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인천내항 재개발 집중진단 2. 인천항만 역사와 현황(상)

인천항이 인천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시설이라는 데는 주민과 항만업계 모두 큰 이견이 없다.

인천항만연수원과 인하대학교 물류대학원, 인천대학교 무역학부 등이 2010년 5월 발표한 ‘인천항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내항 재개발 정책제안 연구용역 최종 보고’를 보면, 당시 연구기관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548명) 중 90.5%(항만노동자 92.4%, 주민 87.6%)가 ‘인천 내항이 인천경제에 중요한 시설’이라고 응답했다. 인천 내항 재개발을 둘러싼 지역사회 내 갈등과 달리, 인천항이 인천경제에 미치는 중요성을 모두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인천항은 올해로 개항 130주년을 맞이했다. 인천항은 크게 위로부터 북항, 내항, 연안항(연안연객터미널과 돌핀), 남항, 국제여객터미널(공사 중ㆍ2014년 6월 1단계 개장 예정), 신항(건설 중ㆍ2014년 말 1-1단계 개장 예정), 인천LNG인수기지 등으로 구성돼있다.

각 항만마다 역할과 기능이 다르고, 접안할 수 있는 배도 다르다. 130년 전 제물포항이 개항했을 때만해도 내항은 없었으며, 월미도는 섬이었다. 북항의 경우도 2007년 새롭게 개장했다.

<인천투데이>은 인천 내항 재개발 논란을 짚어보기 위해 각 항만의 역사와 역할, 기능, 물동량 등을 토대로 각 항만이 인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아시아 최대 정온수역 인천 내항

 
인천항은 1883년(조선 고종 20년) 제물포항이 개항하면서 그 역사를 시작했다. 1902년 우리나라 최초로 121명이 인천항을 출발해 해외이민을 떠났으며, 1903년 우리나라 최초로 팔미도 등대가 준공됐다.

어항 수준에 불과했던 인천항은 1918년 제1도크가 준공되면서 비로소 항만 모습을 갖추게 된다. 그 뒤 1966년부터 8년간 선석과 갑문을 포함한 항만 건설공사가 진행돼 1974년 갑문을 갖춘 인천항이 탄생했다.

인천항으로 불린 내항은, 1974년 4부두(현재 컨테이너부두ㆍ한국지엠 KD센터 위치)가 준공됐고, 1982년 제7부두(인천역에서 월미도 가는 길 왼쪽)와 양곡 전용 싸이로 준공, 1985년 1부두와 8부두 준공, 1990년 5만톤급 갑문 증설, 1995년 제6부두 준공으로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내항은 조수간만의 차(최대 10m)가 심해 갑문을 설치했다. 조수간만의 차로 인해 갑문을 설치하지 않으면 배가 부두에 접안할 수 없어서다. 갑문 설치로 내항은 아시아 최대 정온수역이 됐다. 연중 수심이 일정해 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화물의 안전한 하역(=화물을 적재하거나 내리는 일)이 가능해졌고, 기상 악화 시 관공서함은 물론 군함도 피항지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인천 내항은 아시아에서 제일 큰 곡물하역장이 있어 식량안보와도 직결된다.

내항은 부두 길이 1만 388m, 선석 48개로 돼있으며 2000톤에서 5만 톤급 배가 접안할 수 있다. 벌크화물은 4018만 6000톤을 하역할 수 있고, 컨테이너는 24만TEU(1TEU=20ft 컨테이너 1개)하역이 가능하다. 장치장 면적은 벌크화물이 882㎡이고, 컨테이너는 211㎡다.

2012년 기준 내항의 벌크화물 물동량(수출입ㆍ환적ㆍ연안(=국내운송) 화물 포함)은 2295만 7634톤이고, 주된 화물은 철강, 양곡, 자동차와 부품, 잡화 등이다. 2013년 상반기 벌크화물 물동량은 1089만 5173톤을 기록했다.

2012년 내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34만 4243TEU이고, 2013년 상반기 컨테이너 물동량은 18만 5755TEU를 기록했다.

인천을 대표하는 컨테이너 전용 부두, 남항

남항은 현재 인천항을 대표하는 컨테이너 전용 부두이자 돌핀(=부두에서 바다로 떨어진 곳에 설치된 선석)으로 활용되고 있다. 남항 남쪽에는 2014년 6월 1단계 개장을 목표로 국제여객터미널 건립 공사가 진행 중이다.

1998년 12월 컨테이너(대한통운)부두 2개 선석이 들어섰고, 2004년 잡화(영진공사)부두 1개 선석이 들어섰다. 2004년에 ICT(=인천 컨테이너 터미널)부두 1단계 1개 선석이 개장했고, 2008년에는 2단계 1개 선석이 추가로 개장했다.

2005년 SICT(=선광 인천 컨테이너 터미널)부두 2개 선석이 들어서고, 2009년 E1CT(=E1컨테이너 터미널) 1개 선석이 개장한 뒤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남항은 컨테이너부두 외에도 시멘트와 석탄 전용 돌핀과 모래부두가 있다. 남항의 컨테이너 하역능력은 88만TEU이며, 4만톤급 배까지 접안할 수 있다. 벌크화물(주로 시멘트ㆍ모래ㆍ석탄) 하역능력은 3538만 9000톤이다. 벌크화물 장치장 면적은 10만 9000㎡이고, 컨테이너 장치장은 61만 1000㎡다.

2012년 물동량이 1700만TEU가 넘은 부산항에 비하면 턱없는 물동량이지만, 인천항은 올해 개항 후 처음으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200만TEU를 돌파할 예정이다. 이는 대부분 남항에서 이뤄진다. 2012년 기준 인천항의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은 198만 1855TEU를 기록했는데, 이중 남항이 128만 5084TEU를 차지했다. 2013년 상반기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은 104만 2420TEU이며, 남항의 물동량은 69만 1045TEU이다.

한편, 남항의 벌크화물은 주로 유연탄ㆍ잡화ㆍ모래인데 2012년 기준 물동량은 유연탄 127만 8691톤(영흥화력발전소 영흥항 1114만톤), 잡화 10만 9882톤, 모래 899만 7732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시멘트돌핀의 물동량은 212만 4695톤은 기록했다.

남항은 인천항 배후물류단지 역할에서도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현재 인천항 전체 물류단지는 143만 1667㎡로 대부분 남항 주변(105만 5504㎡)에 위치해있다.

철강ㆍ목재ㆍ에너지화학 산업의 기지 북항

▲ 갑문 설치로 아시아 최대 정온수역을 자랑하는 인천 내항.<사진출처·인천항만공사>
북항은 2007년이 돼서야 비로소 항만의 모습을 갖췄다. 전체 23개 선석인 북항은 주로 에너지화학과 관련한 돌핀(6개 선석)과 나머지 목재ㆍ철재ㆍ잡화부두로 활용되고 있다. 북항의 장점은 5만톤급 배도 접안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반대로 조수간만의 차가 워낙 커 소형 선박은 접안 시 배가 선석충돌방지 범퍼에 끼어 파손되기 때문에 5000톤급 미만 선박에는 매우 위험한 항만이다.

북항은 컨테이너부두가 아니기 때문에 자체 컨테이너가 설치된 선박이 아닌 경우 하역은 불가능하다. 벌크화물 하역능력은 1253만 6000톤이고, 장치장 면적은 75만 5000㎡이다.

2012년 기준 704만 111톤을 기록한 북항의 벌크화물 물동량은 2013년 상반기에 414만 6599톤을 기록하며 부쩍 늘었다. 이는 인천 내항의 민원이었던 목재ㆍ고철 하역 기능이 북항으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북항 유류돌핀은 연안항 유류돌핀과 더불어 인천의 에너지화학 산업과 항공운수 산업의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항 돌핀은 5개 선석(인천정유ㆍGS칼텍스ㆍ대한한공)에 부두 길이가 1841m이고, 연안항 돌핀은 5개 선석(SK정유ㆍS-오일)에 부두길이 558m다.

2012년 기준 이들의 물동량은 4987만 6661톤이며, 2013년 상반기 물동량은 2768만 6068톤이다. SK가 30만톤급(실제 적재량 15만톤ㆍ절반은 울산항에 먼저 하역) 접안이 가능하게 북항 돌핀 앞 수심을 16m로 준설하기로 해 향후 물동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인천항의 미래, 국제여객터미널과 송도 신항

현재까지 물동량만을 놓고 보면, 내항과 남항, 북항에서 인천항의 주된 물동량을 취급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에는 연안항(연안여객터미널ㆍ제1국제여객터미널ㆍ유류돌핀)도 있고, 송도 LNG인수기지 항만도 있다. 연안항의 2012년 기준 벌크화물 물동량은 7만 6834톤을 기록했다.

남항 국제여객터미널이 조성되면 연안부두에 있는 제1국제여객터미널과 내항에 있는 제2국제여객터미널이 통합된다.

2012년 기준 제1ㆍ2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한 이용객은 98만 4713명이고, 화물은 39만 3540톤이 오갔다. 2013년 상반기에는 38만 2057명이 이용했고, 화물은 35만 4862톤을 기록했다. 국제여객터미널이 조성되면 크루즈선박뿐만 아니라 중국을 오가는 정기 카페리의 여객과 화물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 5공구와 11공구 앞에 조성공사 중인 인천 신항은 향후 동북아시아시대에 인천항 물동량이 늘어날 것을 대비한다. 컨테이너부두와 일반부두, 배후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신항은 1단계(컨테이너부두 3.55kmㆍ일반부두 0.84kmㆍ배후부지 248만㎡)와 2단계로 나뉘어 조성될 예정이다. 현재 1-1단계 공사 중이며, 선석은 기초공사까지 마쳤다. 신항 1-1단계는 컨테이너부두 6개 선석에 부두 길이 1.6km, 접안능력 3000TEU급(=20피트 컨테이너 3000개 적재가 가능한 배), 하역능력 120만TEU, 컨테이너 장치장 96만㎡다. 2020년까지 1-2단계로 6개 선석(부두 길이 1.7km, 접안능력 4000TEU급, 하역능력 116만TEU)이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다.

세계 무역 선박은 물류비 절감을 위해 대형화 추세에 있지만, 현재 인천항은 1만TEU급 이상 선박 접안이 불가능하다. 인천 신항의 항로 수심을 16m로 늘릴 경우 부두 접안시설과 하역능력은 1만 8000TEU급 이상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신항은 인천항의 미래로 불린다.

수심 16m가 확보될 경우 황해에 머무는 한-중 교역을 넘어 인천을 중심으로 중국과 동남아는 물론 미주와 구주를 잇는 항로 개설로 인천항 물동량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수심을 16m로 늘리기 위한 용역비가 정부예산에 책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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