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 “5대 구정운영방향 상당한 성과 거둬”
노동조합들, “일방적이고 독선적 행정 멈춰야”

▲ 6월 29일 남동구청 개나리홀에서 열린 ‘민선6기 1주년 남동구 기자간담회’ 장면.
새누리당 소속 장석현 남동구청장의 취임 이후 1년간 구정을 놓고 구와 구 관련 노동조합들이 서로 상반된 평가를 하고 있다.

구는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구청 개나리홀에서 ‘민선6기 1주년 남동구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구청 출입기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시태 구 홍보미디어실장은 1년간 핵심 성과를 브리핑했다.

김 실장은 5대 구정 운영방향인 창조경제로 일자리 창출, 미래지향적 교육환경 조성, 맞춤형 복지 실현, 사람중심의 인프라 구축, 문화가 숨 쉬는 행복도시를 바탕으로 정책과 사업을 어떻게 전개했는지를 사례와 함께 설명했다.

주요 핵심 성과도 제시했다. 첫째로 ‘공직자의 일하는 방식 개선-직원 근무복 착용으로 섬김 행정서비스 구현, 불필요한 초과근무 배제로 예산 전년 대비 20% 감소 효과, 직원들의 자유로운 연차휴가 활용 권유로 연차휴가 신청률 전년 대비 14% 증가, 개인별 업무일지 작성 추진 중’을 꼽았다.

둘째, 생활폐기물 대행업체 경쟁체제 도입이다. 용역 보고를 거친 후 대행업체 간 경쟁 입찰할 예정이고, 이로써 청소행정서비스 질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셋째는 ‘복지사각지대 해소 및 신뢰받는 보육정책 수립’이다.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취업과 복지로 연계했고, 보육 수요율을 75%로 확대했으며, ‘동 현장행정기능 강화’를 위해 각 동 주민센터에 취업상담사를 배치했고, 인력은행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남동구지부 등은 이와는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 구가 발표한 성과들은 이해당사자들과 끊임없는 분란을 일으킨 사항으로 성과라고 평가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헌 공무원노조 남동구지부 사무국장은 “근무복 착용이나 지문인식기 도입, 업무일지 작성은 지금의 상황과 맞지 않다. 지금은 공무원의 자율성을 높이고 인간의 감수성을 강조하는 시대인데, 구청장의 마인드는 19세기식이고 행정가가 아닌 기업가 마인드이다”라고 평가했다.

이 사무국장은 ‘동 현장행정기능 강화’에 대해서도 “일선에 있는 동장의 의견을 무시한 채 정책을 일방적으로 내리는 게 문제다. 또한 업무를 동으로 이관하면 그에 맞게 인력을 재배치해야하는데 그렇지 않다. 현재 남동구 정원 조례 대비 결원이 50명이다. 정책을 실행하려면 그에 맞게 인프라를 형성해야하는데, 모순된 상황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장석현 구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동 주민의 애로사항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동장이다. 주민생활과 밀접한 청소나 주정차 업무 담당자의 배치나 인사권을 구에서 갖고 있는 건 맞지 않다. 일단 동 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을 모색하되 부작용이 심하다면 원위치로 돌릴 수 있으나, 내 소신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생활폐기물 대행업체 경쟁 입찰 도입 관련해 청소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임금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고 반발한 적이 있다.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동복지위원회를 축소하는 조례 개정을 발의해 부결된 바 있다.

▲ 7월 1일 오전 남동구청에서 열린 ‘독선행정, 노동조합 탄압 장석현 남동구청장 규탄 기자회견’ 장면.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와 공무원노조 남동구지부,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지부, 공공운수노조 남동구도시관리공단지부는 지난 1일 오전 남동구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장 구청장의 구정 운영을 비판했다.

‘독선행정ㆍ노동조합 탄압 장석현 남동구청장 규탄 기자회견’의 사회를 본 박홍순 민주노총 인천본부 사무처장은 “‘창조경제의 시작, 남동구’라는 표현에서 ‘창조’라고 하는 것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소통의 문화가 전제돼야 가능하다.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행정을 일삼는 지금의 남동구에는 어울리지 않다”고 일갈했다.

김창곤 민주노총 인천본부장은 “장석현 구청장이 취임한 후 1년간 노사관계가 파행을 걷고 있다. 제대로 구정을 펼치겠다면 노조원들과 공무원들과 소통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일방적 지시로는 제대로 된 구정을 할 수 없다”며 “두 차례 기자회견을 했다. 더 이상의 기자회견은 없다. 개선되지 않으면, 이후는 투쟁선포식 자리가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노조 대표자들의 규탄발언이 이어졌다. 방기두 공무원노조 남동구지부장은 “잘못된 관행을 바꾸고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달려온 공무원노조를 남동구청장은 법외노조라며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한 뒤 “남동구청장은 조합원 대다수가 반대하는 정책을 무작정 밀고 왔다. 민주성을 훼손한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구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노조는 공식 면담을 요청했다. 이를 거부한다면 전면 돌파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동배 공공운수노조 남동구도시관리공단지부장은 “공단은 구조상 수익을 내기 어렵다. 그러나 남동구청장은 공단이 방만 경영을 했다고 인력을 구조조정하고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을 동결했다”며 “6월 30일 급하게 마련된 면담에서 구청장은 구청 일반직 공무원과 동일한 수준의 임금인상률 3.8%를 약속했다. 약속이 이행되는지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김덕준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지부장은 “공공기관지부가 건설된 이래 공공기관지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신의의 원칙을 지키며 집단교섭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장석현 구청장은 취임 후 개별교섭만 진행하겠다고 해, 교섭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한 뒤 “공공기관지부는 3년 전 280여일을 구청 앞에서 투쟁한 경험이 있다. 집단교섭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다면 노조는 거리로 나와 투쟁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장석현 구청장과 노조들이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과 해법이 달라 갈등과 대립은 더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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