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 인천시 동구 송현동에 위치한 박물관은 1960 ~ 70년대의 달동네 모습을 재현한 곳으로 옛 추억과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수도국산은 1909년 인천과 노량진을 잇는 상수도 공사를 벌인 뒤 산꼭대기에 수돗물을 담아두는 배수지를 설치한 약 5만5천 평 규모의 산이다. 한국전쟁 시 피난민들과 60년대 이후 모여든 이주민들 3천여 가구가 이 산 비탈길에 모둠살이를 시작하면서 달동네가 형성됐다.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은 인천의 전형적인 달동네였던 이곳 사람들의 삶의 터전과 생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이곳을 살았던 사람들 뿐 아니라 당시 시대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많은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이 살아왔던 발자취를 잠시나마 찾아볼 수 있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좁은 골목길의 달동네 모습이 나타난다. 빽빽하게 들어선 집들과 빨간 전구 한개만 덩그라니 달린 좁은 공동 화장실, 여기저기 얽혀있는 전기선과 안테나 하나에도 옛날의 정겨움이 묻어난다.

건물 벽과 전봇대마다 붙어있는 간첩신고와 쥐잡기 벽보, 영화포스터가 눈에 띈다. 안으로 더 들어가면 당시의 물 판매소와 담배가게, 가족들이 모여 성냥갑을 만들던 모습, 그리고 동네에 한두 집 있을까 말까했던 텔레비전 앞에서 레스링 김일 선수의 경기를 보는 동네 사람들도 볼 수 있다. 빼곡히 붙어있는 집들이 함께 사용하던 부엌의 모습도 보인다.

특히 20분마다 꺼지는 밝은 조명은 컴컴해진 밤, 가로등 하나에 의지하던 동네의 밤풍경을 맛볼 수 있게 한다.

어두운 동네의 뒤편 골목길에 드리워지는 그림자와 함께 개짓는 소리와  다듬이질 하는 소리, 통행금지를 알리는 신호, 지금은 잊혀진 소리가 됐지만 가슴 한 켠에서 묻어있던 그리움과 정겨움을 내뱉게 한다.

수도가 없어 공동수도에 의존해 수돗물을 받기위해 순서를 기다리는 물통들과 이를 옮기는 아이들의 모습 등 그 당시의 사진들도 함께 볼 수 있는데 솜틀가게, 담배가게 등 동네에 있던 가게를 재현해 놓은 공간에는 당시에 운영하던 가게 주인의 얼굴형상을 그대로 본따 만든 마네킹 인형과 그 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적혀있어 좀 더 사실적이고 생동적인 느낌을 준다.

이 시대를 기억하거나 들어왔던 사람들은 좁은 골목과 집들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맞아 이랬었지’하는 말을 반복하며 옛 기억을 떠올린다. 지금은 다른 곳에 이사를 했지만 50년 동안 이 부근에서 살았다는 한 관람객은 당시 사진을 보면서 ‘이곳은 누구네 집이었으며, 저 곳은 누구네 집이었는지’ 회상하면서 깊은 감회에 젖기도 한다.

부모를 따라온 아이들과 학생들에게는 이러한 달동네 모습은 신기하고도 재미있는 곳이다. 이들을 위해 당시의 교복 입어보기, 주사위 놀이, 연탄 갈아보기, 물지게 들어보기 등의 체험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이와 함께 어른 옷을 줄여 아이 옷을 만들고, 구멍 난 양말을 꿰매고, 깡통 을 유용한 생활용품으로 탈바꿈하던 그 시대의 재활용품을 모아 전시하고 있으며, 당시 살던 사람들과 문학작품에서 나온 달동네에 대한 영상도 상영된다. 

 부족하고 어려웠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사람냄새’가 진하게 나던 우리 옛 시절 삶의 모습은 이젠 대부분 아파트와 높은 건물이 들어서고 바쁜 생활 속에서 사는 우리들에게는 잠시나마 더없는 정감과 잔잔함으로 다가올 것이다.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가는 길은,


동구 청소년 수련관 언덕길에 위치
대중교통 이용시(시내버스)
 -복음병원 하차, 도보 10분

 (일반 2, 3, 10, 12, 41, 46, 62), (좌석 105, 112)
-미림병원 하차, 도보 10분
 (일반 12, 16, 17-1, 41, 62), (좌석 105, 105-1, 112)
지하철 이용시 동인천역 하차
 도보 10분

관람료 : 성인 500원, 청소년 군경, 300원, 어린이 200원
문의 770-6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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