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여성회, 3.8세계여성의 날 107주년 맞아 보육교사에게 전달

▲ 조선희(오른쪽 첫번째) 인천여성회 회장과 희망세상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대화하고 있다.
새 학기를 시작해 한창 바쁜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에게 ‘빵과 장미’가 전달됐다.

지난 4일 오후 2시 30분, 인천여성회 부평지부 회원들은 희망세상 어린이집(부평3동)을 방문해 교사들에게 빵과 장미를 전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방문한 인천여성회 회원 중 대부분은 희망세상 어린이집 학부모이다. 

인천여성회는 3.8 세계여성의 날 107주년을 맞아 돌봄노동자인 보육교사들에게 연대의 뜻을 전하고자 이 행사를 마련했다. 지부별로 같은 취지의 행사를 진행했다. 3.8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미국의 여성노동자 1만 5000여명이 참정권 쟁취와 노동조합 결성,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날을 기념해 제정됐다. 인천여성회 회원들이 보육교사들에게 전달한 빵은 생존권을, 장미는 참정권을 의미한다.

희망세상 어린이집을 방문한 이들은 어린이집에 폐쇄회로(CC) 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을 화제로 교사들과 얘기를 시작했다.

인천여성회 한 회원이 CCTV 설치에 대한 의견을 묻자, 김은미(33) 교사는 “우리 어린이집은 부모들이 안으로 들어와 직접 눈으로 보니까 CCTV보다 훨씬 효과가 있다. CCTV 설치로 교사의 인권을 가지고 갑론을박하는데 사실 아이들의 인권침해 소지도 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서로 싸운 것을 부모들이 교사에게 내용을 듣는 것과 CCTV로 확인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며 “부모들이 CCTV를 확인하고 아이들의 행동을 주관적인 감정으로 규정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교사는 “아이들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스킨십이 발생하는데 CCTV 화면에는 이상하게 보일지 몰라 스킨십을 꺼려해 로봇처럼 일한다는 교사도 있다”며 “아이들에게 옳고 그름을 가르치기 위해 때론 훈육 차원에서 엄하게 해야 할 때도 있는데 어린이집 사건이 난 후에는 교사들이 혼란스러워한다”고 했다.

인천여성회 회원들은 아이들을 잘 키워줘 감사하고 보육교사들을 지지한다는 뜻을 전했다.

조선희 회장은 “보육교사들이 지금 가장 힘들 것 같아서 찾아왔다. 보육교사들에게 지금 필요한 건 위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여성회는 지난해부터 3.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돌봄노동 종사자를 찾아가 빵과 장미를 주며 연대의 마음을 표현해왔다. 지난해엔 마트 노동자들을 찾아가 장미를 전달하고 그들의 애환을 듣기도 했다. 인천여성회는 이 행사를 매해 이어갈 것이라 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인천여성회 회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돌봄노동자들의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은미 교사는 “부모들이 믿어주고 고맙다고 표현해줘, 큰 힘이 됐다. 사실 많이 위축됐는데 이런 자리를 통해 다시 추슬러 제대로 된 보육교사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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