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에는 현재 군용 철로 2개가 있다. 하나는 경인전철 부평역에서 일신동에 있는 3군지원사령부로 연결되고, 다른 하나는 역시 부평역에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와 동아아파트 단지 사이 도로를 따라 가다 주안장로교회 앞에서 캠프마켓을 관통해 산곡동에 위치한 3보급단과 연결된다. 둘 모두 군수품을 운송하는 데 이용된다.

하지만 이 철로들을 이용하는 열차를 보기는 쉽지 않다. 운행횟수가 적기 때문이다. 2009년과 2010년 2년 동안 3군지사로 연결된 철로로 열차가 운행된 경우는 58회에 불과하다. 한 달에 다섯 번 정도 꼴이다. 2년 동안 수송한 물동량도 1182톤에 불과하다. 3보급단에 연결된 철로 상황도 비슷하다. 열차가 한 달에 여덟 번 꼴로 운행됐다. 이 철로들로 운송한 군수품은 화장지ㆍ침대ㆍ활동화ㆍ전투화ㆍ신발건조기ㆍ양말ㆍ우의ㆍ장갑ㆍ베개ㆍ드럼세탁기 등이다. 무기류는 거의 없다.

이렇게 기능을 거의 상실한 철로들이 부평 도심을 가로지르면서 지역의 균형적 발전을 가로막고 주민들에게 불편을 안기고 있다. 이에 부개동 주민들은 2011년에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 군용 철로를 없애달라’고 국회에 청원했고, 국방부 관계자들은 그해 4월 현장을 방문해 ‘주민편의를 위해 지하차도 개설 타당성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개선된 것은 아직 없다.

캠프마켓 부지의 2016년 반환(예정)을 앞두고, 이번에는 3보급단과 연결된 군용 철로가 더욱 골칫거리가 됐다. 캠프마켓 부지가 반환된 후, 3보급단으로 연결된 이 군용 철로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숙제로 남는다.

인천시는 캠프마켓이 반환되면 부지의 70%를 공원으로 조성해 부평공원ㆍ부영공원과 연결되는 대규모 녹지를 구축하고, 나머지 부지엔 공공시설을 건립할 계획을 수립해놓았다. 이 철로가 반환 부지 활용의 발목을 잡고 있는 꼴이다. 게다가 캠프마켓이 반환되면 동아아파트와 캠프마켓 사이 도로를 확장해야하는데, 이 철로가 가로막고 있다. 캠프마켓 부지 쪽으로 이전ㆍ설치할 경우, 소요비용이 57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철로를 지하화 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그 비용은 이전ㆍ설치비의 열 배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곧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캠프마켓 부지를 활용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데다 기능이 미미한 군용 철로를 유지하기 위해 이렇게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붓는 건 결코 타당하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 군용 철로를 폐지하고 철거하는 게 최선이다. 나아가 부평의 발전을 저해하는 3보급단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 또한 적극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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