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투데이이 만난 사람] 이은정 ‘청라국제도시총연합회’ 대표 단독후보

청라의 변화 기회 놓치면 안 된다는 절박함으로

▲ 이은정 ‘청라국제도시총연합회’ 대표 단독후보.
“처음 주위에서 출마를 권유했을 때 거절했고, 지금도 최고의 적임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주위에 많이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청라국제도시의 변화를 이끌어낼, 다시는 오지 않을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있었고 그 절박함이 용기를 내게 했다. 청라를 진정 대표하는 단체의 봇물을 트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 역할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지난 19일 청라국제도시 5단지 청라유치원 인근 카페에서 만난 이은정(43)씨는 ‘청라국제도시 총연합회’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청라에는 청라시티타워와 서울지하철7호선 연장노선 조속 착공, 청라 내부 순환 GRT(Guided Rapid Transit: 유도고속차량) 도입 등, 현안이 산적해있다. 이 때문에 2010년 입주가 시작되기 전부터 입주예정자들을 중심으로 주민단체가 구성돼 현안에 목소리를 내왔다.

하지만, 주민단체가 여당 성향과 야당 성향 등, 정치성향에 따라 사)청라국제도시입주자연합회와 청라국제도시입주자총연합회로 각각 갈리면서 지역 현안에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특히 지방선거와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문제를 놓고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런 갈등을 지켜보던 박종경(34)씨가 주축이 돼 지난 9월 말 ‘청라국제도시 정상화 운영위원회(이하 정운위)’를 구성하고 통합 대표단체 설립을 추진해왔다. 청라의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민단체들이 따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강력한 힘을 지닌 하나의 대표단체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통합과정에서 청라국제도시입주자총연합회는 통합단체 지지를 선언하며 해체했고, 청라국제도시아파트동대표회장연합회는 견제와 감시기구로 합류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청라국제도시입주자연합회는 참여를 거부했고, 청라국제도시아파트동대표회장연합회도 최종적으로 ‘불참’으로 입장을 번복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정운위는 통합 대표단체 명칭을 ‘청라국제도시 총연합회’로 정하고, 주민들과 함께 선거관리위원회를 꾸려 대표 선출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 선출에는 청라의 대표 여성 커뮤니티 카페인 ‘청라맘스’가 적극 공조하고 있으며, 대표 선출을 위한 주민총투표를 추진 중이다.

주민총투표는 오는 27~29일 청라 20여개 지역에 현장투표소를 설치해 진행하고, 개표 결과를 30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은정씨 단독 입후보라 찬반투표로 진행한다. 당선자 발표 후 진행할 대표단체 출범식은 12월 5일 지역 정치인 초청 공청회와 함께 개최할 예정이다.

전공 살려 아파트 하자문제
해결하면서 관심 폭 넓어져

이은정 후보는 2012년 9월 청라 5단지 반도2차아파트에 입주하면서 청라에서의 삶을 시작했다. 청라에서 아이만 잘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던 이 후보에게 입주 시작부터 사람들 앞에 나서야하는 일이 생겼다.

건축공학을 전공한 그가 입주한 아파트 설계도면을 봤는데, 하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결국 자신이 나설 수밖에 없었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후에는 아파트 주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주변의 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많이 나는 것을 보고 공공기관에 민원을 넣어 유해물질 검사를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5단지에 버스 등 대중교통이 잘 들어오지 않아, 교통 환경을 개선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렇게 활동하면서 2012년 11월부터 5단지 여성들과 ‘사파이어 여성연합회’에서 같이 활동했고, 2014년 3월부터는 여성연합회 회장을 맡았다. 살고 있는 아파트에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된 후인 2013년 5월부터는 아파트 부녀회 활동도 시작했다. 당시에는 SK인천석유화학 파라자일렌 공장 증설 문제가 이슈가 돼, 증설 반대 집회에 서포터즈로 활동하며 서구청과 인천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5단지에 있는 해원초등학교와 해원중학교 엄마들과 함께 동네의 청소년 생활ㆍ교통 지도활동을 하는 ‘해원마미캅’ 활동도 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돌아가며 동네를 순찰하는 자율방법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서울지하철7호선 연장 서명운동, 수도권매립장 사용 연장 반대 집회와 대토론회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목소리를 내왔다.

이 후보는 “처음에는 내가 당장 불편함을 겪는 일을 대응하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청라에 워낙 현안이 많다보니 지금까지 온 것 같다”며 “그동안 주민단체들이 해오는 것을 옆에서 지켜봤는데 정치성으로 인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을 봤고 그들의 모습을 보며 진이 빠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청라 주민단체가 현안에 대해 공정하고 강력한 목소리를 내야함에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고, 이로 인해 청라 출신 정치인들의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게 하는 감시자의 역할도 못해, 주민들이 통합단체에 대한 열망을 보인 것”이라며 “철저한 정치적 중립을 지키되, 현안들이 빠른 시일 안에 해결될 수 있게 정치인들의 권력과 권한을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민 관심과 지지를 바탕으로 당당하게 앞장서겠다”

▲ 이은정 ‘청라국제도시총연합회’ 대표 단독후보.
이 후보는 대표로 당선된다면, 조직 구성 시 전문성을 갖춘 주민들로 분과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분야별로 역할을 분담해 심도 있는 분석과 연구로 전문성을 기르게 하겠다는 것이다. 현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공공기관과의 협상에서 어설프게 요청이나 하는 민원단체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복잡하고 학술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주민들과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거나 외부 전문가에게 자문해 해결하고, 청라 주변 사안과 관련해선 필요에 따라 적극 연대할 생각이다.

이 후보는 “새로 출범하는 단체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뒷받침돼야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다”며 “갈망과 관심만이 아닌 참여로 함께 청라를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후보는 새 단체를 준비하며 반목과 마찰이 있었는데, 진정한 청라 통합이 중요하다며 통합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와 여러 기존 단체들과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단체 구성원들에게 ‘반부패 확약’을 받고 연 1회 외부감사로 결산 결과를 공개하는 등, 조직을 투명하게 운영하겠다고 했으며, 인터넷 카페에 의견ㆍ소통 란을 신설해 건의사항이나 개선 요구사항 등을 항시 받아 주민들과 소통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절망을 많이 하면서도 정작 어떻게 바꿔야겠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박종경씨가 나섰고, 많은 주민이 호응했고, 희망을 봤다. 새 단체가 탄생한다고 해서 현안이 바로 해결된다는 약속을 할 순 없지만, 주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바탕으로 당당하게 청라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앞장서겠다. 새 단체는 주민총투표로 탄생한 단체이기에 그 의미가 크고 힘도 다를 것이다. 주민들의 관심과 격려, 적극적인 참여가 바로 청라를 바꾼다. 함께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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