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ㆍ주거침입에 외상 술값 추태 ... 중앙서 큰소리 친 문병호 의원 지역구서 연이어 사고

<기사 수정 : 10월 21일 오후 11시 15분>

인천 부평구의회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일부 의원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졌다. 택시기사 폭행과 20대 여성을 몰래 훔쳐보기 위한 주거침입에 이어, 100만원이 넘는 외상 술값을 수개월째 갚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부평구의회 소속 A 의원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B술집에서 외상(外上)한 뒤 갚지 않고 있다. 10월 20일 현재 갚지 않은 술값은 168만원이다.

B술집 관계자의 말을 정리하면, A 의원은 친분이 있던 B술집을 자주 방문해 술을 마시고 외상을 했다. 지난해 9월까지는 외상값을 종종 갚았지만, 그 뒤부터는 ‘카드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 ‘카드를 한 번에 쓰면 안 된다’는 등의 핑계를 대고 술값을 제 때 지불하지 않았다.

B술집 관계자는 “각종 핑계를 대며 외상값을 갚지 않았다. 장사도 안 되는 상황에서 구의원이라는 사람이 외상값 168만원을 갚지 않아, 결국 문을 닫았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A 의원은 <인천투데이>과 한 통화에서 “사정이 있어 갚지 못 했다. 갚으려고 연락을 했지만, 연락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거 침입해 여성 몰래 훔쳐본 동료의원 감싸기 논란

부평구의회는 얼마 전 이웃집에 침입해 여성을 몰래 훔쳐본 동료 구의원에 대한 징계 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었던 오흥수 의원은 지난 6월 13일 화단(높이 30cm 정도)으로 조성된 다세대주택 담을 넘어가 반 지하 창문으로 20대 여성을 훔쳐보다가 들켰다. 경찰은 오 의원을 주거침입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오 의원을 당적에서 제외했다.

201회 부평구의회 임시회에 오 의원 징계 안이 제출됐고, 이를 심의하기 위한 윤리특별위원회가 지난 8일 열렸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종료됐다. 윤리특위 위원 한 명이 회의장에서 퇴장해, 정족수가 미달됐기 때문이다. 오 의원의 징계 여부와 수위는 22일 본회의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윤리특위 회의장에서 퇴장한 위원은 유용균 의원이다. 한때 같은 당 소속이었던 오 의원을 감싸기 위해 퇴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윤리특위에 참여한 한 의원은 “(유 의원이) 징계를 가장 격렬하게 반대했다. 일부 위원이 징계를 계속 주장하자, 결국 퇴장했다. 이로 인해 윤리특위가 정족수 미달로 징계를 내릴 수 없게 됐다. 창피한 일이다”라고 전했다.

유 의원은 <인천투데이>과 한 전화통화에서 “새누리당 소속 다른 의원의 징계안도 올라왔고,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두 의원에 대한 징계를 한 단계 낮추자는 취지로 발언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앞선 지난 2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오영선 의원이 술에 취해 택시 기사에게 폭언하고 폭행하는 추태를 보였다. 택시요금 카드결제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였다. 이 과정에서 오 의원이 자신의 명함을 내밀고 “똑바로 해 이 XX야. 내가 부평구의원이야”라며 욕설을 퍼부은 게 알려져, 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사고 친 의원들 모두 부평<갑> 소속
“공천과정에 문제 있었던 것 아니냐?

이와 같이 지방의원의 품위 손상과 도덕성 논란을 야기한 세 사람은 모두 부평<갑>지역 소속이다. 이로 인해 당 안에서 지난 공천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부평<갑> 지역위원장은 재선의 문병호 국회의원이다. 문 의원은 당내 비주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안철수 의원의 비서실장을 역임하는 등 당내 갈등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중앙 언론 노출 등이 빈번하면서, 정치적 중량감을 높이고 있다.

 ‘문재인 셀프 재신임, 인정 못해’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문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또한 지역구에서도 ‘문재인 체제로 총선을 치르면 어렵다. 지지자들이 탈당해 출마하라고 한다. 현 지도부 교체만이 해답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익명 처리를 요구한 새정치민주연합 핵심 당원은 “작년 지방선거 때 본인(=문 의원)은 인천시장 출마에 올인(all-in)해 공천 과정에서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며 “중앙에선 ‘친노(=노무현) 패권’을 주장하지만, (문병호) 의원도 지역에서 패권을 휘두르고 있다. 본인과 친분 있는 사람은 단수 공천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실 관계자는 “공천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자정하기 위한 여러 노력을 실시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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