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효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집먼지진드기는 사람의 몸에서 떨어지는 비듬을 먹고 살기 때문에 특히 실내에서 중요한 항원이 된다. 집먼지진드기의 사체 혹은 배설물이 침대, 카펫, 천으로 된 소파 등에 있다가 사람의 피부나 호흡기로 들어가면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집먼지진드기에 대한 아토피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알레르기 비염, 천식, 그리고 아토피 피부염 등의 알레르기 질환이 모두 생길 수 있다. 특히 어린아이에게 처음에는 아토피 피부염이 생겼다가 다음으로 비염이 생기고, 그 이후 천식이 생기는 식으로 알레르기 질환이 순차적으로 발생하는 이른바 ‘알레르기 행진’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알레르기 행진을 예방하기 위해 특히 소아 환자에게서 알레르기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에서 알레르기 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 항원은 집먼지진드기이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 중 약 80% 이상이 집먼지진드기에 대해 양성 반응을 보인다는 보고도 있다. 집먼지진드기로 인해 어린아이들에게 생길 수 있는 알레르기 질환은 크게 알레르기 비염, 결막염, 천식, 아토피 피부염 등이 있다.

그 중 알레르기 비염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질병관리본부의 통계를 보면, 2010년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약 44%, 중학교 1학년 학생의 약 43%가 알레르기 비염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열 명 중 네 명 이상이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다는 뜻이다. 천식의 경우도 꾸준히 10%대를 유지하고 있고, 아토피 피부염 역시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집먼지진드기가 주로 서식하는 침구류나 카펫 등을 뜨거운 물로 세탁하거나 강한 햇빛에 3시간 이상 말리고, 제습기 등을 사용해 실내 상대습도를 50% 이하로 낮추어 집먼지진드기가 살지 못하게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베개와 매트리스 커버를 집먼지진드기 비투과성 커버로 바꾸어주는 것은 아이가 밤에 자면서 베개 등 침구에서 집먼지진드기에 대한 노출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다.

가능하다면 카펫이나 커튼, 봉제인형 등 천으로 된 것을 없애는 것도 방법일 수 있고, 헤파(HEPA) 필터가 장착된 진공청소기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을 한 가지만 사용해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여러 가지 방법을 병행해야 비로소 효과를 볼 수 있다.

어린 자녀들에게 알레르기 질환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많은 부모들은 ‘이 질환을 평생 가지고 살아야 하는 것인지, 걱정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증상이 소실되거나 약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벌써부터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 합병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가 있으므로 집먼지진드기에 대한 회피 요법이나 치료를 열심히 해야 한다.

그리고 부모들이 가장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완치가 가능한지’인데, 특히 집먼지진드기의 경우는 면역치료라고 해서 항원에 대한 반응성을 감소시켜주는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면역치료는 현재까지 알레르기 질환의 완치를 목표로 하는 유일한 치료법이지만, 치료기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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