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천석유화학 피해 안전대책을 위한 시민 토론회’ 열려

▲ 인천시의회가 주최한 ‘SK인천석유화학 피해 안전대책을 위한 시민 토론회’가 지난 18일 인천예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SK인천석유화학 공장에서 폭발이 일어나면, 석유 저장탱크와 송유관 등으로 연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인천석유화학은 ‘무조건 안전하다’고 말하면 안 되고, 주민에게 위험 여부와 그 내용을 명확히 밝혀야한다. 또한 적합한 시나리오를 토대로 공정 사고 피해범위(CA) 분석을 다시 해야 한다. 아울러 인천시ㆍ서구와 함께 주민 이주나 공장 이전과 관련한 근본적 대책을 세우고, 그것이 당장 어렵다면 안전대책을 확실히 책임져라”

‘인천시의회 SK인천석유화학 주민 피해대책 특별위원회’ 주최로 지난 18일 오후 2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SK인천석유화학 피해 안전대책을 위한 시민 토론회’ 말미에 발언에 나선 SK인천석유화학 단지 인근 주민 박옥주(47)씨는 발표자와 토론자의 의견을 종합해 이렇게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소통’과 ‘안전관리’가 화두였다.

첫 번째 기조발표에 나선 송방언 SK인천석유화학 SHE관리팀장은 공장 내 화재ㆍ폭발 방지를 위해 설치한 각종 시설과 장치를 소개하며 “세계 최고의 안전한 공장을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특히 송 팀장은 악취와 유해물질 제거 시설을 설명하며 “공단 인근 주민들이 항시 대기오염물질 농도를 알 수 있게 전광판을 설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두 번째 기조발표를 맡은 김성중 인천대학교 안전공학과 명예교수는 SK인천석유화학의 현안 인식과 안전성 검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SK인천석유화학은 자체 기술로 유해화학물질이 새어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하지만, 벤젠을 포함한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데 따른 건강상 위해를 묵과해선 안 된다”며 “더욱이 현재 SK인천석유화학 단지가 사업장 담벼락을 경계로 주민생활시설과 근접해 있음을, 곧 대형 화재나 폭발이 일어날 시 주민에게 큰 피해가 생길 수 있는 환경임을 직시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또한 “CA 분석 시엔 최악의 시나리오를 적용해야하는데, SK인천석유화학 CA 분석의 시나리오는 피해가 가장 적게 일어나는 내용이다. 이는 비현실적인 가정”이라고 비판한 뒤 재분석을 요청했다.

김 교수는 ▲개별 시설뿐 아니라 공장 전체에 대한 위험범위를 분석하는 ‘위험지도’ 작성 ▲지자체ㆍ소방서 등과 협조체제 구성과 주민들과 적극적인 협의 ▲안전대책에 대한 제3자 기관 검증 ▲안전ㆍ환경 민관공동감시단 구성ㆍ운영 등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SK인천석유화학‧인천시ㆍ서구의 주민과의 소통방식과 안전대책 미흡 문제시하며 해결 방안을 제안했다.

최석정 ‘SK인천석유화학 주민 피해 대책 특위’ 부위원장은 ▲폭발 피해 권고거리 산정 등에 대한 수도권 중대산업예방센터 특별 점검 ▲재해 발생 시 주민대피 로드맵 작성 ▲인천시 주관으로 서구ㆍ학계ㆍ분야별 전문가 등과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민관합동 안전ㆍ환경감시단 구성을 주장했다.

김진한 인천대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만성적인 건강상 악영향 문제를 지적하며 ▲SK인천석유화학의 건강영향평가 실질 이행과 주민의 건강영향평가 환경부 청원 ▲SK인천석유화학단지 인근 배후 대기오염농도 조사 ▲주민 참여 모니터링 그룹 운영을 제안했다.

김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환경평가팀장은 석유 정제 생산 공정 중 발생하는 유해물질이 암과 백혈병 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음을 언급하며 ▲주민이 위험을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시스템 마련 ▲투명한 환경 모니터링 상시 운영 ▲주민 건강역학조사 검토를 요청했다.

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이에 더해 ▲노후시설 종합진단 ▲장기적인 이전 대책 수립을 강조했다.

토론회 직후 <인천투데이>과 한 인터뷰에서 송방언 팀장은 “안전ㆍ사후ㆍ건강영향 평가와 관련해선 그 결과를 공개하겠다”며 “그러나 이외(=주민 이주 등)에 대해선 답변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

조영근 인천시 환경녹지국장은 “주민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토론회는 계속되는 주민들의 발언 요청으로 예정 시간보다 20여분 지체됐다. 주최 측 관계자는 토론회 참석자 약 120명 중 60여명이 SK인천석유화학 단지 인근 주민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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