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항공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국내 항공 산업도 성장하고 있다. 저가 항공사들의 성장이 한몫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항공기 정비 분야에서, 우리나라에는 군수 분야와 일부 항공사의 자체 정비를 제외하고는 전문적인 항공기 정비업체가 없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항공사가 우리나라와 인접한 중국이나 싱가포르 등으로 항공기를 보내 정비를 받고 있다. 2012년 한 해에 해외 업체에 지불한 정비 비용은 594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기준 국내 민간 항공기 정비 산업 규모가 약 6000억원으로 추산됐는데, 모두 해외업체의 몫이었다는 것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세계 7위 항공기 산업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대책으로 2010년에 ‘항공 산업 발전 기본계획’ 등을 발표했다. 이 기본계획 등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가 바로 항공기 정비 산업이다. 정부도 항공기 정비 산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저가 항공사 대부분이 항공기 정비 부문을 아웃소싱하고 있고, 항공기 정비 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순 없었을 것이다.

이에 따라 민간 항공기 정비 산업단지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국내 지방자치단체들 사이에서 본격화하고 있다. 영남권에서 부산과 사천ㆍ진주, 대구, 영천이 나서고 있고, 충북 청주도 가세했다.

인천도 최근 들어 움직임을 보여 왔다. 인천은 인천국제공항을 끼고 있다. 하루에 항공기 800편 이상이 오가면서 항공기 정비 수요가 많다. 가장 많은 비행기가 이용하는 곳을 나두고 다른 데에 가서 정비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우리나라가 항공기 정비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천에 항공기 정비 산업단지를 조성해야한다.

여기에, 대한항공과 UTIC-Asia의 합작회사인 IAT가 영종도에 국내 최대 규모의 엔진정비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곧 착공한다. 대한항공은 세계 10대 엔진정비업체에 꼽히는 항공기 정비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이뿐 아니라 한국한공우주산업도 인천 영종도를 민간 항공기 정비 산업단지의 최적지로 꼽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가을에 항공기 정비와 관련한 산학융합지구를 공모한다. 현재 인천시와 인천항공산업기술혁신센터, 인하대가 같이 참여하기로 했고, 인천공항공사에도 제안해 함께 참가할 계획이다.

항공기 정비 산업단지는 앞으로 국가의 항공 산업 발전에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항공기 정비 산학융합지구 지정이 정치권의 입김이 아닌, 입지조건 등 경쟁력 비교에서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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