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후보 2명ㆍ광역의원 후보 2명 모두 낙선

▲ 정의당 소속 배진교 남동구청장과 조택상 동구청장 후보.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낙선하면서 수도권 최초의 진보구청장이란 타이틀을 내려놓게 됐다. <인천투데이 자료사진>

인천에서 진보 정치의 싹을 틔우려한 정의당의 도전이 실패로 돌아갔다. 현역 기초단체장들은 물론 현역 광역의원들도 재선에 실패했다. 남구와 부평구에서 기초의원 각 한 명씩만 재선에 성공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의 힘으로 당선된 정의당 소속 조택상 동구청장과 배진교 남동구청장은 이번 선거에서 ‘박근혜 마케팅’을 앞세운 새누리당 후보들에게 아깝게 졌다.

배진교(10만 5320표) 남동구청장 후보는 새누리당 장석현(10만 6537표) 후보에게 불과 1217표로 석패했다. 개표 초반부터 아슬아슬한 표 차로 경합을 벌였지만, 표 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구정 능력을 인정받았음에도 소수 정당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의 100% 여론조사 경선에서 이겨 범야권단일후보로 출마한 배 후보는, 남동구에서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가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보다 3745표를 더 얻었음에도, 오히려 1217표 차로 패배했다.

선거 결과에 대해 배진교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6일 “남동 구민과 함께 한 지난 4년은 행복했고 행복한 동행을 준비했습니다만, 저의 부족으로 준비한 여행을 중단 하게 됐다”면서, “4년간 받은 여러분들의 사랑에 어떻게 보답하고, 행복한 동행을 다시 만들어 갈 것인지 여러분들과 함께 준비해 가겠다”고 소감을 올렸다.

역시 범야권단일후보로 출마한 조택상 동구청장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 갈등 후유증으로 힘든 선거를 치렀다. 동구는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강세 지역인 데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에 불만을 품고 탈당한 전용철 전 시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야권 지지표가 분산됐다.

우려대로 새누리당 이흥수 동구청장 당선자가 1만 7076표(47.82%)를 얻은 반면, 조 후보는 1만 4215표(39.81%)를 얻는 데 그쳤다. 두 후보의 표 차는 2861표인데, 무소속 전용철 후보가 얻은 표는 4414표(12.36%)이다. 양자 대결로 치러졌다면, 조 후보에게 유리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정의당 소속 강병수(부평3)ㆍ정수영(남구4) 시의원도 재선에 실패했다. 강 후보는 1만 5107표를 얻어, 1만 8320표를 얻은 새누리당 손철운 후보에게 졌다.

정 후보는 1만 6097표(30.00%)를 얻는 데 그쳐, 새누리당 김금용(2만 7491표, 51.24%)에게 패했다. 김금용 당선자가 선거 출마 전부터 전과기록으로 구설수에 올랐고,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김을태 전 시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9.92%를 얻었지만, 정 후보는 큰 표 차로 졌다.

참신한 정책 부재했고, 범야권연대 힘 발휘 못해

2010년 지방선거 때 야권엔 무기 두 가지가 있었다. 무상급식을 대표로 하는 복지공약과 함께 범야권의 실질적 후보단일화였다. 이는 유권자들에게 상당한 신선함을 줬다.

진보 정당이 처음 들고 나온 이 복지공약은 당시 민주당도 수용했고, 몇 년 뒤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도 여야 후보들이 수용했다. 그 이후 무상급식은 보편화됐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진보정당은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진보 정책을 제시하는 데 미흡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연대를 하면서 후보단일화가 중심이 됐지, 정책연대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다. 언론도 단순한 연대로만 보도했다.

진보 성향의 인천시민사회도 범야권연대 후보를 적극 지원하지 못했는데, 이는 기초 공천제 폐지 논란이 장기화된 데다, 야권연대가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만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반면, 인천시민사회는 대부분 교육감 선거에 결합했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로 민심이 ‘여당 심판론’으로 기울면서 상대적으로 야권이 ‘후보단일화’와 ‘현직 프리미엄’을 믿고 선거를 안일하게 치렀다는 분석도 나왔다. 아울러 남동구와 동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시장 후보와 시의원 후보들과 정의당 기초단체장 후보들의 협력이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의당이나 통합진보당, 노동당, 녹색당 등이 참패하면서 진보 정당은 존립 위기에 놓이게 됐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야권연대가 별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향후 진행될 선거에서 한동안 야권연대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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