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교육청 어린이 경제캠프 성황리 진행

어려운 경제 개념도 재미있는 놀이로 ‘쏙쏙’



24일 일신초등학교 1학년 6반 교실. 개학도 하지 않았는데 초등학교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로 왁자지껄하다.

아이들은 서넛씩 모둠을 이뤄 저마다 가지각색의 선전물을 만들고 있다. 풍선 장식을 하는 아이, 반짝이를 붙이는 아이, 귀여운 글씨체로 멋을 내는 아이…. 저마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초롱초롱 빛나는 두 눈은 매한가지다.

각 모둠별 준비가 끝났는지 한 모둠씩 칠판 앞에 나와 홍보를 하기 시작한다.
“저희들은 ‘스타 탁구장’입니다. 스트레스를 한번에 날릴 수 있는 탁구경기 하러 스타 탁구장에 놀러오세요.”
“안녕하세요!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휴대폰 고리를 만나보세요. 손수 만든 예쁜 비즈를 파는 ‘비즈나라’입니다.”
탁구장, 비즈공예점, 풍선공예는 물론이고 네일아트에 안마시술소까지 있다.


▲ 자신들이 창업한 매장을 홍보하는 어린이들 ⓒ이영주


홍보 시간이 끝나자 이제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된다. 이 교실 안에서만 통용되는 화폐인 ‘스타’를 두둑이 갖고 있는 교사들이 어슬렁어슬렁 각 매장을 기웃거리고, 아이들은 교사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쪼르르 달려가 적극적인 영업전술을 편다.

“선생님, 피곤하시죠? 역기서 안마 한번 받으시면 피곤이 쫙 풀려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교사는 아이들 손에 이끌려 ‘안마시술소’ 의자에 앉힘을 당하고, 고사리손으로 조물락거리는 안마가 그다지 시원할 리도 없건만, 교사의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이다.

아이들도 자신의 매장이 한가한 틈을 타 다른 친구들이 정성껏 꾸미고 준비한 매장을 찾아 물건을 사기도 하고 탁구 한 경기를 즐기기도 한다.
도대체 일신초등학교 교실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 모습은 북부교육청(교육장 윤낙영)이 올해로 3회째 개최하고 있는 ‘어린이 경제캠프’의 마지막날 풍경이다.
이번 어린이 경제캠프에는 부평구의 초등학교에서 찾아온 어린이 50명이 함께 했다.

‘경제’라고 하면 우선 어렵게만 생각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물물교환에서 화폐가 발생하고 시장이 생기고 부를 축적하고 배분하는 과정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것이 바로 북부교육청 경제캠프의 장점이다.

“돈을 벌고 쓰는 방법도 배우고, 앞으로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 직업의 종류도 배웠어요. 경매도 배웠고요. 정말 재미있는데, 사흘이 너무 짧아요.”

대정초등학교 6학년 김경환 어린이는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생기면 꼭 다시 오고 싶다며, 경제캠프 자랑에 여념이 없다.

이렇듯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경제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한 이들은 북부교육청 초등사회교과연구회 소속 교사들이다. 학교현장에서 어린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교사이다 보니 어린이들의 눈높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들이다. 교사들은 SEC(Small Economy in the Classroom) 프로그램을 적용해 이번 경제캠프 사흘 동안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 안마시술소를 차리고 손님(교사)을 안마해주고 있는 어린이 ⓒ이영주


SEC 프로그램이란 어린이들이 교실 속에서 ‘작은 경제’ 또는 ‘작은 사회’를 실제처럼 경험해 보는 경제 프로그램. 이번 캠프를 통해 참가 어린이들은 각종 경제 현상과 기업 활동을 가상이지만 직접 경험해 보고, 각종 경제지식을 쉽게 이해하게 됐다.

일신초등학교 손경 교사는 “이제 3회째가 되니까, 어느 정도 노하우도 생기고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공부하는지 알 것 같다”며 사회교과 교사들이다 보니 준비하면서 교사들에게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전한다.

이렇듯 어린이도 좋아하고 준비하고 진행하는 교사들도 좋아하는 캠프인 것이 이미 입소문이 나서 올해 캠프는 신청 학생들이 많이 몰렸다고 한다.

이제 겨우 초등학교 4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어린이들이 마치 장난처럼, 놀이처럼 즐긴 사흘간의 캠프는, 돈을 벌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그리고 그렇게 땀 흘려 노력해 번 돈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를 갖는지 아이들에게 소중한 교훈을 남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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