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지엠 부평공장 정문~부평공고~갈산사거리~갈산역사거리’ 주변 도로는 2~3차선밖에 되지 않아 평소 출퇴근 시간에도 교통 정체가 발생하는 지점이다. 이런 곳에 대형 트럭들이 나타나면서 교통 정체가 가중됐다.<시민 제보>

한국지엠 부평공장 인근에 위치한 인천지하철1호선 갈산역 일대 출퇴근 교통정체가 최근 부쩍 심해졌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과 CKD(=반 조립 부품 수출) 제품 등은 인천항으로 운반된다. 날마다 대형 트럭(=카 캐리어) 700~800대가 부평공장을 빠져 나와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해 인천항으로 향한다.

한국지엠의 수출 물량이 지금보다 많았을 때도 없던 갈산역 일대의 교통 정체가 이 대형 트럭들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이는 출퇴근 시간대 시민 불편으로 이어진다.

▲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은 매일 같이 위 지도의 빨간색 지점(청천동 화물차 전용 공영주차장 내)을 통과해 인천항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이곳이 폐쇄된 후 인천지하철1호선 갈산역 주변의 교통 정체가 심해졌다.
화물공영주차장 통해 금지하면서 교통 정체 심해져

한국지엠에서 생산한 차량 등을 실은 대형 트럭들은 수년 동안 부평공장에 인접한 청천동 화물공영주차장(청천동 125번지 일원)을 경유해 경인고속도로에 진입, 인천항으로 향했다.(지도 참조)

갈산역사거리에서 바로 좌회전 신호를 받아 고속도로에 진입할 수 있어서다. 또한 화물공영주차장 옆은 바로 한국지엠 부평공장 내 주차장이다. 다른 통로를 이용하는 것보다 20~30분 절약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지엠이 이 화물공영주차장을 무단으로 이용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인천투데이>은 지난 2012년 ‘한국지엠, 국공유지 무단사용…구, 뒤늦게 세금징수’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보도 후 한국지엠은 3년 동안 사용료 1700만원을 내고 화물공영주차장을 이용했다.

그러다 갑자기 문제가 발생했다. 부평구가 한국지엠의 화물공영주차장 통행을 금지한 것이다. 내막은 이렇다. 부평구는 지난 4월 계약기간이 만료되자, ‘당초 화물공영주차장 조성 목적에 맞게 화물공영주차장으로만 이용하겠다’며 한국지엠의 차량 통행을 차단했다.

한국지엠이 이 화물공영주차장을 통행하게 된 것은, 인천지하철1호선 건설 공사로 부평공장의 차량 진출이 어렵게 되자 부평구가 편의를 제공해준 것이 계기가 됐다. 그 때부터 10여년 정도 한국지엠은 이곳을 통로로 이용했다.

화물공영주차장 통행금지로 한국지엠 부평공장을 나와 인천항으로 가야하는 대형 트럭들은 결국 정문과 서문을 이용할 수박에 없게 됐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대형 트럭들이 정문을 이용할 경우 좌회전 신호를 받아야하는데, 한 번에 몇 대밖에 빠져날 수 없다. 공장 안에서 10여대만 신호를 대기해도 정문 주변의 차량 진출입은 불가능하다.

▲ 한국지엠에서 생산한 차량 등을 실은 대형 트럭들은 수년 동안 부평공장에 인접한 화물공영주차장(청천동 125번지 일원)을 경유해 경인고속도로에 진입, 인천항으로 향했다.
“한국지엠이 대안 내와야”

결국 한국지엠은 차량을 몇 갈래로 분산해 경인고속도로에 진입하게 하고 있다.

분산 노선들을 보면, ▲부평공고~갈산사거리~갈산역사거리~경인고속도로 ▲부평공고~신트리공원~부평구청~경인고속도로 ▲부평공장 정문 좌회전~경인고속도로 ▲부평공장 서문 우회전~갈산역사거리~경인고속도로 등이다.(사진 참조)

그런데 ‘부평공고~갈산사거리~갈산역사거리’ 노선의 주변 도로는 2~3차로밖에 되지 않아 평소 출퇴근 시간에도 교통 정체가 발생하는 곳이다. 대형 트럭 몇 대만이 이곳으로 진입해도 이 일대의 교통 정체는 더욱 심해진다.

‘삼산동~갈산역’ 노선의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이아무개(47)씨는 “어느 날부터 승용차를 실은 대형 트럭들이 출퇴근 시간에 나타나면서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했다”며 “출근하면서 종종 지각하는 경우가 있어 요즘은 20~30분씩 일찍 나오고 있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한국지엠의 대형 트럭을 운전하는 기사는 “화물공영주차장 통행이 폐쇄되면서 부평공장 정문 등으로 진출입하고 있다. 부평구청사거리에서 유턴하면 이 일대가 모두 마비될 수 있어 불가피하게 트럭들이 분산해 경인고속도로 진입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전기사는 “화물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게 되면서 우리도 시민들이 불편하다는 것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우회해 고속도로로 진입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지엠 관계자도 “화물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으면서 차량 진출입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시뮬레이션을 돌렸지만, 정문을 이용해 부평대로로 대형 트럭을 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부 구간에서 시민들이 불편하다는 것을 알고 차량 진출입을 조절하고 있는 처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평구의 생각은 달랐다. 부평구 관계자는 “화물공영주차장 이용은 특별한 근거도 없으며, 이곳을 이용할 경우 화물 트럭이 중앙선을 침범하게 되는 등, 위험과 불편이 있어왔다. 민원도 제기돼왔다”며 “정문을 이용해도 충분히 화물 트럭의 진출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평구 관계자는 “화물공영주차장을 이용하게 된 계기 등을 감안하면, 이젠 한국지엠이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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