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등히 싼 가격 의심 필요 … 매매상 결국 제살 깎아먹기


지난 달 면허증을 딴 공아무개(부평5동·25)씨는 출·퇴근용 차량으로 중고차를 구매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중고차 매매사이트를 뒤져봤다. 연비나 세금, 기타 등등 따져보고 마티즈를 선택한 공씨.
사이트에서 구입하고 싶은 차량들을 검색해보니 다른 차량들과 성능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비슷하지만 가격이 100만원이나 싼 차량들이 몇 대 보였다. 공씨는 회사를 조퇴하고 쏜살같이 매장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막상 매매상은 “다른 사람에게 위탁받은 차량이라 몰랐는데 차가 좀 이상이 있어 성능점검을 의뢰한 상태”라며 “더 좋은 다른 차가 있으니 보여주겠다”고 다른 차량을 권유했다. 돈이 넉넉하지 않았던 공씨는 허무하게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공씨는 요즘 중고차 매매사이트에서 횡행하고 있는 일명 ‘미끼매물’ 광고에 현혹된 것이다.
미끼매물 식의 인터넷사이트 광고 때문에 피해를 입는 소비자와 중고차 매매상들이 속출하고 있다.

미끼매물을 올리는 매매상들은 원래 존재하지 않는 시가보다 싼 매물을 올려놓고 소비자가 전화하면 무조건 매장으로 찾아오게 만든다. 소비자가 찾아오면 ‘차량이 벌써 팔렸다’거나 ‘갑자기 문제가 생겨 성능점검을 맡겼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다른 차를 권유해서 판매한다.

중고차 매매상들에 따르면, 직접 매매상을 찾아가는 소비자의 경우 다른 차를 권유해도 50% 이상은 구입을 하게 되는데, 이를 이용한 수법이다.
이렇다 보니 중고차 매매사이트에 적정 가격을 올리는 매매상의 경우 같은 광고비를 내고도 연락이 전혀 오지 않아 매출이 줄어 미끼매물 광고로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도 미끼광고로 시간을 낭비하거나 원래 사려던 차량과 다른 차량을 구입하게 되는 등 피해를 보고 있다.

이런 피해의 심각성으로 인천시 자동차매매사업조합은 이사회 결의사항을 통해 인터넷에 허위매물이나 미끼매물을 게시하는 매매상은 해임 등의 엄한 징계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허위매물임을 증명하기가 어려워 징계를 내리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동차매매단지의 한 매매상은 “중고차 매매사이트에 미끼·허위매물이 늘어나면서 똑같이 광고를 내고도 전보다 전화 오는 경우가 줄어드는 등 정당하게 장사를 하는 매매상들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이런 행위들로 중고차 매매상들의 신뢰도를 깎아내려 결국 제살 깎아먹기가 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그는 “인터넷에서 중고차를 구입할 경우 월등히 싼 가격의 차량이 있다면 일단 미끼·허위매물로 의심할 필요가 있다”며 “전화로 차량을 확인한 후 팩스로 계약서를 받아 작성하고 계약금을 선납한 뒤 찾아가면 미끼매물이거나 광고와 다른 경우 위약금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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