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생 이틀 지났지만 목격자 없어 수사 난항

하역을 마치고 인천 북항 SK돌핀(dolphin)에 접안해있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저장탱크에서 30대 외국인노동자가 지난 4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운반선 항해사가 이날 오전 5시 40분께 발견해 인천해양경찰서에 신고했다.

해당 선박은 우림해운 소속 5000톤급이다. 우림해운은 3일 울산항에서 리포메이트(reformate)와 알킬레이트(alkylate)를 싣고 인천 북항 SK돌핀에 접안해 당일 밤 11시 40분께 하역작업을 마쳤다.

우림해운이 싣고 온 석유화학제품은 SK인천석유화학 정유공장에서 사용하는 것들이다. 해당 선박은 제품을 하역한 후 다음날 오전 출항할 예정이었다.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인천해경은 목격자가 없어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 또 해당 선박과 선장은 다음 해운 일정이 있어 신고 후 출항한 상태라 수사에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선박 저장탱크에서 숨진 채 발견된 외국인노동자가 미얀마 국적의 산파라테(남 1980년생)씨라는 것 외에는 아직 알려진 게 없다. 시신은 서구 성민병원에 안치돼있다.

인천해경은 “당일 저장탱크 내 가스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하고 있는데,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가족관계가 어떻게 되고 유가족이 어디에 있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 뒤 “당일 당직을 섰던 항해사가 발견해 신고했는데, 발견 당시 평상복 차림이었다. 단순과실에 의한 것인지, 작업수칙을 준수했는지, 환기가 제대로 됐는지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우림해운 관계자는 “별도의 작업지시는 없었다. 하역을 마치면 가스가 남아 있어 아무도 안 들어간다. 그리고 하역을 마치면 다음 화물을 싣기 위해 탱크 내 잔존물을 치우긴 하는데, 장비를 동원해 치우지 사람이 들어가진 않는다. 장비로 잔존물을 모두 치우면, 저장탱크 내 가스 테스트를 한다. 그래서 우리도 거기에 왜 들어갔는지 파악 중이다. 해당 선박이 8일 다시 인천에 입항하는데, 그 때 선장과 같이 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망한 외국인노동자가 언제부터 고용돼있었고, 이 일을 얼마나 했는지도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인천해경은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에 제법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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