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가 시교육청의 내년 예산안 중에서 혁신학교와 교육혁신지구, 중학교 무상급식 예산을 삭감한 뒤, 그 만큼의 예산을 다른 사업에 편성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구체적 내용을 보면, 교육위는 교육혁신지구 운영 예산 약 10억원과 교육혁신 연구지원 예산 1억여원, 혁신학교 정책 공모 사업 예산 2억여원을 전액 삭감했다. 인천형 혁신학교 운영 예산은 약 13억원 중 3억원 정도를 삭감했다. 중학교 1학년 무상급식 예산 약 12억 5000만원도 전액 삭감했다.

이 사업들은 이청연 교육감의 핵심 공약이다. 재정이 넉넉하면 여러 사업을 동시에 할 수 있겠지만, 한정된 예산 규모에서 핵심 공약사업에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교육감은 이 핵심 공약으로 인천 교육의 혁신과 변화를 바라는 다수 유권자의 표심을 얻었다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교육위의 이번 예산 삭감은 다수 유권자의 열망에 반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교육위는 삭감한 예산을 다른 사업들에 투입하는 수정안을 만들었는데, 그 내용 또한 이해하기 어렵다. 일례로 공공도서관 장서 구입에 8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것을 보자. 애초 시교육청은 올해 장서 구입비 5억 7000만원과 동일하게 내년 예산을 편성하려했으나, 재정난으로 편성하지 못했다. 교육위가 이 5억 7000만원에 2억 3000만원을 더해 8억원을 투입하라고 한 것이다.

‘인천이 세계 책의 수도’로 지정된 것에 발맞춰야한다는 게 교육위가 내세운 명분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책의 수도’ 사업 주체인 인천시가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은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장서 구입비를 동결하거나 감액했다. 시교육청도 재정난이 심각한데, 시교육청에만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게 아닌가.

교육위는 구월고등학교 신축 설계비 4억 5000만원을 반영하기도 했는데, 이 학교를 설립할지 안 할지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여러 행정 절차를 거쳐야하는데, 아무것도 진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설계비만 마련하는 꼴이다. 학교를 신설하기로 결정한다 해도 내년 안에 설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이 수정안이 시의회 예산결산특위와 본회의를 그대로 통과할 경우 예산이 불용 처리될 수밖에 없다.

이밖에 교육위가 새롭게 예산을 반영한 사업들이 정말 시급하고 필요한 사업인지, 의문이다. 이로인해 정작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 뒤처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아직 예산결산특위와 본회의가 남아있다. 인천교육의 혁신과 변화를 주도할 핵심 사업이 무엇인지, 학생과 학부모들의 바람이 무엇인지, 시의회가 심사숙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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