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신문과 인천어린이도서관협의회 공동기획-동네 도서관을 아이들의 놀이터로


▶ 연재순서
1. 그림책이야기
2. 동화책이야기
3. 과학책이야기
4. 어린이도서관과 마을 만들기
5. 어린이도서관 견학
6. 어린이도서관 문화체험



초등학교 자녀를 둔 부모라면 한번쯤은 ‘우리 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힐 것인가?’라는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유아기 때에는 책의 분량이 적은 그림책을 선택해 주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고 부모들이 미리 그 책의 내용을 파악 하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았다.

그러나 동화 읽기의 단계에 들어선 아이들은 부모보다 앞선 월등한 독서력을 가지게 된다. 글을 읽어내는 속도도 빨라져서 부모가 놓치고 있는 사이 이미 책을 다 읽고 배고픈 아이처럼 다음 책을 기다리기도 한다.

부모가 이제는 아이의 책 속도를 따라 잡기가 어려워지면서 책의 선택은 더욱 어려워진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부모들은 학교에서 나오는 권장도서 목록과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베스트셀러 목록에 맹신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이 시기 아이들은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공존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상상의 세계보다는 현실에 대해 더욱 많은 정보를 가지고 현실적 판단도 하게 된다.
아동문학비평가인 이재복씨는 동화란 무엇인가를 설명하면서 문학을 받아들이는 시기를 ‘듣는 문학시기’와 ‘읽는 문학시기’로 나누어 설명한다.

듣는 문학 시기는 글을 깨우치기 이전의 단계로 무의식의 층이 높으며 이 시기는 주로 듣는 것으로 이야기에 몰입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익히기도 빠르다. 글자를 모르는 어린 아이도 그림책의 내용을 전부 정확하게 이해하고 스스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그 예이다. 따라서 이시기는 입말(어법)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듣는 문학 시기를 어떻게 겪는가가 아이의 미래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시기임을 강조한다.

물론 글을 읽는 것이 쉬워진 아이들은 듣는 시기를 넘어 읽는 시기로 접어든다. 이때부터는 동화책을 읽는 것은 바로 아이들 자신이 된다.

그러나 이재복씨는 아이들이 책을 읽는 초기에도 여전히 책을 듣는 기회가 간과되어서는 안된다고 설명한다.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는 것에 만족하여 고개만 끄덕일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아이와 함께 책을 읽어주고 함께 보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은 책을 스스로 읽는 것  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소리로 언어를 배운 사람은 책을 읽어낼 수 있으나 글로 언어를 배운 사람은 책을 읽어낼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즉 듣는 문학의 시기를 통해 어린이는 마음의 상상력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마음의 밭으로 표현되는 읽는 문학 시기(문체, 문장이 중요되는 시기)도 무난히 진행될 수 있다.

마음의 밭이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 있는 현실. 즉 내면 현실을 이야기하며 어린이에게 있어 외부 현실의 세계와 내부 현실의 세계를 넘나드는 힘을 동화책을 통해 얻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시기와 환경에 처할수록 책을 많이 접함으로써 절망에서 희망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힘을 얻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간혹 책을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어 듣는 문학 시기를 거칠 것을 권유한다.

동화책을 읽어줄 때는 읽어주는 사람이 감동을 받은 책이면 아이들에게 더 잘 전달할 수 있다. 또 눈을 맞추면서 읽어주어 아이들의 느낌을 함께 느끼도록 한다. 책을 읽어주는 가운데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말을 하면 읽어주기를 잠시 멈추고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들은 동화책을 들으면서 연상되는 자신의 일들을 이야기하기 마련이다. 반면, 동화책을 읽은 후에 독후활동을 하면 아이가 책을 읽는 일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억지로 독후감을 쓰게 하기 보다는 먼저 책 내용을 전달하고 생각하게 하는 데 힘을 쏟는 것이 좋다.

책을 통해 마음의 밭농사를 잘 지어 놓으면 아이는 스스로 자란다. 동화 읽기는 어린이에게 마음의 밭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이 마음의 밭을 풍요롭게 하는 과정에 부모들도 함께 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인천어린이도서관협의회

 

● 동화로 안내하는 부모를 위한 책



우리동화 바로읽기
이재복저 / 한길사 펴냄


내 아이 책은 내가 고른다

조월례저 / 푸른책들 펴냄





동화와 어린이

원종찬 저 / 창작과 비평사 펴냄



어린이책 100선

이영주저 / 너른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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