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인체육관이 지난 8월 3일 발파 작업을 통해 지은 지 40면 만에 철거되고 있다.
동양 최대 체육관이던 선인체육관(인천 남구 도화동)이 지어진 지 4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인천도시공사는 지난 3일 오후 7시, 돔을 철거해 뼈대만 남아있던 높이 65m의 강의동 2개를 발파해 해체했다. 폭약 298kg이 소요된 발파에 걸린 시간은 10초 남짓이다. 이날 선인체육관 주변에는 인근 주민과 인천시 관계자 등 200여명이 몰려 발파 해체 장면을 지켜봤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경찰관 27명과 방범순찰대 1개 중대를 발파 현장 주변에 배치해 안전사고에 대비했으며, 반경 300m 이내에 출입을 통제했다. 소방차와 구급차도 비상 대기했다.

이에 앞서, 강의동 건물 사이에 있던 돔 형태의 체육관(3만 5000㎡ㆍ높이 36m)은 지난 6월 말 철거됐다.

1973년 9월 완공된 선인체육관은 당시 동양 최대 규모로 지어져 ‘맘모스’ 체육관으로도 불렸다. 대지면적 1만 9000여㎡에 지어진 연면적 8500㎡ 규모의 체육관은 실내 바닥에 400m 육상 트랙까지 갖췄다. 또한 유도ㆍ사격ㆍ검도장은 물론 400m 트랙 안에는 농구코트와 배구코트가 두 개씩 들어서 있었다.

선인체육관에서는 국민에게 감동과 환희를 선사한 경기도 많이 열렸다. 1987년 4월 WBC 챔피언 장정구가 멕시코의 에프엔 핀터를 6회 케이오(KO)로 물리치고 타이틀 12차 방어에 성공했다.

선인체육관은 세월의 흔적을 피할 수 없었다. 체육관 내부 냉난방시설이 미비해 경기를 치르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건물도 급격히 노후화됐다.

인천시는 선인체육관을 리모델링해 인천체육회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보존을 위한 개ㆍ보수비용이 오히려 새로 짓는 것보다 더 많이 든다는 분석이 나오자, 이날 결국 철거했다.

도화지구 개발 사업에 따라 체육관 일대에는 오는 2016년께 주택단지와 근린공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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