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는 틈새여행 ②


주5일 근무 등으로 가족단위의 나들이가 늘어가고 있지만 정작 지역 내에서 갈만한 곳이 마땅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따라 인천지역과 주변에서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가족들이 찾아갈 수 있는 곳을 찾아 제공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성큼 다가온 가을이다. 깊어가는 가을을 느끼고 싶은 사람은 조금만 움직이면 금방 닿는 도심의 숲, 89만평에 달하는 인천대공원을 찾아가면 된다. 이미 너무 잘 알려진 인천대공원은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그런데 이 도심의 숲속에서도 더 애착이 가는 아름다운 길이 있고 나무가 있다.  바로 ‘메타쉐콰이어 (Metasequoia) 가로수 길’이다.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이지만 10미터 이상을 하늘을 향해 도열한 듯이 쭉쭉 뻗은 이 가로수들을 쳐다보기만 해도 마음이 금새 시원해지는 곳이다.

자연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늘 변화무쌍하다. 마찬가지로 인간이 자연을 느끼는 태도 역시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어떻게 만나고, 어떤 마음으로 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조그만 산길이라도 그런 마음으로 걸으면 그것은 별천지도 되고 무릉도원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원시림 같은 이 나무길 아래를 조용히 걷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그러나 옆으로 비켜서서 길게 늘어선 가로수길 아래에 넓게 펼쳐진 푸른 잔디밭에서 비스듬히 누워 가로수 풍경을 감상하는 것은 더 운치가 있다.
높이 오를수록 한 방향으로 모아져 삐죽이 솟아난 원추형의 나무를 하염없이 바라보면 높은 하늘과 조화를 이루며 소중한 자연의 큰 여백을 즐길 줄 아는 비결을 알게 한다.
아래는 품이 커서 넓게 펼쳐진 채 길 가는 이들에게 큰 그늘이 되어주는 나무, 진정 우리도 팍팍한 인생길에 누군가에게 그늘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한다.

주변의 가로수 길을 포함해 주변 1킬로미터 가까운 길은 나무향기, 은은히 퍼져오는 꽃향기에 산림욕장으로 손색이 없다. 길 중간 마다 친절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어 숲의 구조를 이해하고 주변의 참나무, 소나무, 오리나무, 젓나무 숲을 볼 수 있다. 그밖에도 주변의 습지식물과 숲속에서 사는 다양한 새들을 알고 볼 수 있도록 상세히 배려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자연생태관찰로’로 마련돼 있다.
대공원 입구에서 후문방향으로 천천히 걷다보면 백범광장이 나오는데, 그 옆 매점을 지나 아주 짧은 구름다리를 지나면 곧바로 관모산으로 오르는 등산길이다. 아직은 이르지만 10월 하순이면 이 푸른 잔디밭에 빨갛게 달아오른 단풍나무가 등산객들을 유혹한다. 듬성듬성 한그루씩 진한 피빛색의 가을 단풍을 즐길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았다. 

길을 오르다 보면 바로 옆 숲속에는 계단식으로 조성되어 있는 숲과 나무 의자가 있다. 바로 옆에 밤송이가 여기저기 뒹굴고 넉넉한 산바람이 숲길을 따라 살며시 불어온다. 옆길에는 조그만 개울물이 흐르고 풀을 헤치면 개구리가 분수를 뿜어대는 작은 호수에 뛰어든다.  조용한 이 숲속의 빈터에서 앉아 쉴 수 있는 의자에 앉아 책 한권 읽으며 독서삼매경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내친김에 관모산 정상을 오르는 것은 인천대공원의 전체를 볼 수 있는 기회이다. 한 시간이면 충분히 오르는 관모산 등산로는 가벼운 산행길이 될 수 있다. 땀 흘리며 올라간 정상에는 전망대가 있어 시원한 가을을 내려다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이밖에도 인천대공원의 자연생태원도 자연과 녹지를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안타깝게도 예전에는 개방되었던 자연생태원은 생태 보호를 위해 관람객 수를 규정,  현재는 예약제로 바뀌었다. 예약을 하면 생태전문강사의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자연생태원에는 가창포, 부들, 머리연꽃 등 습지식물을 볼 수 있으며 곳곳에 관찰판을 두어 다양한 식물과 곤충들의 생태도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준비되어 있다.
동네 아이들과 함께 학교를 가지 않는 노는 토요일 등을 이용, 무료로 생태전문강사의 안내를 받으며 자연공부를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환경체험학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전체소요시간
자연생태관찰로 1시간, 등산 1시간, 자연생태원 1시간

이용시간 :
오전 8시 ~ 오후 10시
이용료 : 500원 (주차장 이용 시 1일 주차료 2천원)

부평에서 오는 방법(약 30분 소요)
*정문행
 시내버스 15, 16, 30번
 좌석버스 103번
*후문행
 시내버스 22, 33, 77번

/도움글·한세도 나들이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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