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의 물동량 창출과 수출액 증대에 효자노릇을 해온 중고자동차 수출산업이 위기다. 인천항은 국내 중고차 수출물량의 80%가량을 처리했는데, 수출물량이 급감하고 있다.

일본과 비교해 보면, 일본 중고차는 핸들이 오른쪽에 있고, 우리나라 중고차는 왼쪽에 있다. 한국 중고차를 수입하는 나라들 중 상위 10개국은 모두 좌핸들 차량을 이용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보다 일본의 중고차를 더 많이 수입한다. 한국과 일본의 중고차를 함께 수입하는 7개국에 한국이 수출한 중고차는 2012년 10만 1363대에서 2014년 5만 4079대로 줄었다. 반면, 일본은 48만 4702대에서 58만 5970대로 늘었다.

이는 우리의 중고차산업 인프라 부족에서 기인한다. 인천에 있는 중고차수출업체는 작년 800여개에서 올해 10월 현재 약 300개로 줄었다. 송도유원지 일대를 제외하고, 대우로지스틱스ㆍ북항 주변ㆍ경인아라오토 등, 중고차수출단지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송도유원지 내 중고차수출업체들도 오는 11월 24일까지 문을 닫아야한다. 연수구는 행정대집행을 앞두고 있다. 합법적인 단지를 조성하지 않는 한 중고차수출산업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에 인천항발전협의회는 최근 지역 국회의원 초청 간담회를 열어, 인천항 활성화를 위해 합법적인 중고차수출단지를 인천항 인근에 조성해줄 것을 요청했다.

간담회에서 유정복 인천시장이 말한 것처럼 중고차수출단지 문제 해결은 인천해양수산청과 인천항만공사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그러나 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중고차수출산업이 공해산업이라며 거대 자본이 들어와 공해를 최소화하고 유통과정을 선진화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거대 자본 투자 이외에 해결방법이 없고, 그래서 공사는 나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경기평택항만공사는 평택항 배후부지에 수입차 PDI, 즉 자동차가 소비자에게 인도되기 전 수행하는 검사 전용단지를 조성했다. 아울러 자동차 전용 선석을 제공하고 저렴한 임차료를 제시해 인천의 PDI 업체들을 끌어들였다. 이제 중고차수출산업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선박이 수입차를 하역한 뒤, 바로 그 부두에서 중고차 또는 국내 수출용 신차를 선적하면 그만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인천의 중고차수출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합법 단지 조성이 시급하다. 그래야 시설환경 관리도 개선하고, 현재 개인사업자로 돼있는 수출업체를 법인사업자로 바꿀 수 있다. 그것은 중고차 매집부터 수출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게 만드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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