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재정 위기면 시민 삶도 위기, 관심 가져야”
“시 재정 위기면 시민 삶도 위기, 관심 가져야”
  • 김갑봉 기자
  • 승인 2015.03.11 1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5 <인천투데이>이 주목하는 사람 ⑬] 박준복 참여예산센터 소장

인천엔 수도권매립지와 서해5도 중국어선 불법조업 등, 현안이 많다. 항만ㆍ항공 산업과 경제자유구역, 그리고 사회적경제 활성화 등 과제도 널려있다.

<인천투데이>은 다양한 현안과 과제의 중심에서 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인천 사람들을 만나 새해 포부와 계획 등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인천YMCA 등 시민사회단체 16개로 구성된 인천참여예산네트워크는 지난 3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천도시공사의 파산을 촉구했다. 인천시 재정위기가 여전한 가운데 자체적으로는 회생이 불가능해 ‘밑 빠진 독’이나 다름없는 인천도시공사에 시가 지속적으로 현물을 출자할 경우 시 재정위기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인천투데이>은 인천참여예산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이자, 조례 기구인 인천시주민참여예산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준복 참여예산센터 소장을 만나 인천시민이 왜 시 재정에 관심을 가져야하는지를 들어봤다.

“다시 분식회계, 거꾸로 가는 재정개혁”

▲ 박준복 참여예산센터 소장
지방자치단체는 중기지방재정계획, 투융자 심사, 지방채 발행 심의, 주민참여예산제 등 각종 제도와 절차를 거쳐 재정을 운용한다. 또한 지자체가 편성한 예산안은 지방의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치게 돼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방재정 운영제도가 민선6기에 들어서 시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고 박준복 소장은 주장했다. 5년 단위 계획인 중기지방재정계획(매해 수정보완)을 예산에 반영해야하는데, 중간에 예산 끼워 넣기가 횡행하고 지방채 발행과 상환이 계획과 다르게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세외수입 중 자산매각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 수천억원의 결손이 예상됐다. 그런데 연말에 정리하지 않았다. 그 규모는 약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결손이 충분히 예상됐음에도 정리하지 않아, 시 산하 자치구 재정 운영에 혼란을 겪게 했다”고 말했다.

2014년 기준, 시가 자치구에 줘야할 재원조정교부금 중 미지급액은 약 1620억원이다. 이에 시는 지난 2월 일시차입금 1450억원을 마련해 지급했다. 그런데 자치구에서 ‘2015년도 분’이냐고 물었을 때, 시는 ‘2014년도 미지급분’이라 했다. 자치구는 이를 2014년 세입예산에 편성했지만, 시 예산에는 2015년도 분으로 잡히는 형국이다.

2015년 예산 편성 때, 시는 교육청 법정전출금, 인천대 전출금, 자치구 재원조정교부금 등 약 2500억원을 반영하지 못했다. 이중 재원조정교부금이 약 1200억원을 차지한다. 시는 이 부족분을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할 것이라 했다.

이를 두고 박 소장은 “추경에서 재원조정교부금을 마련해도 시는 올해 1450억원을 줬으니, 남은 2750억원만 주면 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자치구에서는 2014년 예산에 반영했다. 그렇다면 1450억원이 올해 말에 다시 문제가 된다. 이런 게 바로 분식회계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난해 세입 결손이 약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그렇다면 정리추경을 해 2015년으로 넘겨야했다. 세입 결손이니 세출을 줄이거나 2015년 예산에 그만큼의 자산매각 수입을 편성해야했다. 그런데 못했다. 3000억원이 붕 떠있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시는 2014년에 납기가 도래하지 않은 지방채 원금 중 886억원을 상환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못 갚았다. 2014년 자산매각이 계획대로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같은 일이 올해 동일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박 소장은 지적했다.

시는 올해 보통교부금을 예상보다 1400억원 더 받았다. 그러나 올해 예산에 자치구 재원조정교부금, 교육청 법정전출금 등 2500억원을 편성하지 못했다. 이것만 해도 1100억원이 모자란다. 여기에 국세청이 인천교통공사에 부과한 법인세 890억원(=인천터미널 매각으로 발생)도 시의 몫이다. 버스준공영제 등 드러나지 않은 법적ㆍ의무적 부담금도 수천억원에 달한다.

박 소장은 “시가 지역자원시설세 확대로 500억원을 확보해도 올해 예산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적자가 예상된다. 지방세 징수액이 목표보다 증가해도 어렵다. 그런데 상환 기한이 도래하지 않은 지방채를 상환하겠다고 한다. 이상한 재정운영 계획이다”라고 비판했다.

도시공사, 왜 파산해야하나

도시공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해야한다는 게 인천참여예산네트워크의 의견이다. 도시공사는 2009년부터 4년 연속 당기순익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치 이자만 3000억원이 넘지만, 영업이익으로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부채비율을 280%로 낮춰야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게다가 올해 12월까지 유동부채 3조 4068억원을 상환해야한다. 이중 약 3조원은 올 상반기에 갚아야한다.

올해 도시공사 예산규모는 약 4조 6000억원이다. 수입 중 공사채 발행이 3조 3000억원, 지출에서 공사채 상환이 약 3조 4000억원이다. 공사채(차환채)를 발행해 지방채를 상환하는 구조다. 돌려막기다.

시가 현물을 출자해 도시공사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을지라도, 부채규모는 계속 늘게 돼있다. 자체 사업으로 원리금을 갚지 못하기 때문이다.

도시공사가 부채비율 감축 외에 유동성과 사업비 확보(=공사채 발행)를 위해서는 시의 추가 현물출자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2017년까지 1조 5000억원 규모의 현금 또는 현물을 출자해야 하는 상황에서 추가 출자는 어렵다. 시의 현물 출자 없이 도시공사가 회생하려면 각종 도시개발 사업에서 투자비를 회수해 금융부채를 상환해야한다. 이에 도시공사는 올해 투자 유치, 자산 매각, 분양을 통해 2조 2586억원을 회수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하지만 이 목표치는 지난해 실적(=1조 196억원)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현실성이 없다.

“시 재정위기면 시민 삶도 위기”

박 소장은 시의 소통 부재를 아쉬워했다. 그는 “인천에 타 지역에서 벤치마킹하러 오는 주민참여예산제가 있다. 그런데 민선6기는 조례 개정으로 참여예산제의 민주적 의사결정구조를 훼손하려한다. 민관협의회를 없애고, 중장기 대규모 사업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권리도 삭제했다.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중단한 상태에서 이제는 조례 개정으로 아예 무력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재정공시는 중기지방재정계획 과 투융자 심사 내용이 예산에 적정하게 반영됐는지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인데, 시는 지방재정계획심의위 회의를 여는 대신 서면결의로 대체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시 재정이 어려워지자 당장 복지예산이 대폭 축소됐다. 복지예산 말고도 100억원 규모의 인천의료원 시설 개선 사업이 무산됐다. 시가 신청해 보건복지부가 국비를 지원했음에도 시는 돈이 없어 못했다. 그러면서 공공의료서비스를 논할 수 있겠는가”라고 한 뒤 “향후 자동차세, 주민세, 주정차위반 과태료, 버스ㆍ주차ㆍ지하철ㆍ상하수도 요금 등도 인상될 것이다. 시 재정은 시민의 삶과 직결돼있다. 그래서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