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의 시정업무 인수인계를 위한 ‘희망인천준비단’이 지난 11일 발족해 오는 30일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희망인천준비단은 부서별 업무를 보고받는 것을 시작으로 민선5기의 시정을 점검하는 한편, 민선6기의 시정 방향을 잡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태세를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엔 무조건적 단절이 아닌 계승과 혁신, 그리고 종합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부채 문제 해결과 아시안게임의 성공 개최 등 당장의 굵직한 현안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과 문화, 사회복지 등 시민의 삶의 질과 관계된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정책과 사업 추진도 중요하다. 또한 잘못된 것은 수정하거나 폐기하고, 미흡한 것은 개선하거나 혁신해야하며, 성과가 있는 정책과 사업은 계승해야한다.

예를 들면, 민선 5기에서 추진한 ‘책 읽는 도시 인천’ 사업이 있다. 인천시는 유네스코로부터 ‘2015 세계 책의 수도’로 지정됐다. 이는 책 읽는 문화를 조성하고 관련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는 계기라 할 수 있다. 시는 ‘책 읽는 도시’의 기반을 닦기 위한 방편으로 ‘주민자치센터 북카페’를 50개 만들었다. 시설 공사와 도서 확보 등에 투입한 예산은 16억원을 넘는다. 그러나 그 운영은 상당히 부실한 상태다.

북카페 50개소의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20여명에 불과하고, 옹진군과 강화군에 설치된 북카페들의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각각 0.3명과 3.5명 수준이다.

이렇게 이용률이 낮은 이유는 홍보와 운영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북카페가 있는지조차 모르고, 자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북카페는 전체의 30%밖에 안 되는 실정이다. ‘주민자치센터 운영과 연계한 다양한 독서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활성화함으로써 독서 분위기를 확산해 책 읽는 도시로 성장해 나간다’는 시의 방침은 방침일 뿐이었다. 전형적인 전시행정이 된 것이다.

북카페 설립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상주 운영인력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다. 관련 예산을 지원하는 방법도 있고, 지역의 인력자원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독서 프로그램을 개발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사람들을 발굴하고, 그들을 교육하고 지원해야한다.

‘주민자치센터 북카페’는 민선6기의 시정이 어때야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아무리 작은 사업일지라도 시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소중하다. 그럴 때 시민의 지지와 성원을 얻을 수 있고, 그것이 곧 시민을 시정의 주인주체로 세우는 것이다. ‘힘 있는 시장’의 힘은 시민에게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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