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인천시당이 후보 단일화 등 야권연대에 합의했다.

합의한 주요 골자는 국민여론조사로 동구ㆍ남동구ㆍ연수구청장 단일후보를 정하고, 정의당 현역 시의원의 선거구 두 곳에 새정치민주연합이 공천하지 않는 것이다. 인천시장 후보는 두 정당의 예비후보자가 직접 만나 단일화하기로 했다.

정의당 김성진 인천시당위원장이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인천시장에게 자리를 양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두 정당은 ‘민주ㆍ진보’ 성향의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선택 2014 인천시민넷’과 함께 정책연합을 이뤄내기로 했다.

두 정당은 야권연대를 성사하기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공적으로 인정된 정당이 출마하겠다는 당원이 없는 것도 아닌데, 다른 정당과 연대해 단일후보를 선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야권연대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지도 고민했다.

그러나 두 정당이 각기 후보를 낼 경우 야권 지지표가 분산돼 여당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엄연한 현실이 존재했다. 여론조사로 구청장 단일후보를 정하기로 한 지역 세 곳은 정의당 후보가 경쟁력을 갖춘 곳이다. 동구와 남동구는 정의당의 현직 구청장이 재선에 도전한 곳이다. 이들의 경쟁력을 새정치민주연합도 무시할 순 없었다. 가장 중요한 인천시장 선거가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영향을 끼쳤다. 집권여당을 견제하고 비판하면서 수권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지금 최선은 야권연대라 판단한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후보단일화 외에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정책과 공약, 운동이 필요하다. 후보 단일화로만 끝나면, 야권연대의 의미는 축소된다. 자리 나눠먹기일 뿐이다.

4년 전 야권연대는 선거 결과에서 상당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야권연대로 탄생한 민선5기 인천시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평가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핵심 원인으로 민선5기 인천시가 야권의 공동정부 성격을 갖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당시 송영길 후보가 시민사회와 협약한 정책 88개항 중 이행하지 않은 사항도 적지 않다. 민선5기 기초단체에 대해서는 사실상 평가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두 정당은 이번에도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정책공약을 협약하고 공동선거대책기구를 만들 예정이다. 선거 승패를 아직 알 수 없지만, 이 작업이 의미가 있으려면 공동정부 구성 등을 구체화해야한다. 그것이 야권연대를 함께 책임지는 것이고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