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배탈 이유로 자매도시 방문조차 안 해
시민단체 “해도 해도 너무해. 예산 반납하라”

호주 시드니 공무국외여행 보고서를 허위 작성한 의혹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베트남과 캄보디아 여행을 강행한 계양구의회(의장 곽성구)가 이번 여행에선 캄보디아 일정을 아예 취소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 전망이다.

곽성구 의장과 기획주민복지위원회 소속 박해진ㆍ손민호ㆍ민윤홍ㆍ김경옥ㆍ김숙희 의원 등 6명은 3월 16~21일 5박 6일 일정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에는 의회 사무국 직원 3명이 의원 보좌와 자료 수집을 목적으로 함께 했다. 경비로 책정된 예산은 총1785만 3900원이었다.

의회는 여행 목적을 ‘계양구 국제 자매결연도시인 베트남 붕타우시, 캄보디아 바탐방주와 상호간 신뢰를 회복하고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며, 경제ㆍ문화ㆍ산업 등의 교류로 자매도시 간 상생발전이 이뤄지는 계기가 되게 한다’고 밝혔다.

여행 계획서상 일정을 보면, 17일 베트남 붕타우시와 시의회 방문, 18일 상공회의소와 산업공단 방문, 19일 캄보디아 바탐방주로 이동, 20일 바탐방주 지사 접견과 베트남 하롱베이 자연경관 견학 등이다.

하지만 지난 2일 의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획주민복지위 의원 공무국외여행 귀국보고서’를 보면, 이 계획일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 보고서를 보면, 16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공항에 도착한 후 다시 캄보디아로 떠나 이날 밤늦게 숙소가 있는 캄보디아 씨엡립에 도착했다. 다음날인 17일 오전 ‘집단 배탈’로 캄보디아 오전 일정을 취소했으며, 일부만 캄보디아 최대 관광지인 앙코르와트를 관광하고 오후 1시부터 1시간 동안 재래시장을 견학한 후 바로 씨엡립공항으로 이동해 베트남으로 떠났다.

18일 하루 동안 베트남 붕타우시청ㆍ의회ㆍ산업공단 방문했으며, 19일 오전 교류를 위한 의원 회의를 한 후 베트남 하롱베이를 떠났다. 20일엔 하롱베이 경관 구경과 도자기 공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자매결연 활성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해외연수를 갔음에도, 캄보디아 바탐방주는 집단 배탈이 났다는 이유로 방문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귀국보고서에는 바탐방주 내용은 전혀 없고, 베트남 붕타우시 이야기만 있다.

조현재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계양지부 사무국장은 “자매결연 활성화를 위한다고 비판 여론에도 무리하게 추진해서 간 여행인데, 집단 배탈이 났다고 하더라도 자매결연도시 방문 일정을 아예 취소한 건 이해할 수 없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심하게 배탈이 나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겠으면, 병원을 가거나 귀국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일정을 계획대로 소화하지 못했으니 예산을 반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의회 사무국 의정팀 관계자는 “캄보디아에서 바탐방주로 이동 도중 심하게 집단배탈이 나 일정을 더 이상 진행할 수가 없어 취소한 것으로 안다”며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일이 아닌가. 나머지는 방문 목적에 맞게 일정을 잘 소화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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