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프라자 연결 아케이드 철거 … 장애인통행로 확보문제도 협의

▲ 부평구가 설치했던 시장 통로와 국제프라자 건물(오른쪽) 연결 아케이드를 철거하고 있다. 앞쪽 휠체어 통로가 시장 노점상에 막혀 있다.
부평종합시장 상인들과 시장 내 국제프라자(집합건물) 쪽과 갈등이 지속되고 있지만, 완화되는 조짐도 보인다.

시장 통로와 접해 있는 국제프라자의 관리주체는 건물 전면에 있는 노점들을 철거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상인들은 오랫동안 장사를 해왔다며 기득권을 내세워 비켜주질 않고 있다.

부평종합시장은 2004년 무렵 전통시장 현대화사업의 일환으로 아케이드공사를 했다. 당시 공사를 하면서 설치한 아케이드 바(=쇠막대기) 사이에 상인들이 비닐천막을 치고 장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쇠막대기와 비닐천막으로 인해 현재는 국제프라자 건물 전면이 중앙 출입구를 제외하고 가려진 상태며, 국제프라자 장애인휠체어용 통행로도 차단돼있다.

양쪽의 갈등은 올해 초 폭발했다. 국제프라자 건물의 일부 소유주이자 관리업체 대표자가 지인들과 함께 노점들을 치웠다. 노점상들은 2~3일 후부터 다시 장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 일로 인해 관리업체 대표자는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대표자 김아무개씨는 “수차례 치워달라고 요구했는데도 꿈쩍도 안 해, 그렇게 했다.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철거한 것에 대한 책임이 있으면 물을 것”이라고 한 뒤 “부평구에도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는데, 시간만 끌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7월 부평구에 국제프라자 전면에 설치한 아케이드를 철거할 것을 요구했고, 구는 최근 시장 통로와 국제프라자 건물 사이에 설치된 아케이드를 철거했다. 국제프라자 소유자들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아케이드를 설치했다는 김씨의 주장에, 구는 반박할 수 없었다.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아케이드 설치 공사를 한 뒤, 다시 예산을 들여 철거하는 바람에 혈세를 낭비한 셈이 됐다.

주무 부서인 경제지원과 담당공무원은 12일 <인천투데이>과 한 전화통화에서 “담당 직원도 바뀌고 10년 전의 일이라 자료도 남아 있지 않다”며 “소유자 동의서를 찾을 수 없으니 철거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애인휠체어 통로의 쇠막대기와 비닐천막 철거와 관련해서는 “철거 예산 문제가 아니라, 노점상들의 극심한 반발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구가 상인들과 국제프라자 쪽이 서로 협의해 갈등을 해소할 수 방안을 찾을 수 있게 적극 중재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엔 “서로 주장이 다른 부분도 있고, 확인되지 않은 사항도 많기 때문에 중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갈등 과정에서 시장에 전기를 공급하는 변압시설이 사유지인 국제프라자 부지(=시장 통로와 경계인 인도 위)에 설치돼있고, 얼마 되진 않지만 부평구가 한전으로부터 도로점용료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프라자 쪽은 이 변압기를 이전할 것을 요구했고, 부평구는 이전 부지 마련과 이전 비용을 놓고 한전과 실랑이를 벌여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 국제프라자 건물 남쪽 밖에 쓰레기 등이 쌓여 있고, 소방도로는 적치물로 혼잡하다.
한편, 13일 오후 3시 무렵 관리업체 대표자 김씨와 부평종합시장 상인회는 구청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간담회 결과, 장애인휠체어 통행로의 쇠막대기와 비닐천막을 철거하는 것만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프라자 쪽에서 쓰레기가 보이지 않게 칸막이 공사를 하는 동시에, 부평구에서 쇠막대기와 비닐천막을 철거하고, 상인회는 이를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장애인통로 이외 지역 노점들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1996년 준공된 국제프라자 건물은 지하 4층, 지상 6층 규모로, 상당기간 거의 모든 공간이 비어 있는 상태로 있다. 거의 흉물이 됐고, 건물 밖에는 건물에서 나온 쓰레기와 주변에서 무단 투기한 쓰레기들이 무척 많이 쌓여 있다. 건물 남면 쪽 소방도로는 상인들의 각종 적치물로 혼잡한 상태다.

부평지역 한 상인은 “노점상들과 국제프라자 쪽에 이해관계가 얽혀있긴 한데, 국제프라자 건물이 사는 것이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부평구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국제프라자 주변 환경부터 정비해주고, 양쪽을 중재하는 게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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