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알차게 보내기 <세번째>

2006년 여름방학, 현장 교사들이 추천하는 청소년 권장도서


여름방학은 학기 중에 하지 못했던 경험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기간이기도 하지만, 수업과 과제 때문에 뒷전으로 밀려났던 독서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독서는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세계 문물을 접할 수 있게 하고, 현실에서는 도무지 일어날 수 없는 상상의 세계를 종횡무진 돌아다닐 수도 있게 한다. 또 우물 안 개구리로 나와 가족, 학교밖에 모르던 좁은 시야를 탁 틔워 세상과 타인을 바라보는 넓고 따뜻한 시선을 갖게 하기도 한다.

여기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이하 책따세) 모임에서 2006년 여름방학을 맞아 발표한 추천도서 중 일부를 소개한다. 책따세는 교육현장에서 청소년들과 직접 부딪히며 독서지도를 하고 있는 사서교사·국어교사들의 모임이다. 이번 추천도서는 교사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 독서에 관심 있는 일반인의 의견까지 수렴해 만들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추천도서 목록을 참고해 자녀가 관심을 가지는 분야부터 여름방학 독서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2006년 여름,  책·따·세 가 청소년에게 권하는 책 목록 (분야별)


♣ 인문·사회 13 종

·가로세로 세계사 1 - 발칸반도,강인한 민족들의 땅 이원복 지음 / 김영사 (중3부터)
·가보기 전엔 죽지마라 이시다 유스케 지음 / 홍익출판사 (중3부터)
·길에서 만난 세상 국가인권위원회 기획 / 박영희·오수연·전성태 지음 / 우리교육 (중3부터)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 박석무 지음 / 한길사 (고1부터)
·새벽을 여는 사람들 김은성·노유미 지음 / 뿌리와이파리 (고1부터)
·생각하며 읽는 과학 교양 헬렌 본첼 엮음 / 레오 G 린더 외 지음 / 작은거름  (중1부터)
·생각하며 읽는 문화 교양 헬렌 본첼 엮음 / 레오 G 린더 외 지음 / 작은거름  (중1부터)
·앨버트로스의 똥으로 만든 나라 후루타 야스시 지음 / 서해문집 (중2부터)
·천자문뎐 한정주 지음 / 포럼 (중3부터)
·철학 역사를 만나다 안광복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고1부터)
·청소년을 위한 경제의 역사 니콜라우스 피퍼 지음 / 알요샤 블라우 그림 / 비룡소 (중3부터)
·청소년을 위한 이야기 정치학 페르난도 사바테르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고1부터)
·풀들의 전략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 미카미 오사무 그림 / 도솔 (중2부터)
·한국사로 읽는 성공한 개혁, 실패한 개혁 이덕일 지음 / 마리서사 (고2부터)


♣ 문학 11종

·17세 이근미 지음 / 동아일보사 (중3부터) 
·길 위의 책 강미 지음 / 푸른책들 (고1부터)
·두 친구 이야기 안케 드브리스 지음 / 양철북  (중2부터)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상대 엮음 / 신월중학교 김학준 외 지음 / 아침이슬 (중2부터)
·문학의 숲을 거닐다 장영희 지음 / 샘터 (고2부터)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 라헐 판 코에이 지음 / 사계절 (중2부터)
·씁쓸한 초콜릿 미리암 프레슬러 지음 / 낭기열라 (중2부터)
·아름다운 날들 성석제 지음 / 강 (고1부터)
·엄마가 사라졌다 수 코벳 지음 / 생각과느낌 (중1부터)
·큰발 중국 아가씨 렌세이 나미오카 지음 / 달리 (중1부터)
·한 뙈기의 땅 엘리자베스 레어드 지음 / 밝은세상 (중2부터)


♣ 과학·예술 7종

·걸리버 지식 탐험기 조나단 스위프트 원작 / 이인식 지음 / 랜덤하우스중앙 (중3부터)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 박경화 지음 / 북센스 (중1부터)
·에코 토이, 지구를 인터뷰하다 리오넬 오귀스트·올리비에 프뤼쇼·토마 가이 지음 / 효형출판 (고1부터)
·우리 과학의 수수께끼 신동원 엮음 / 한겨레출판 (고1부터)
·청소년을 위한 명화 감상의 길잡이 오카베 마사유키 지음 / 이른아침  (고2부터)
·판소리야 놀자 이경재 지음 / 윤정주 그림 / 창비 (중2부터)
·피타고라스 구출 작전 김성수 지음 / 주니어김영사 (중1부터)


추천의 글    - 17세 -    이근미 지음 / 동아일보사

17세인 딸이 “저, 가출합니다”를 남기고 집을 나갔습니다. 우연일까요? 엄마도 딸과 같은 나이에 가출했던 적이 있었지요. 엄마는 중학교 때 공부를 잘했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인문계 진학이 어려워지자 실업고를 가기 싫어서 가출했습니다. 엄마는 집나간 딸을 찾으러 다니는 대신 딸이 언젠가 만들어 준 인터넷 ID로 딸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엄마가 집을 나가서 섬유회사에 들어가 살았던 10대 후반의 이야기를 말입니다. 엄마는 딸이 자신이 보낸 메일을 열어본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그랬듯 딸도 자신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살 거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지요. 이 일을 계기로 엄마와 딸은 비로소 진정한 소통을 나눕니다.

오늘날 우리는 학벌을 중요시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야하며 그 이후에는 대학을 나와야 정상적인 삶을 사는 거라고 인식합니다. 그러나 이 소설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거의 실업고를 나왔거나 어떤 이유로 학교를 떠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실패한 인생을 살고 있지 않습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살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 책은 실업고를 다니거나 어떤 이유로 학교를 자퇴해서 학교 밖에서 살고 있는 친구들에게 위로가 될 듯합니다.

“얘들아, 공부 좀 못한다고, 실업고를 다닌다고, 학교를 떠났다고 곧 실패한 인생은 아니란다, 네가 지금 처한 곳에서 자신을 아끼고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으로도 삶은 아름다울 수 있을 거야.”


김혜경·서울 휘문중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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