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선생의 담벼락 글쓰기⑱

견학기록문 쓰기


아이들 방학 숙제로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견학기록문 쓰기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 등 다양한 곳을 찾는다. 이렇게 다양한 전시관을 한번에 가기란 여의치 않기 때문에 꽤 여러 날을 계획하고 출발해야 한다.

그러나 서울대학교에 가면 다양한 전시관을 한번에 둘러볼 수 있다. 담벼락 아이들의 서울대학교 방문기를 살짝 엿본다.


유물관 둘러보기



“여기는 선사시대부터 여러 가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야. 우리 선사시대 수업했던 것 기억나지?”
“선사시대는 너무 잘 안다니까요”
“사람이 진화되는 모습이 있네”
“야!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다. 바로 너라니까” “웃기시네, 너는 크로마뇽인이야”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보다는 발전한 게 크로마뇽인인 걸”

“구석기시대 사람들이 어디에 살았더라?”
“동굴에 살았잖아요. 그러다 농사가 시작되면서 움집을 짓고 살기 시작했구요”
“우리 암사동 갔던 것 기억나니? 암사동 선사유적지가 어떻게 발견되었다고 했지?”
“그것도 기억 못할까 봐요? 한강에 홍수가 나서 물이 넘쳐나면서 땅 속에 묻혀 있던 움집이 드러나기 시작한 거잖아요” “사람들이 매일 선사유적지를 밟고 다니면서도 몰랐던 게 정말 신기해요”

“어머! 저기 빗살무늬토기다” “우리가 만들었던 것보다 무지 크네요” “우리는 저렇게 크게 만들기는 어려웠잖아” “그 때 가마기술이 발전하지 못해서 그릇이 조금씩 갈라졌기 때문에 빗살무늬 모양을 냈던 거죠?”
“그래. 잘 기억하네”
“당연하죠. 우리 것도 조금씩 갈라졌잖아요”

“와! 갈돌과 갈판이다” “선생님, 저게 곡식을 갈던 것이죠?”
“그래, 농업박물관에서 본 것 기억나지?”
“농업박물관에서 본 움집은 정말 작았는데…”
“어! 저건 반달돌칼이네요. 박물관들에 있는 유물들이 다 비슷하네요. 그 시대를 대표하는 유물이 다 비슷하니까…” “그래도 어린이 박물관이 제일 재미있다. 그냥 줄서서 보는 유물보다는 직접 만져보고 그걸 가지고 놀 수 있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신라시대 유물이네요. 전 신라시대 유물을 보면 너무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백성들은 힘들게 사는데 귀족들만 그렇게 치장하고 살았던 게 너무 싫어요”
“그래. 계급이 생겨나면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과 편하게 사는 사람이 나뉜다는 것은 너무 불공평하지”
“전 원시시대로 돌아가고 싶어요. 다들 평등하게 사는…” “그럼 너 동물 가죽만 걸치고 동굴에서 살아라” “그건 싫은데…”


대한제국 사진전


선사시대 공부를 했던 아이들이라 유물을 보는데 자기들끼리 할 말이 더 많은가 보다. 2층에는 대한제국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일상적으로 있는 것은 아니고 8월 한 달만 열리는 사진전이라 한다. 담벼락 아이들이 운이 좋았다.

“이 곳에서는 조용히 관람해 주시고 절대 사진을 만지지 말아주세요”
안내원의 이야기를 듣고 사진전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어머! 고종황제가 이렇게 생겼어요?” “키가 너무 작아요”
“우리 민족은 서양인들처럼 키가 큰 민족은 아니었지”
“얼마 전에 느낌표를 봤는데요, 일본인들이 우리 민족한테 한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나요” “우리 독립운동가들을 잔인하게 고문하고, 죽으면 염산을 뿌려 통에 담았대요. 그거 보다가 울었다니까요” “그런데도 반성하지 않고 고이즈미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은 참을 수 없어요. 왜 반성을 안 하나 몰라. 우리가 혼내줘요” “덕혜옹주 정말 예뻐요” “덕혜옹주는 눈이 참 크네요. 고종황제는 눈이 작은데…” “어머! 덕혜옹주가 강제로 일본인과 결혼했대요. 일본인들은 왜 우리 왕자, 공주들을 자기네 나라 사람들하고 결혼시킨 거죠?”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말살시키려고 그런 거지. 우리 왕족과 일본인을 결혼시킴으로써 영원히 우리 민족을 지배하려는 음모지”
“그런데 결국엔 이혼했네요.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겠어요. 그래도 이혼해서 정말 다행이에요. 일본인 밑에서 차별받는 것 보다 낫잖아요. 잘 됐어요” “이 사진은 고종황제 장례식 사진이네요” “우리 백성들이 이렇게 많이 왔네요” “그럼 뭐하니? 우리 왕의 장례도 일본인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일본식으로 치른 것 봐” “고종황제는 죽어서도 억울했을 것 같아요”



선시시대 유물을 관람하기 좋은 곳

과학체험하기 좋은 곳

농업박물관, 중앙박물관 어린이 박물관, 암사동 선사유적지

국립서울과학관, 서울특별시 과학전시관, 남산학습관



* 박지수(29세) 선생은 일신동에 있는 아름드리어린이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아있는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늘 아이들에게 배우는 게 더 많다고 합니다.

아름드리어린이도서관 · 528-7845



아이들 글마당


서울대학교에 다녀와서

부개초 5 고솔미


8월 19일 토요일, 연세안경 앞에 모였다. 서울대학교를 견학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나는 버스를 타고 가면서 서울대학교가 어떻게 생겼을지, 또 얼마나 큰지 궁금했다.

우리는 제일 먼저 서울대학교 안에 있는 유물관에 들어가 보았다. 유물관에는 선사시대부터 청동기까지 유물이 우리가 알기 쉽게 전시되어 있었다. 예전에 글쓰기 수업에서 친구들과 만들어 본 신석기시대 빗살무늬 토기가 있었다. 반달돌칼도 보고 갈돌과 갈판도 보았다. 조상들은 농사를 짓는 것도 밥을 먹는 것도 무척 불편했을 것 같다. 

2층에 올라가 대학제국 사진전을 보았다. 고종황제나 영친왕, 덕혜옹주의 얼굴을 처음으로 보니 신기하기만 했다. 덕혜옹주는 정말 예쁜 것 같다. 고종황제가 돌아가시고 장례를 치르는 사진도 보았는데 우리나라 왕이 죽었는데도 우리가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일본인들이 일본식으로 장례를 치른 게 정말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을 먹고 잠시 쉰 다음 버스를 타고 5분 거리인 과학특별전시관으로 출발했다. 계단을 올라가서 천문대에 갔는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여러 별자리 모형이 있었다. 고개를 넣고 들여다보니 꼭 밤에 별을 보는 것 같았다. 작년 겨울에 잠깐 바깥에 나갔다가 우연히 오리온 자리를 보았는데 실제로 겨울철 별자리를 확인해 보니 정말 오리온이 있었다.

곤충전시관을 가려고 걸어가는데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서 우리 오빠의 모자가 암벽등반 지붕으로 날아가 버렸다. 오빠는 나무막대로 쳐서 모자를 잡았다. 정말 다행이었다. 곤충전시관에 도착해서 일본왕개미를 보았다. 일본왕개미는 세상에서 제일 큰 개미라고 한다.

그 다음 과학발명관을 보았다. 내가 보았던 것 중에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 발명품이 있는데, 가위를 두개 겹쳐서 만든 ‘김가위’였다. 이 가위를 쓰면 한번에 두개를 자를 수 있고 사진도 한꺼번에 두 번을 자를 수 있었다. 너무 편리할 것 같다. 이 사람은 정말 생각을 잘한 것 같다.

2시가 되면 물체험놀이터에 들어가 놀 수가 있어서 기다리는 동안 한 발 뛰기를 하면서 재미있게 놀았다. 나중에 10발이 되어서는 술래가 원하는 대로 해야 하는데 한 발로 신문보기를 했다.

드디어 2시가 되어서 물놀이터에 들어갔다. 내가 제일 재미있었던 것은 물피아노였다. 소리에 따라 분수 높이가 달라지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물다람쥐도 하고 물총도 쏘았다.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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