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천지역모임, 개학 반대 기자회견

▲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천지역모임이 2월 27일 인천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진행한 개학 반대 기자회견 참가 청소년들이 기자회견 후 시교육청 정문에 ‘내 방학 OO 때문에 안녕하지 못하다’ ‘쉬고 싶다’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천지역모임이 2월 27일 오전 11시 인천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개학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인천의 청소년들은 방학기간 보충수업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동의한다’는 란에 체크하고 듣기 싫은 수업을 꾸역꾸역 들어야한다”며 “방학 한 달 동안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고 실제로 주어지는 방학은 1주일뿐인데 이게 정말 방학인가? 청소년들은 고된 학습에서 벗어나 충분한 휴식을 누릴 수 있어야한다. 제대로 된 방학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함이로(인천정보산업고 3년)군은 “2009년 중학교 입학 시절 일제고사를 준비한다는 이유로 방과후학교(일명 보충수업)를 강제로 전교생이 매일 들어야했고, 여름방학은 2주를 반납해야했다”며 “중학교 3학년이 됐을 때는 쪽지시험을 봐서 통과하지 못하면 밤늦게까지 남아야했고, 학년부장 선생님은 틈만 나면 몽둥이를 휘둘렀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이런 현상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며 “학생들을 경쟁시키는 학교의 무한 채찍질 강도는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이런 경쟁이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다. 학생들은 괴로워하고 있다. 제발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윤재균 선학초 교사는 “학생들에게 방학을 빼앗는 것은 교육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청소년들이 ‘학교를 졸업하면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학생들이 충분히 쉴 수 있는 방학을 보장해야한다”고 지지 발언을 했다.

기자회견 후 참가자들은 항의의 뜻으로 ‘내 방학 OO 때문에 안녕하지 못하다’ ‘쉬고 싶다’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시교육청 정문에 붙이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방학 보충수업 불참한다고 했더니, 개그맨 시험이나 보라고요?”
[인터뷰] 황채연(삼산고 3학년)양

 
“선생님께 이번 겨울방학 방과후학교(일명 보충수업)에 불참하겠다고 했더니, ‘너 그런 식으로 살지 마라’ ‘너 그렇게 공부 안 할 거면, 할 게 없으니 개그맨 시험이나 봐라’라고 했습니다. 마치 보충수업을 듣지 않으면 제 인생이 망할 것이라는 식의 얘기를 들어야했던 것입니다. 인천에는 2년 전 학습 선택권 조례(정규교육과정 외 학습 선택권 보장을 위한 조례)가 생겨 선택권을 보장 받을 수 있는데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제 친구는 선택권을 전혀 보장받지 못한 채 방학 내내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강제로 학교에 있어야 했어요. 그런데 보충수업이 끝나고 남은 이틀의 방학에도 자율학습을 한다는 명목으로 학교를 나오게 해 결국 방학은 하루도 남지 않게 됐어요”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천지역모임이 시교육청 앞에서 진행한 ‘개학 반대’ 기자회견에 참가한 황채연(삼산고 3년ㆍ사진)양은 울분을 토했다.

황양은 “이렇게 학교에 강제로 붙잡아놓으면 공부에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며 “방학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공부나 체험도 하고 충전하라고 보장해주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황양은 학생들이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해 이어지는 다음 학기에 큰 피로감을 느껴 오히려 학업능률에 지장을 받을 것이고, 선생님들도 다음 학기 수업 준비에 큰 방해를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학생이나 선생님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큰 피해를 줄 보충수업을 왜 강제로 시키지 못해 안달이 났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이렇게 호소했다.

“학생들의 휴식권과 수업 선택권을 보장해주지 않는 학교의 입장이 무엇인지 들어보고 싶어요. 시교육청은 학습 선택권 조례가 잘 지켜지고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아요. 도대체 우리를 쉬게 내버려두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학생들의 휴식권과 학습 선택권을 제발 보장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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