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7호선 부천시청역 갤러리, 12월 11~16일

 
조선의 왕실을 장식했던 궁중 채색화를 현대적 미감에 맞게 디지털회화로 재창작한 작품 전시회가 이달 11일부터 16일까지 서울지하철7호선 부천시청역)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 전시회는 디지털회화 모임인 ‘풍류화’ 소속 작가 12명이 2년 넘게 창작한 작품 60여점을 전시한다. 참여 작가들 중에는 인천에서 활동하거나 활동했던 작가가 상당수 있다.

궁중회화는 조선의 왕실을 장식했던 그림이다. 조선시대의 최고 가치는 모두 궁궐로 집중됐다. 김홍도ㆍ신윤복과 같은 천재적 화가들은 국가미술기관인 도화서ㆍ자비대령화원에 모여 조선의 이상적 가치를 그림 속에 담아냈는데, 이를 궁중회화라 한다.

궁중회화는 ‘생명력이 풍부한 이상세계’라는 미학적 가치를 표현하고 있으며, 수묵화와는 달리 고급스런 미술재료를 이용한 화려한 채색을 자랑한다. 또한 작품의 규모도 매우 크기에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이번 전시회는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그림인 ‘십장생도’, 왕의 권위와 역할을 담은 ‘오봉도’, 생명의 만개와 풍요를 의미하는 ‘궁중모란도’, 학문으로 이상세계를 구현하고자했던 ‘책가도’, 이 땅의 사람들을 신선의 품격으로 높인 ‘신선도’, 사회적 가치를 담은 ‘문자도’와 같은 작품을 평균 3m에 이르는 화폭에 담아 선보인다. 여기에 지금까지 화단에 알려지지 않은 ‘백물도(百物圖)’와 ‘수석도(壽石圖)’라는 새로운 형식의 작품도 소개한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들은 100% 순수 디지털 작품이다. 궁중 화원들은 붓에 물감을 적셔 주로 비단을 화폭삼아 그렸지만, 디지털 시대에 맞게 컴퓨터와 디지털 붓, 모니터, 페인팅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창작했다.

일상생활에서도 수용되는 일상적 문화인 디지털을 미술과 결합하는 것은 이제 생소함을 넘어 상식이 됐다. 디지털로 창작하는 미술은 원본과 복제본의 경계를 허물어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화가에게는 작업환경의 한계를 극복해 질 높은 작품을 창작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감상자는 휴대폰과 같은 디지털 도구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시간과 공간의 차이에 관계없이 작품을 감상하고 수용할 수 있다.

이 전시회는 인터넷 사이버 갤러리(http://gallery.misulban.com/digital2015/)에서도 함께 열린다. 생명의 존엄과 환희가 담긴 궁중 채색화의 매력과 더불어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부터 고려 불화, 조선의 궁중회화로 이어지는 천년의 그림에서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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