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예산 없다”며 갑자기 삭감 … 연심회, “추진 중에 어떻게 하라고”

인천시 주민참여예산제 경제수도추진분과에서 우선 사업으로 선정됐던 ‘서구 지역화폐 활성화 사업’이 가시밭길에 직면했다. 시가 지원하기로 한 예산을 갑자기 지원할 수 없다며 삭감했기 때문이다.

서구 지역 상인들로 구성된 연심회상인협동조합(이하 연심회)은 내년부터 연희ㆍ심곡ㆍ공촌동 등 3개 동에서 사용하는 지역화폐로 가칭 ‘우리동네상품권’ 발행을 추진해왔다.

청라국제도시가 들어선 이 3개 동엔 주민 4만 5000여명이 거주하고 상점 800여개가 있다. 연심회는 이곳에 독립된 상권이 형성돼 상인들 간 친밀도가 높은 지역으로 분석하고 있다.

연심회는 골목상권 살리기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주민의 소비로 발생하는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발전기금으로 조성, 지역공동체에 환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상인ㆍ주민ㆍ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우리동네상품권 발행 추진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소비자는 우리동네상품권 액면가의 3% 할인된 가격에 상품권을 구매해 상품권 가맹점에서 상품을 살 수 있다. 3% 할인 가격 중 2%는 지방자치단체, 1%는 상인이 각각 부담한다. 또한 소비자는 상품권 가맹점에서 정한 마일리지를 적립해 모든 상품권 가맹점에서 마일리지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지역발전기금은 상품권 가맹업소가 환전 시 상인 부담 1% 중 0.5%를 자동으로 적립해 모을 예정이다.

연심회는 “현재 상점 300여개가 참여의사를 밝혔고, 참여 상점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연심회는 내년에 상품권을 발행할 계획으로 지역협의체를 구성했으며, 지난 13일부터 연희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연희ㆍ심곡ㆍ공촌동 지역경제(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지역상품권 발행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온라인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제작비 2500여만원 지원을 확정 받았다. 하지만, 인천시가 최근 관련 예산을 삭감해, 난감한 상황이다.

연심회 관계자는 “주민참여예산제에서 우선 사업으로 선정됐고, 시가 예산을 편성해 당연히 되는 것으로 알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유정복 시장이 당선되고 나서 갑자기 예산 편성을 취소하면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효율성이 낮고 예산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예산을 삭감했다는 시의 입장을 이해하기 어렵다. 사업계획서를 다시 면밀하게 검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소상공지원팀 관계자는 “시는 애초 이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었고, 시의회 상임위에서 부결됐던 예산이 본회의에서 단체들의 압력으로 부활된 것”이라며 “개별 상인들의 잇속을 위한 사업에 지자체 예산이 투입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업 의지가 있다면 구를 설득해서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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