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청소년 소록도 자원봉사활동

안미숙·사)전국지역아동센터공부방협의회 인천지부 대표


사)전국지역아동센터공부방협의회 인천지부와 사)청소년인권복지센터 ‘내일’ 공동주관으로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 소록도 자원봉사활동에 인천지역 중·고등학생 55명과 자원교사 20명이 참여했다.

소록도 자원봉사활동은 청소년들이 진정한 자원봉사의 의미를 실천해보고, 가슴아픈 역사를 안고 소록도에 살고 있는 한센인들의 삶을 마음으로 느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감수성이 가장 커지는 청소년 시기에 나누는 삶을 경험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었다.
 
소록도는 전남 고흥반도 남쪽 끝에 자리 잡은 섬으로 뭍과는 배로 고작 5분 거리다. 거리는 짧지만 물살이 거세 헤엄쳐 건널 수 없다. 우리들의 숙소는 동생리 동성교회였으며, 자그마한 교회는 바로 앞으로 훤하게 트인 바다가 보이는 낮은 산 중턱에 있었다.



우리는 먼저 소록도의 역사, 소록도와 한센인들의 기구한 인연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소록도와 한센인들의 인연이 시작된 것은 1916년. 일제는 전국 곳곳을 배회하는 한센병 환자들을 한곳에 강제 수용할 방침을 정하고 대상지를 물색했다. 1916년 5월 17일 문을 연 도립 소록도 자혜병원에 환자 100여명이 강제 송치되면서 90년에 걸친 한센인들과 소록도의 기나긴 인연이 시작됐다. 그후 소록도 한센인들의 삶은 순탄하지 못했다. 1935년 일제는 ‘조선나예방령’을 도입해 전국의 한센병 환자를 소록도에 격리시킨 후 강제 노역, 단종수술(정관수술), 생체실험 등을 자행했다.

한때 6천명을 넘었던 주민들은 1963년 한센인 강제 수용제도가 폐지된 후 전국 각지의 89개 정착촌으로 뿔뿔이 흩어져 지금 소록도에는 660여명만이 남았다. 고령화된 환자들이 전국에서 1년에 70~80명 가량 세상을 뜨고 있다.

이들의 마지막 바람은 사회의 편견 속에서 궁핍한 삶을 이어가는 한센인들에 대한 생활비 보조, 정부와 사회가 그동안 벌인 인권침해에 대한 피해보상 규정을 담은 가칭 ‘한센인 특별법’ 제정이다. 자신들이 받은 예전과 같은 피해가 다시 생기지 않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도착 이튿날 모둠을 지어 가정방문을 했다. 한센병에 의해 눈이 움푹 들어가고 손발을 못쓰는 할머니 할아버지 방을 청소해주고, 손톱을 깍아주고, 성경책을 읽어주기도 했다. 다음날 두 번째 방문에는 준비한 떡과 음료수를 가져다주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부식거리가 나오지만 과일 등 입맛에 맞는 것을 받기가 어려운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아주 좋아했다. 녹동항으로 나가 다른 것을 사먹고 싶기도 하지만 녹동항 주민들이 팔지를 않는다고 한다. 한센병이 사회적인 병이 되고 만 가슴아픈 현실이었다.

참 짧은 3박4일이었지만 아이들마다 보고 느낀 것이 있었다. ‘지금까지 했던 자원봉사보다 훨씬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무엇이든 제대로 알고 배워야겠다’ ‘내가 방문한 할머니께서 내년에도 살아계셨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변했다. 이런 마음을 끝까지 믿고 키워주고 관계를 만들어주고 싶다. 이번에 참여했던 아이들과 함께 내년에도 소록도에 같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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