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록 시인, 인천인문학콘서트 강연

▲ 이정록 시인
사단법인 인천사람과문화(이사장 신현수)가 주최하는 ‘밥이 되고 꿈이 되는 2013 인천 인문학 콘서트’ 7강이 지난 10일 부평이노카페에서 열렸다. 강사로 나선 이정록 시인은 청중과 함께 동시를 낭송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채찍 휘두르라고/ 말 엉덩이가 포동포동한 게 아니다// 번쩍 잡아채라고/ 토끼 귀가 쫑긋 한 게 아니다// 아니다/ 꿀밤 맞으려고/ 내 머리가 단단한 게 아니다’

그의 동시 ‘아니다’는, 그가 군대 생활을 하던 시절 참가한 웅변대회 원고의 일부였다고 한다. ‘구타 근절’이라는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채찍에 맞으려고 말 엉덩이가 포동포동한 것이 아닙니다’라는 문장을 썼는데, 이게 동시가 된 것이다.

그는 어떤 이야기를 통해 생각할 수 있는 틈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화살표’를 예로 들었다.

“화살표의 이름을 ‘새(鳥)표’로 바꾸자는 운동을 하고 있다. 과녁을 향해 쏘는 화살은 생명을 해치기 위해 쏘는 것이다. 이것을 비상하는 ‘새’로 바꾸자는 것이다.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겠지만, 이 주장을 통해 생각의 틈이 생긴다. 하늘을 나는 새의 아름다운 모습을 상상할 수도 있고 폭력과 죽음, 생명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이 오가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나 어른들에게나 뿌듯한 공간이 형성되지 않을까? 그러면 그곳이 바로 평화적인 공간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천안고등학교 한문 교사이기도 한 이 시인은 이어서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를 상상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재료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이라고 했다. 일상적인 인사를 받으면서도 칭찬하는 이웃집 아저씨의 마음처럼 아이들이 다양한 생각을 펼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홍익인간(弘益人間)의 뜻을 ‘나 하나 창피해도 여러 사람이 즐거울 수 있다면’이라고 엉뚱하게 해석하고 싶다”며 “우리 모두 홍익인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 인문학 콘서트는 11월 14일 올해 마지막 강의에 ‘글로별 경제 매트릭스’의 저자 임형록 한양대학교 교수를 초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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