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플랫폼 정전 60년 특별기획전시, ‘2013 평화미술프로젝트’

1차) 7월 27일~8월 7일, 백령도
2차) 8월 14일~10월 6일, 아트플랫폼ㆍ트라이볼 등

▲ 박충의 ‘요람’.
인천아트플랫폼(관장 이승미)이 제3회 인천평화미술프로젝트 ‘백령도-525,600시간과의 인터뷰’전을 이달 27일부터 진행한다.

백령도는 엔엘엘(NLL: 북방한계선)을 마주하고 황해도와 불과 10킬로미터 떨어진 최북단 섬이다. 지난 60년 동안 남북한 대치 상황이 섬 주민의 일상에 녹아들어 있는 곳이다. 섬 곳곳에는 대피소 26개가 퍼져 있고, 섬 인구의 절반 이상을 해병대원들이 차지하고 있다.

백령도 주민들 중에는 60년 전 잠시 전쟁을 피해 빈손으로 섬으로 건너왔다가 아직 돌아가지 못한 이들이 많다. ‘526,600’은 이들이 백령도에서 북녘의 고향을 그리워하며 보냈을 60년을 시간으로 환산한 것이다.

아트플랫폼은 2011년부터 인천평화미술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해마다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백령도와 연평도를 포함한 서해 5도를 답사하고 평화의 의미를 담은 작품을 제작해 전시회를 열어왔다. 특히 올해는 정전 60년의 의미를 담아 백령도를 프로젝트 주제로 설정했다. 예술가들은 세 차례에 걸쳐 백령도를 답사했으며, 현재 막바지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1차 전시는 백령도에서 7월 27일부터 8월 7일까지 진행된다. 심청각, 진촌리 일대 대피소, 백령성당과 백령병원을 비롯해 섬 곳곳의 야외공간에서 진행한다. 2차 전시는 장소를 옮겨, 8월 14일부터 10월 6일까지 아트플랫폼과 트라이볼 등에서 열린다.

참여 작가는 시각예술분야 예술가 60명, 작품 수는 100여점이다. 이 중 백령도에서 1차로 전시되는 작품은 60여점이다. 백령도의 현장성과 역사를 반영한 현지 설치 작품이 다수 포함돼있다.

아트플랫폼과 트라이볼에서 진행될 2차 전시에는 작품 특성상 백령도에 설치할 수 없었던 작품들과 인천아트플랫폼과 정전 60년 특별국제교류전으로 런던에서 추진된 ‘어느 노병의 이야기’전에 출품된 윤석남ㆍ이이남ㆍ김태은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최근 활발한 활동으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김기라 작가는 백령도 어린이들과 평화의 메시지를 기록하는 워크숍을 진행, 현장성이 가미된 작품을 출품한다. 이수영 작가는 분단의 현실에서 정치적 심각함을 제거하고 평화의 메시지에 접근하는 의미로 학생과 전시 관람자와 함께 ‘대피소 체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피소에서 비상식량을 먹고, 모포와 침낭을 이용해 수면을 취하는 장면이 웹캠을 통해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된다.

백령도 출신 작가 최정숙은 100년 가까이 된 집이 허물어져가는 과정을 회화와 영상으로 기록하는 한편, 60년 전 가족사진과 편지, 문서 등을 이용한 ‘집’ 그리고 ‘가족’에 관한 작품을 출품한다. 사진작가 김보섭은 전쟁 이후 고향을 등지고 인천에 정착해 생계를 위해 양키시장에 모인 사람들을 지난 10년 동안 기록했다. 이중 50여점을 전시한다. 이밖에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작품을 출품해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고 평화의 가치와 당위성을 강조한다.

27일 오후 6시부터 백령도에서 열리는 개막식에는 판소리와 시낭송, 성악가의 무대가 마련돼 있다. 심청이가 아버지를 위해 몸을 던진 인당수와 북녘 장산곶이 보이는 언덕에서 판소리 심청가, 시인이자 현역 국회의원의 시낭송, 테너 이한과 소프라노 오미선이 부르는 ‘그리운 금강산’ 등의 공연이 열린다.

아트플랫폼 관계자는 “평화미술프로젝트를 향후 서해 5도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확대시켜 국제적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신태수의 ‘백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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