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업체 “등록 반려 부당…불법 야영장 전락 위기”
인천시-남동구 갈등 양상도 보여

▲ 인천대공원 ‘너나들이 캠핑장’ 수탁업체인 (주)제이알산업 관계자가 지난 23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남동구의 부당한 야영장업 등록 거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인천시가 인천대공원 안에 2013년 조성한 ‘너나들이 캠핑장’이 남동구의 석연치 않은 ‘일반야영장업 신고’ 반려로 불법 야영장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이에 캠핑장 수탁업체는 남동구의 등록 신청 반려가 부당하다며 기자회견을 여는 등 반발하고 있고, 시와 남동구가 이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커, 두 기관의 갈등도 나타나고 있다.

시와 남동구, 캠핑장 수탁업체인 (주)제이알산업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너나들이 캠핑장은 시가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중 ‘아시아 청소년 잼버리 대회’ 유치를 위해 야영장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국비로 조성했다.

캠핑장은 2011년 공원조성 기본계획 변경 후 공원시설 중 휴양시설인 야영장으로 조성ㆍ관리되고 있다. 시는 캠핑장 조성 후 공개경쟁입찰을 진행해 (주)제이알산업을 수탁업체로 선정했다. (주)제이알산업은 2013년 10월 7일부터 2015년 10월 6일까지 캠핑장을 운영하기로 하고, 시에 연간 2억 5000만원 정도의 임차료를 내고 있다.

그런데 지난 1월 29일자로 시행된 ‘관광진흥법’ 시행령으로 기존 일반야영장이 오는 5월 31일까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일반야영장업 등록을 신청해야한다. 이에 따라 (주)제이알산업은 지난 7일 남동구에 일반야영장업 등록을 신청했고, 남동구가 이를 반려한 것이다.

(주)제이알산업은 남동구 문화체육과에서 발송한 야영장업 등록 안내공문에 따라 절차대로 필요한 서류를 완비해 등록을 신청했다. 하지만 남동구는 애초 설치 목적과 달리 사용되는 점과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신청을 반려했다.

이 캠핑장은 애초 청소년육성기금을 들여 청소년수련시설로 조성했으나, 현재는 조성 목적과 달리 영리 목적을 가지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근 주민과 인천대공원을 즐겨 찾는 시민들이 캠핑장의 음주ㆍ소란과 환경오염 관련 불만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제이알산업은 “남동구의 야영장업 등록 신청 반려는 부당하다”며 “반려로 미등록 상태가 지속돼 영업상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는 등, 회사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광진흥법상 5월 31일까지 유예기간이라 이 기간 안에 등록을 마치면 되지만, 미등록 상태가 지속되면 주민들이 불법 야영장으로 인식하고 발길을 끊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천시교육청은 일선학교에 ‘미인가 야영장 시설 이용을 자제하라’는 공문을 발송했고, 일부 학교는 이 캠핑장의 ‘미등록’을 ‘미인가’로 오인해 예약을 취소하거나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주)제이알산업의 주장이다.

▲ 인천대공원 안에 위치한 ‘너나들이 캠핑장’ 일부 모습.<사진제공ㆍ너나들이 캠핑장>
지난 23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주)제이알산업 관계자는 “납득할만한 반려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남동구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계속 반려하는 것은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라며 “계속 반려할 경우 손해배상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동구의 반려 사유가 사실과 다르다’는 시의 해명도 (주)제이알산업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시 동부공원사업소는 23일 해명자료를 내고 “캠핑장은 애초 청소년문화 육성을 위한 복권기금으로 조성됐지만, 시는 일반야영장으로 사업 변경을 한 뒤 (주)제이알산업을 수탁업체로 선정했다. 캠핑장이 운영되는 1년 6개월 동안 발생한 민원은 고기 굽는 냄새 등으로 불편이 있다는 민원 3건뿐이었다”고 밝혔다.

시 동부공원사업소는 이에 앞선 지난 15일과 16일 ‘야영업장 등록제 시행과 관련해 우리 사업소로부터 야영장 공유재산 사용 허가를 득한 (주)제이알산업이 신청한 야영업장 등록을 신속히 처리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남동구에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남동구는 4월 23일 현재까지 등록 신청을 처리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남동구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야영장 운영에 따른 권한과 책임에 한계가 있는 민간업체가 야영장업 등록을 신청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판단도 있었다”며 “서울시에서 서울대공원 캠핑장을 직영하고 있는 것처럼 너나들이 캠핑장도 인천대공원의 소유이기에 시가 직접 운영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너나들이 캠핑장이 관광진흥법상 야영장업 등록기준을 충족한다 하더라도 이곳은 52만 남동구민의 휴식 공간”이라며 “강화도 캠핑장 화재와 같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부터 구민의 생명과 재산이 위협받는 일이 없게 시가 야영장업 운영을 전면 재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주)제이알산업은 소화기 111개, 방화사 500개, 화재감지기 150개, 폐쇄회로(CC)텔레비전 36개 등, 안전 관련 법적 장비를 모두 갖췄고, 남동구의 안전 관련 현장조사도 마쳐 안전상 문제가 전혀 없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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