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이 민선 5기의 시정을 인수·인계하기 위해 대규모 인수위원회 대신 취임준비위 구성에 돌입했다고 한다. 현안 중심의 업무 파악을 시작으로 부채 해결과 투자 유치 등을 위한 첫 발을 내딛을 모양이다. 재무개선단과 투자유치단, 그리고 규제개선단이 민선 6기의 첫 기본골격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유 당선인은 후보 시절 부채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선 중앙정부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힘 있는 시장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기에 ‘측근 비리’ 등 송영길 시장의 실정을 집중 공격하며 새로운 인천을 만들어나가겠다고 했다. 이러한 선거 전략은 적중했다고 할 수 있다.

유 당선인이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한 것은 선택이 아니라, 숙명’이라고 말한 것처럼, 이제 현안 해결과 ‘새로운 인천’ 건설은 그의 숙명이 됐다. 문제는 ‘새로운 인천’이 어떠한 도시를 말하고, 또 어떻게 만드느냐에 있다. 유 당선인은 지난 5일, ‘각종 인프라 구축으로 가치가 향상된 도시, 원도심과 신도시가 조화롭게 발전하고 경제가 살아나며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 세계 중심 도시’를 ‘새로운 인천’의 상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이는 송 시장이 전면에 내세웠던 ‘경제수도’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투자 유치’가 민선 5기에 이어 시정의 주요 기조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 당선인은 지난 5일 ‘새로운 인천’을 선언하며 “인천의 주인공은 300만 모든 인천시민이 될 것이며, 단 한 명의 시민도 소외되지 않는 ‘하나의 인천’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4년간 ‘경제수도’와 ‘투자 유치’는 인천시민의 대다수인 서민과 노동자의 삶, 중소기업과는 별개였던 게 사실이다. 물론, 투자 유치를 무조건 반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투자 유치는 지역 발전의 내적 동력과 공공성을 훼손해서는 안 되며,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해야한다.

유 당선인은 의료관광 활성화와 경제자유구역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송도에 2018년까지 병원을 포함한 의료복합단지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영리병원으로 인한 의료 공공성 파괴’ 논란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유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계양의 발전을 위해 계양산 골프장 설립을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역시 논란과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많은 국민이 돈과 성장과 개발 중심의 사회체제를 사람과 안전과 생명 중심의 사회체제로 혁신해 낼 새로운 리더십을 갈망하고 있다. 인천시민의 열망도 다르지 않다. 그 열망을 헤아리고 실현하려할 때 유 당선인이 바라는 ‘하나의 인천’ ‘새로운 인천’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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