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이 향후 두 나라의 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지를 전망하는 갖가지 분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유망업종을 점치는 이야기까지 가세한다.

바로 이때, 한창 꽃게와 홍어 잡이에 바쁜 이때, 인천 앞 서해5도 어민들이 일손을 놓고 인천시청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후에는 서울로 가 여야 당사를 방문하고 국회에서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유는 중국어선 불법조업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더 이상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어민들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중국어선 불법조업이 기승을 부렸다. 그 행태가 전보다 훨씬 대담해졌는데, 어선 1000여척이 무리를 지어 소청도와 대청도 남단까지 들어와서는 백령도 서북단까지 저인망으로 싹쓸이한다. 꽃게나 물고기만 잡는 게 아니라 우리 어민들의 그물ㆍ통발ㆍ주낙 등은 물론 심지어 쓰레기까지 싹쓸이한다. 이로 인해 대청면에 있는 조업선박 50여척 중 20여척에 딸린 어구들이 사라졌고, 그 피해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어구 손실에 따른 어민 생계도 걱정이지만, 싹쓸이에 따른 어장 피해가 더 큰 걱정이다. 저인망 쌍끌이 어선은 바닥까지 훑어 해양생물들이 살아남을 수 없게 한다.

하지만 이를 단속하는 우리 해군과 해양경찰은 속수무책이다. 해군은 군사적 충돌 위험을 꺼리고 있고, 해경만으로 무장한 대규모 중국 선단을 감당할 수 없다. 중국 어선들이 몰려오면 우리 어민들에게 피하라고 안내하는 게 고작인 실정이다.

이 때문에 어민들은 ‘독도는 우리 땅, 서해5도는 중국 땅’이라고 말한다. 심지어 ‘나라에서 못 막을 거면 우리한테 총이라도 주라’고 하소연한다. 중국 어선들이 맘먹고 공해상에서 바로 우리 수역을 침범하는데, 두 손 놓고 있는 정부에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것이다.

소식에 의하면, 지난 12일 열린 국회의 대정부질문에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최근의 중국어선 불법조업 사태를 모른다고 했다. 믿을 수 없는 답변이다.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이 한창일 때 한ㆍ중 정상은 중국에서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타결했다. 우리 정부는 세계 3대 영토를 갖게 됐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그때 중국 어선들은 우리 바다를 난도질했고,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는 외교관례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서해5도 어민들은 중국어선 불법조업으로 인한 피해를 정부가 배상해야한다며 소송을 준비해왔다. 정부가 이를 모를 리 없다. 언제까지 ‘무능한 정부’로 존재할 것인지, 국민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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