보자’ 제안했고, 그렇게 시작한 금연이 지금까지 왔다. 물론 학생들이 금연에 성공하진 못했지만, 이 일을 계기로 교내에서 흡연하는 일은 완전히 사라졌다.

학생들의 얼굴에 웃음이 번지고 활기가 넘치자, 학부모들도 학교에 협조하기 시작했다. 자발적으로 소금을 파는 행사를 진행해 학교에 부족한 학생용 컴퓨터를 마련해주고, 장학금을 조성해주기도 했다. 학생ㆍ교사ㆍ학부모가 함께 월 2회씩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반찬을 배달하는 봉사활동도 하고 있으며, 지난 10월에는 사제동행 프로그램으로 교사와 학생이 ‘1박 2일 영종도 도보순례’를 진행하기도 했다.

장 교장은 “학생 통제수단이 사라지면 학교에 큰 일이 생길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생활교육이 잘 된다”며 “학교를 그만두려던 학생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다니는 경우도 많고, 제빵 학원을 다니는 학생이 처음으로 빵을 만들어 ‘감사하다’고 전해주기도 하고, 처음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귤 한 상자를 사와 선물한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교사의 자발성 발휘를 돕고 있을 뿐”

장 교장은 영종고가 행복배움학교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교장이 주도하거나 세부적인 것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행복배움학교의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교사의 자발성이 발휘될 수 있게 열심히 돕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또한, 대학입학전형의 추세가 학생부 종합전형인데 영종고는 학생부를 학생 스스로 만들어가게 돕고 있다며 대학 입시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행복배움학교 지정을 심사하러 온 사람이 ‘이미 행복배움학교인데 지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말을 할 정도였다. 행복배움학교를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학생과 교사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다보니 행복배움학교로 지정된 것이다. 교육과정에서 연극과 철학을 배우고, 봄에는 학교 텃밭에서 학생들이 상추를 기르고 가을엔 배추도 길러 김장김치를 담가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는 것, 영종도 도보순례도 하고, 교수학습법 개선을 위해 학생들도 함께 토론하고, 이런 과정들이 모두 학생부에 기록될 것이다.

입학사정관에게 물어봤더니 앞서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영종고는 학생 한 명 한 명이 별(스타)인 학교를 추구한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그에 맞게, 다른 재능이 있는 학생은 또 그에 맞게 맞춤형 교육을 하는 것이다. 새해에는 학교를 오기 싫어하는 학생을 위한 대안 학급을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 교사도 채용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