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원 새 시집 「협궤열차가 지고 간 하루」

 
‘노을을 이고 여인은 걸었다. / 끝이 없는 협궤 열차 길을 // 깊게 패어진 주름살만큼이나 / 지친 삶에 기댄 하루는 / 노을빛에 스며들어 바다에 누웠다’

‘어머니’라는 말만큼 마음을 움직이는 단어가 또 있을까? 우리는 모두 한 존재의 일부로 온전히 보호받으며 먹여지고 길러진 끝에 세상에 나왔다. 한창원 시인이 새로 낸 시집 「협궤열차가 지고 간 하루」는 시인이 어머니에게 바치는 사모곡이다.

이 시집에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어머니를 그리며 적어 내려간 시, 그리고 이전 시집에 실렸던 시 가운데 시인이 아끼는 시 등, 60여 편을 담았다. 지독히 가난했던 날들의 기억, 홀로 생계를 책임지며 모진 세월을 견뎌야했던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이 철없던 시절의 회환과 함께 정제된 시어로 펼쳐진다.

눈길을 사로잡는 건 어린 시절을 지배한 가난과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다. 협궤열차가 뿌연 연기를 남기고 지나간 뒤로, 땔감을 이고 오는 자그마한 어머니의 모습은 4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시인은 ‘작가의 말’에서 “오랫동안 정리하지 못했던 기억들이 가슴 깊은 곳에서 하나둘씩 생겨나와 작은 소망으로 피어올랐고, 시집을 펴낸 이제야 어머니에 대한 숙제를 마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돌이켜보면 어릴 적 나에게 처음이자 끝이었던 어머니와의 추억은 수채화 같은 아름다운 슬픔이 묻어 있다”고 소회했다. 그는 또 “가난이라는 오래된 상처가 너무 많이 담기지는 않았나 우려했지만, 이 또한 어린 시절의 애틋한 기억으로 승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시인은 인천 송도초등학교와 인천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강’이라는 시를 발표하며 글쓰기를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강」,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에게」, 「홀로 사는 이 세상에」 등을 펴냈다. 현재 <기호일보> 사장과 인천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인천광역시탁구협회 회장, 향진원 후원회장, 인천광역시문인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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