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선거 유력 후보자 인터뷰②] 정의당 김성진 예비후보

정치는 언제나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는다. 새로운 변화의 척도는 정책과 인물이다. 50년 넘게 거대 양당구조가 고착화된 대한민국에서 진보정당은 2002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양당구도에 파열구를 냈다. 그들이 들고 나온 무상급식과 무상의료는 모든 정당이 수용해 현실화되고 있다. 하지만 진보정당은 분열과 낮은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천투데이>은 인천시장 선거 유력 후보자들 중 두 번째로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인 김성진 예비후보를 2월 27일 인터뷰했다. 김 예비후보는 인천에서 노동, 시민운동을 거쳐 진보정당 활동을 하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선 범야권 연대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성사하는 데 한몫했다.

그랬던 김 예비후보가 민선5기 송영길 시정에 대해 “전임 시장 뒤치다꺼리로 고생했지만, 민심은 송 시장에게 등을 돌렸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 1년도 세상을 바꾸는 약속이 아니라 약속을 바꾸는 1년이었다”고 현 정권을 질타했다.

김 예비후보는 신생 정당이나 다름없는 정의당의 처지에선 이번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고, 인천이 그 핵심 전략지역이라고 했다. 또한 인천에서 정의당의 전략 지역은 남동구와 동구, 부평구와 연수구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김 예비후보와 한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박 대통령 1년, 세상을 바꾸는 약속이 아니라 약속을 바꾸는 세상”

▲ 정의당 김성진 인천시장 예비후보
▶ 올해 지방선거의 성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지방자치 부활 이후 지방선거는 ‘정권의 중간심판’ 성격이 강했다. 야권은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오고, 여당은 ‘발전론’을 들고 나왔다. 이학재 의원이 본인이 인천시장이 돼야 대통령이 도와준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이 의원의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본다. 이제 새로운 선거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정치는 함께 꿈을 꾸는 것이고, 선거를 통해 그 꿈을 현실화하는 것이다. 국민 혈세로 토건 개발 사업만 주장하는 사람이나, 대통령 이름만 파는 사람은 진정한 서민의 대변자가 될 수 없다. 정책 대결로 가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다. 내 가족과 인천을 살릴 정책을 내 놓는 후보를 선택해야한다.

▶ 과거와 다르게 언론에서 ‘정권 중간심판론’이 사라졌다. 박근혜 정부 1년을 어떻게 보는가?

= 노회찬 정의당 전 대표가 말한 것처럼, 1년 동안 박 대통령이 이뤄낸 것은 ‘세상을 바꾸는 약속’이 아니라 ‘약속을 바꾸는 세상’이었다. 그럼에도 반성하지 않고, 또 다른 공약만 남발했다. 대국민 담화를 통해 ‘경제 혁신 3년 계획’을 발표했다. 박 정부가 ‘성장률 4%, 고용률 70%, 4만불 시대’란 청사진을 내놓았지만, 국민들은 전임 정권이 내놓은 ‘747’ 공약의 재탕으로밖에 안 본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과의 약속을 제대로 지킨 것이 없다. 인천 공약도 제대로 지킨 것이 없다. 정치인이 국민과의 약속을 이렇게 팽개쳐도 되는 세상이 됐다는 것이 참담하다. 특히 국민통합을 주장했지만, 현 정부야말로 각종 편 가르기 정치만 일삼고 있다.

“전임시장 뒤치다꺼리로 고생했지만, 민심은 송 시장에게 등 돌려”

▶ 송영길 시정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는데?

= 안쓰러운 구석도 꽤 있다. 전임 시장이 벌여 놓은 실정이 너무 커, 쓰레기 처리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재정을 소비한 것은 분명하다. 2010년 정책 88개항을 합의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공동정부를 구성한다고 합의했지만, 그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물론 송영길 시정을 탄생시켰으니, 우리에게도 일정 책임은 있을 수 있다. 바닥 민심이 송 시장에게 상당히 등 돌린 것은 분명하다. 내가 지방선거에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 안상수 전 시장이나 이학재 의원이 인천시 재정위기 문제를 전면에 들고 나왔다. 최근 인천 재정 문제에 대해 한마디 했는데.

= 인천시 재정위기를 초래한 것은 새누리당이다. 이 점은 분명히 해야 한다. 인천 살림을 탕진한 것은 안 전 시장 8년이었다. 안 시장 임기 초와 말을 비교하면 부채가 20배 넘게 증가했다. 송 시장 처지에서는 뒷감당하느라 애를 쓴 것 같지만, 여전히 헤어나지 못했다.

송 시장도 안 전 시장과 마찬가지로 토건사업에 매달렸다. 임기 초에 부채를 정확히 파악해 도시공사의 모라토리엄이라도 선언했어야했다. 빚으로 빚을 막고 있는 형국이다. 차기 인천시장이 누가되든 부채는 발목을 잡을 것이다. 돈 없다고 일도 제대로 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송 시장이 카지노에 목을 매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럽다. 카지노에 외국자본이 들어오는데, 제주도를 잘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인들이 제주도 땅을 그렇게 많이 샀지만, 제주도 시민들의 삶의 질이 좋아지지 않았다. 이명박이 떠들던 ‘낙수효과’와 송 시장이 말하는 ‘투자효과’는 어찌 보면 일맥상통한다. 인천시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세의 지방세 이양 ▶공통적 복지정책 전액 국비 지원 ▶지방소비세율 인상 ▶양도소득세 지방 전환과 환원 ▶보통교부세 합리적 배분 기준 마련 등이 필요하다.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등 육성 필요
자립경제 기반과 평화도시 만들어야

▲ 정의당 김성진 인천시장 예비후보
▶ 진보적 시각에서 인천 경제 활성화 방안은 무엇인가?

= 국내 최초의 경제자유구역에 많은 세금이 투입됐지만, 원도심과 연계되지 않았다. 인천 지역 내 연관성을 찾아 지방정부나 중앙정부가 지원해야했다. 그런 연구와 노력이 부재했다. 인구가 300만이 되는 인천 정도의 도시는 자립경제가 구축돼야한다. 충분한 일자리 등이 있어야한다는 것인데, 전임 시장은 공장이 나간 자리에 아파트만 졌다.

현 시장이 치적으로 말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본사가 서울에 있어 인천에 내는 세금은 얼마 안 된다. 인천 경제도 자립경제체제를 구축해야한다. 공공부문을 강화하고 제3섹터에 해당하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을 양성해 내수 경제 규모를 키워야한다. 인천에도 지역은행을 설립해 인천 기업에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주고, 공공카드 등을 도입해 1% 미만의 수수료율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해야한다.

▶ 인천의 단기ㆍ장기적 과제 세 가지씩을 꼽는다면?

= 단기적 과제는 인천시의 재정위기 극복과 인천의 자립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경제 프레임을 다시 짜는 것이다. 그리고 올 9월에 개최되는 인천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다. 단기적 과제와 연동되는 과제지만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더불어 살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평화도시 인천을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인천은 지속가능한 도시여야 하며,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가 돼야 한다.

▶ 성공적인 인천아시안게임을 위해선 군소 정당보다 여당이나 제1야당에서 시장을 배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 이학재 의원의 출마 선언서를 보면,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인가를 의심했다. 특정인이 돼야 대통령을 움직이고, 예산을 가져온다는 논리가 어떻게 성립되는가? 이 의원이 국회의원을 두 번 하는 동안 인천의 재정문제와 지역 발전을 위해 뭘 했는지 묻고 싶다. 배진교ㆍ조택상 구청장의 사례처럼 군소 정당은 오로지 유권자만 보고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유권자인 시민만 바라보고 시민의 눈높이에서 행정을 한다.

“배진교․조택상 진보정치 롤모델 만들어”
남동구․동구, 부평구․연수구는 전략구

▲ 정의당 김성진 인천시장 예비후보
▶ 수도권 최초의 진보 구정을 4년 동안 펼쳐왔다. 정의당 소속 배진교 남동구청장과 조택상 동구청장의 지난 4년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 정의당 소속이어서가 아니라, 배진교ㆍ조택상 구정은 ‘참 잘 했어요’ 도장을 몇 개라도 찍어주고 싶다. 남동구의 경우 인천 최대 규모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했고, 인천 최초로 65세 이상 어르신 동네 병ㆍ의원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했다. 관내에 구립 어린이집을 10개 개원했다.

수도권에서 이런 자치구가 어디 있나. 주민참여예산은 전국의 모범이 됐다. 동구를 보자. 20년 동안 기존 양당이 방치한 송림동 지하상가를 송림아뜨레길로 만들어 외국 언론까지 주목하게 만들었다. 인천의 대표적 쪽방촌인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은 원주민이 모두 정착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화수부두는 친환경 친수공간이 조성되고 수산물 직매장이 열렸다. 진보구청장만이 할 수 있는 사업이었다.

▶ 인천에서 정의당의 전략지역은 어디인가?

= 우선 배진교ㆍ조택상 구청장이 있는 남동구와 동구다. 여기에 10년 넘게 꾸준히 활동해온 부평구와 연수구가 전략지역이다. 김응호ㆍ이혁재 후보가 출마해 기득권이 점철된 양당을 심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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