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굴포천 탐사 네 번째 – 굴포천 본류

<편집자 주> 가톨릭환경연대ㆍ굴포천살리기시민모임ㆍ인천녹색연합ㆍ<인천투데이> 등이 함께하는 ‘2015년 하천탐사단’은 올해 굴포천의 본류와 지류들을 열 차례에 걸쳐 탐사한다. 하천의 열린 구간과 닫힌 구간을 걸으며 하천과 함께 했던 주민의 삶 이야기를 듣고, 하천 복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 경인아라뱃길 주운수로와 굴포천 유입수로가 만나는 곳.
지난 4월 24일 따스한 봄날, 굴포천 본류를 답사했다. 굴포천 본류는 만월산 중턱에 있는 칠성약수터에서 발원한다.

칠성약수터에서 인천가족공원 중앙으로 흘러내리는 구간은 자연하천이 보전돼있으나, 만월로로 내려오면서 부평구청까지 복개됐다. 복개가 끝나는 지점인 부평구청 부근이 굴포천의 본류 시점이다.

이곳에서 계양구 귤현천 합류지점까지 1992년부터 2년 동안 하폭을 곧게 하고 넓히는 공사가 ‘굴포천 치수 사업’이란 이름으로 진행됐다. 이어진 ‘방수로 사업’으로 치수 사업 구간 끝에서 왼쪽으로 굽어지면서 굴포천은 경인운하와 만난다. 인천시는 2007년에 굴포천 본류 시점부터 부천시의 송내대로와 접하는 지점까지를 자연형하천으로 조성했다.

귤현천 합류지점에서 종점인 신곡펌프장까지는 치수 사업과 방수로 사업에서 제외됐다. 그 후 경인운하를 공사할 때 김포터미널 관련시설 부지 구간을 폐쇄하고 계양구 하야동(벌말)에서 경인운하 바닥 밑으로 터널을 만들어 가로지르게 했고, 그 다음부터 신곡펌프장까지 우회하는 수로를 새로 만들어 물을 흐르게 했다. 이처럼 굴포천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복잡한 하천이다.

이번 굴포천 본류 답사는 자전거를 타고 방수로 구간(굴포천 본류~경인운하 접속지점)과 그 부근의 경인운하, 신곡펌프장에서 부평 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서부간선수로 김포구간, 굴포천 치수 사업(1992~1994) 구간, 굴포천 자연형하천 조성(2007년) 구간을 돌아봤다. 인천가족공원 내 자연하천과 복개구간, 그리고 경인운하 건설로 변경된 하류의 수로 답사는 뒤로 미뤘다.

복잡한 구조로 얽혀있는 굴포천의 관리는 더 체계적이어야 할 텐데, 현실은 그 반대다. 굴포천 상류 자연하천 구간은 인천가족공원 안에 있어 관리주체가 명확하다. 자연형하천 조성 구간은 지방하천으로 관리주체가 인천시이다. 부평구는 유지용수 공급비용 정도만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 삼정천이 본류인 굴포천과 만나는 지점. 생활하수와 공장폐수가 그대로 유입되고 있다.
부천에서 연결되는 소사천ㆍ삼정천에서는 생활하수가 차집되지 않고 그대로 굴포천으로 유입되고 있다. 치수 사업 구간은 공사 이후 퇴적된 오니를 한 번도 준설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수질은 매우 나쁘다.

계양구 상야동ㆍ하야동의 굴포천 본류 구간은 치수 사업이나 방수로 사업뿐 아니라 경인운하 공사 과정에서도 제외됐다. 제방 관리조차 하지 않아 인근 공장에서 버린 온갖 쓰레기로 덥혀있다.

시민들과 지방자치단체들이 굴포천을 국가하천으로 지정ㆍ관리해야한다고 요구하지만, 정부는 반응이 없다. 굴포천 복개구간의 하천 복원은 선거철에만 정치인 입에서 반짝 새어나왔다가 얼마 지나면 관심이 멀어진다. 굴포천 본류 답사의 소감은, 하천 바닥에 겹겹이 쌓여가는 오니처럼 답답하다.

/박남수 (2015하천탐사단원ㆍ굴포천살리기시민모임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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