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중고자동차를 수입하기 위해 이슬람지역 바이어들도 인천을 찾고 있다고 한다. 수도권은 물론 영남과 호남의 수출용 중고차도 인천항으로 모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중고차 수출물량은 30여만 대인데, 이중 80%가 인천항을 통해 수출된다’는 통계치가 그걸 뒷받침해준다.

그만큼 중고차수출업체도 인천에 많다. 90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중고차 수출의 관문인 인천항 인근엔 합법적인 중고차수출단지가 없다. 중고차수출업체들은 송도유원지, 대우로지틱스, 경인아라뱃길 경인항 배후, 북항 배후의 부지를 중고차 야적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송도유원지 부지는 이미 포화상태고, 이곳에 있는 업체 400여개가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대우로지틱스 부지에 있는 업체 200여개도 부지 개발계획에 따라 다른 곳으로 옮겨야한다. 북항 배후부지도 마찬가지다. 이전할 곳이 없는 게 더 큰 문제다. 경인항 배후부지에 있는 중고차단지는 해외 바이어는 물론 한국인이 찾아가기 어려울 만큼 접근성이 떨어져, 점차 활력을 잃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는 사이에 평택항 배후 부지에 있는 수입차단지에 중고차단지가 함께 조성되기 시작했다. 경기평택항만공사는 6년 전부터 인천의 중고차수출업체에 평택항으로 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해양수산부와 경기도, 평택시 등은 평택항 배후 부지를 매립해 자유무역지대로 지정한 뒤, 일부를 수입차 검사 전용부지로 조성했다. 인천에 있던 수입차 검사업체들이 이곳으로 이전했다. 수입차를 하역한 뒤 바로 그 자리에서 수출용 중고차나 신차를 싣고 출항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인천 내항에 있는 자동차 전용부두는 부지가 부족하다. 특히 인천엔 합법적인 중고차단지가 없다. 이로 인해 중고차수출업체들의 거래과정이 불투명하고, 그에 따라 탈세가 보편화돼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고차수출산업은 차량 정비와 도색, 부품산업, 금융업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수출을 넘어 보관과 정비가 가능하고 수출 관련 행정과 금융을 지원하며, 해외 바이어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합법적인 단지 조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문제는 중고차단지를 어디에 조성하느냐이다. 아암물류2단지는 기반공사조차 돼있지 않고, 24시간 하역이 가능한 정온수역이자 자동차 전용부두가 있는 인천 내항은 재개발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한번 떠난 고객의 발길을 돌리기는 쉽지 않다. 인천시와 항만업계가 서둘러 머리를 맞대고 답을 찾아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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