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는 틈새여행 함께 가는 틈새여행  

 


주5일 근무 등으로 가족단위의 나들이가 늘어가고 있지만 정작 지역 내에서 갈만한 곳이 마땅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따라 인천지역과 주변에서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가족들이 찾아갈 수 있는 곳을 찾아 제공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요즘은 낯선 곳을 가기 위해 지도를 보거나, 길을 몰라 헤매는 일이 부쩍 줄어들었다. 차량 운전석 옆에 마련돼 길을 알려주는 첨단 기계에서 나오는 친절한 목소리를 따라 좌회전, 우회전 운전하기만 하면 원하는 목적지에 닿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가끔은 이러한 기계의 목소리가 없이도 버스 타고 목적지 없이 떠나던 감성많던 예전의 기억이 그리울 때가 있다. 어느 날 멀리 여행이라도 가는것 마냥 동네 어귀의 어느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서 창밖을 내다보며 매일 지나던 길을 다시 새롭게 엿보기도 하고, 혹은 새로운 길 사이사이에 보이는 사람들과 거리의 모습을 하염없이 구경하곤 했다. 특히 버스가 좁고 길게 이어진 시장 골목을 도는 도중에는 어느 작은 가게의 유리 진열장으로 보이는 동그란 도너츠 하나 먹고 싶어 잠시 버스에서 내려 그곳까지 걸음을 재촉하기도 했다.

그때는 비록 동네 부근을 도는 버스를 타고 떠나는 소박한 여행이긴 했지만 어떤 다른 여행보다 여유있고 정겨웠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버스여행은 우리에게는 여유의 공간이자, 많은 생각을 쏟아내던 나만의 공간여행이었다.
문득 이러한 예전의 버스 여행이 그립다면 인천지역의 곳곳을 도는 ‘버스를 타고 떠나는 인천여행’을 실행해보자. 어디를 가는 버스를 선택해야 할 지 난감하다면 인천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인천관광을 위한 ‘인천시티투어버스’를 타는 것도 좋겠다.


평소에는 들어가 보지 못하는 인천항 구경 - 시내투어버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인천시티투어버스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인천시내를 도는 ‘시내투어버스’며 또 하나는 공항과 영종도를 중심으로 도는 ‘공항투어버스’다.
우선 시내투어버스는 하루 3차례 운행한다. 오전 11시, 오후 1시와 3시에 인천역에서 출발하는데 모든 구간을 돌고 다시 인천역까지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다.

시내투어버스는 원하는 목적지에서 내리면 다시 요금을 내고 타야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지만 1,000원의 요금으로 1시간 30분 인천시내 버스여행을 한다는 점에서 저렴한 버스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인천역에서 버스를 타면 우선 월미도 안으로 들어가 월미산을 볼 수 있다. 이어 월미도 갑문을 지나 인천항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곳은 일반인은 평소에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인천항 안의 모두 8개로 구성돼 있는 부두를 도는데 운전하랴, 가는 지점을 방송하랴 바쁜(?) 투어버스 운전기사의 설명으로 미처 알지 못하던 인천항의 움직임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 

이곳에서는 물건을 싣고 오가는 중국배 등 커다란 배들이 항에 정박해 있는 모습과 해외 수출을 위해 줄지어 서있는 3천여 대의 자동차들, 우리나라에서는 생산되지 않아 전부 수입에 의존한다는 각종 고철덩어리를 물청소 하기 위해 분주한 사람들, 사료로 쓰기 위해 들여온 곡물들이 모래처럼 쌓여있는 모습 등 다소 낯선 광경들을 볼 수 있다.


인천항내부


이렇게 인천항 부두를 한번 돌고나면 바로 연안부두로 향하게 된다. 새로 건립된 국제여객터미널과 여름 때마다 휴가를 맞은 사람들을 실어 나르느라 바쁜 연안여객터미널 앞을 지나 연안부두 어시장 앞에 정차한다.  회를 먹거나 구입할 요량이면 이곳에서 내리면 된다.

다음 코스는 송도국제도시. 송도국제도시 입구에서는 2009년 9월에 완공된다는 송도와 영종도를 잇는 인천대교의 공사현장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아암도를 지나 도착하는 곳은 송도신도시 홍보관인데 잠시 내려서 총 545만평에 해당되는 이곳 송도에 건설된다는 신도시의 모형과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미 가는 곳마다 커다란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있고 2차 신도시 건설공사가 한창인 송도신도시 관람은 국제도시로 발돋움하려고 준비하는 송도신도시의 모습이 광활하게 그려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파헤쳐진 곳곳의 붉은 흙이 다소 안타깝게 눈에 비쳐지기도 한다.


송도국제도시홍보관


음식점과 숙박업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송도유원지 부근과 음식거리, 상륙작전기념관을 지나 백제시절 나룻터였다는 연수구의 능허대를 지나면 시내 코스는 마감된다.
이렇게 다시 인천역으로 돌아오는 시내코스는 실상 인천에 돌아볼 관광코스가 그다지 많거나 잘 관리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게 하긴 하지만 버스를 타고 오랜만에 한가한 버스여행을 했다고 위안을 삼는다면 괜찮겠다.


빠르게 변해가는 영종도를 기억하는 여행-공항투어버스

공항투어버스는 배를 타고 영종도에 나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버스를 타기 위해 혼자나 주변 사람들끼리 서울이나 의정부 등 전철을 타고 오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배를 타고 영종도 안의 여러 해수욕장 등을 들르는 공항버스투어 노선이 이들에게는 좋은 여행과정으로 다가가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선녀바위


공항투어버스는 영종도와 인천공항 부근의 여러 관광지를 돈다.

배를 타고 구읍뱃터를 도착해 그 유명하다는 해수탕 앞을 거쳐 인천공항, 거잠포 입구, 마시란해변, 을왕리와 왕산해수욕장, 삼목선착장을 거치는 코스다.
이 중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앞으로 완공될 인천국제공항철도역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는 2009년에 완공될 예정으로 1차 구간(인천공항 ~ 김포공항)이 2007년 3월 개통된다는 국제공항철도는 이 곳 외에도 연결되는 환승역 부근 의 지형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건립중인 인천국제공항철도


인천국제공항 역시 신세대들의 새로운 놀이터라고 할 만큼 다양한 점포와 각종 편의시설들이 설치되고 있다. 이곳에서도 송도와 영종도를 잇는, 세계에서 6번째로 길다고 하는 인천대교 건설이 한창이다.

버스 안에서 보는 마시란 해변이나 을왕리 해수욕장과 왕산리해수욕장의 겨울바다는 참 그윽하다. 이젠 사람들이 빠져나간 겨울 초입의 살랑거리는 바닷물의 움직임은 창밖으로 바라만 봐도 즐겁다. 이곳을 여전히 지키고 있는 새우나 조개구이를 파는 가게들의 정감어린 유혹에 못 이겨 버스에서 내려 배를 채우기도 한다. 앞으로 이곳이 관광특구로 형성되면서 가게들이 철거되고 시가 건립예정인 회센터가 이를 대신한다고 하니 조금 아쉽기는 하다.
인천역으로 돌아오는 길에 거치는 서구 역시 앞으로 국제시장건립과 개발이 예정되어 있는 지역으로 거대한 목재단지도 이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하니 조만간 인천의 지형이 변할 것임이 확실하다.

이곳을 다니는 버스여행은 인천이 내세우는 관광지를 구경하기 위해서 이용하기는 하지만, 더불어 앞으로 변하고, 없어지고, 이전될 예전의 명소들과 눈 익은 우리지역의 풍경을 눈에 담고 기억에 담아두는, 어쩌면 현재 모습에 대한 얼마 남지 않은 여행이 될지도 모른다. 새것이 들어서면 기존의 것들에 대한 기억은 이미 사라져 버리고 순간순간 떠오르는 추억으로 장식될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지금 우리 지역의 자취를 늦기 전에 기억하는 시간을 마련해 보면 좋을 듯 하다.

인천시티투어 코스안내

●시내투어버스

·코스 : 인천역-월미산공원-월미도-인천항(갑문)-연안여객터미널-연안부두종합어시장-아암도-송도신도시홍보관-송도유원지-인천상륙작전기념관-능허대-인천역
·요금 : 성인 1천원, 청소년 5백원
·시간표 : 오전 11시/오후 1시
                   오후 3시 (3회)
·소요시간 : 1시간 30분

●공항투어버스

·코스 : 인천역-월미도-구읍뱃터-과학상설전시장-해수탕-공항-거잠포입구-마시란해변-선녀바위-을왕리해수욕장-왕산리해수욕장-북측방조제-삼목선착장-인천역
·요금 : 성인 6천원, 청소년 3천원(영종도 내에서 마음대로 승하차 가능/하차 후 탑승 시 표 제시)
·시간표 : 오전 9시45분/11시 15분/12시 45분/ 오후 2시 45분/3시 45분/5시 15분(6회)
·소요시간 : 2시간 45분
* 함께가는 틈새여행은 이번호를 마지막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저작권자 © 인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