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박심’과 민심은 다를 수 있다
[기자칼럼] ‘박심’과 민심은 다를 수 있다
  • 한만송 기자
  • 승인 2014.03.1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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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준비해온 이학재 국회의원이 지난 9일 유정복 안전행정부 전 장관에게 시장 선거 출마를 양보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 후 현 정부에서 일체의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일찍부터 이번 시장 선거 출마에 뜻을 뒀다. 최근에는 인천시청 광장에서 지지자 수 백 명을 모아놓고 인천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했다. 그에 앞서 지난달에는 저서 ‘달팽이는 제 집을 버리지 않는다’ 출판기념회를 지지자 수 천 명을 초청한 가운데 대규모로 개최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시장 선거 출마 행보를 멈출 때까지 많은 고민을 했으리라. 눈물과 울분을 삼키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지는 못했다.

사실상 전략공천을 받은 유 전 장관은 36세에 임명직 김포군수로 부임한 이래 인천 서구청장과 민선 김포군수, 김포시장을 지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 속에서도 국회의원에 당선돼 내리 3선 의원이 됐다. 김포시민의 지지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홈페이지 도메인을 ‘아이러브김포(ilovegimpo.net)’로 할 정도로 유 전 장관도 김포를 사랑했다. 

유 전 장관은 “김포를 위해 뼈를 묻겠다”고 수차례 약속했다. ‘유정복의 내 사랑 김포 세 번째 이야기 여우와 고슴도치’에선 “김포와의 인연은 나로 하여금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하는 전환점이 되었고 정치인 유정복이 짊어져야할 감사의 짐이며 영혼의 혼불로서 무슨 일을 하든지 김포 사랑으로 승화될 수밖에 없는 숙명이 되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또한 “17대 (총선)에 이어 18대에서는 65%가 넘는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하였을 뿐 아니라 김포시민이 뽑은 선출직 공직자로서는 최초로 장관이 되어 일하는 영광까지 안게 되었다”고 했다.

그런 유 전 장관이 뜬금없이 경기도지사도 아닌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어떤 압력이나 보이지 않는 조정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야권뿐 아니라 새누리당 소속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주장처럼, 인천시민들은 어느 정도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인천에는 인천의 현안을 알고 그 해결 방법을 고민하면서 인천의 비전을 준비해온 인재들이 많다. 그런데 유 전 장관은 거주지조차 이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12일 행사장에서 만난 유 전 장관이 내민 명함을 보고 감탄했다. 역시 정치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함에 이 메일이 눈에 띄었다. ‘creativeincheon@gmail.com’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가로서 행정가로서 여러 경험을 했겠지만, 지방선거 직후 열릴 인천아시안게임을 비롯해 재정 문제 등을 파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은 뻔하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유 전 장관이 필승카드라고 판단한 것 같다. 그러나 유 전 장관의 출마는 ‘송영길 심판’론을 들고 나올 새누리당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른바 ‘박심’ 즉 박 대통령의 뜻이 ‘민심’과 다를 수 있고, 이번 인천시장 선거가 ‘정권 중간 심판’론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